마통 대출 40조 돌파… 최근 다시 급등

머니무브 등 가계부채 확대 예의주시

챗GPT가 그린 일러스트.
챗GPT가 그린 일러스트.

국내 주식시장 강세가 이어지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차입 투자, 이른바 '빚투'(빚내서 투자)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는 주가 변동성 확대 시 연체·부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부실채권 증가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특히 마이너스통장 중심의 차입 투자가 늘면서 상환 능력이 취약한 차주들의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금융당국은 물론 은행권도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 금융당국은 가계부채 관리에 대한 경계 수위를 높이고 대출 증가 속도와 차주별 리스크를 면밀히 점검하고 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 1월 한달간 23.97% 상승했다. 이는 월별 기준으로 1998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2000년대 들어 코스피가 한 달 만에 20%를 넘는 상승률을 기록한 사례는 이번을 포함해 단 두 차례에 불과하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우리나라 증시 시총은 독일·대만 증시를 앞질러 세계 8위로 도약했다.

주식 투자에 대한 열풍이 뜨겁자 은행권에서 빚을 내 투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마이너스통장 대출을 활용한 빚투도 이어지고 있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달 29일 기준 마이너스통장 대출 잔액은 40조1359억원으로 지난해 말 39조9274억원 대비 2265억원 늘었다. 연초 이후 비교적 안정적이던 증가세가 주식시장 반등과 맞물리며 다시 가팔라진 것이다.

이같은 흐름은 개인 투자자들의 주식 투자 수요와 직결돼 있다는 분석이다. 코스피 지수가 강세를 보이자 은행 고객들이 마이너스통장 한도를 늘리거나 신규 대출을 받아 주식시장에 자금을 투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자금 흐름을 보면 요구불예금 잔액은 감소하는 반면,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늘어나고 있다. 투자 대기성 자금이 예금에서 빠져나와 레버리지를 활용한 주식 투자로 이동하는 구조가 뚜렷해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요구불예금(MMDA 포함) 잔액은 674조84억원에서 651조5379억원으로 22조4705억원 감소했다. 이는 2024년 7월(-29조1395억원) 이후 1년 반 만에 최대폭 감소다. 요구불예금은 금리가 0%대로 이자가 거의 없어, 은행 입장에선 적은 비용으로 조달할 수 있는 핵심 예금이면서 투자 대기성 자금으로 불린다.

통상 은행권에선 연말 연초에 정기예금 만기가 집중돼 요구불예금이 늘어나지만 오히려 감소한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권 예금이 증시로 흘러가는 머니무브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면서 "연말, 연초 기업들이 내야 할 각종 비용들이 많아 대기업 중심으로 요구불예금 급감 영향도 있으나 증시로의 머니무브 영향도 분명히 있다고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금융당국은 이 같은 흐름을 가계부채 재확대의 신호로 보고 예의주시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주식시장 변동성과 맞물려 신용대출이 빠르게 늘어나는 흐름은 가계의 상환 부담을 키울 수 있다"며 "은행권의 대출 관리와 리스크 점검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신용대출로 자금 수요가 이동할 경우 가계부채 총량 관리가 다시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에서 당국도 우려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은행별 신용대출 증가 속도와 용도별 자금 흐름을 면밀히 들여다보며 필요할 경우 추가 관리 방안을 검토할 방침이다.

주형연 기자 jhy@dt.co.kr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주형연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