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원 前 고려대 경제학과 초빙교수

이재명 대통령은 1월 25일 소셜미디어 엑스(X, 옛 트위터)에 “시장을 이기는 정부도 없지만, 정부를 이기는 시장도 없다”고 언급한 것을 필두로 하여 오는 5월 9일 일몰이 예정되어 있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제도 종료 방침을 공식화함으로써 연일 다주택자들의 보유 주택 매각을 압박하고 있다.

과연 이러한 이재명 정부의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정책이 다주택자의 보유 주택 매각을 촉진하여 21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서울 아파트 가격과 30개월 연속 상승하고 있는 서울 전세 가격을 하락세로 전환시키는 전환점을 만들 수 있을 것인가. 또는 소위 주택시장의 고질적인 ‘매물 잠김 현상’을 자극하여 주택공급시장의 경색 상황을 오히려 악화시킬 것인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정책이 서울 아파트 시장을 안정시키는데 성공한다면, “정부를 이기는 시장이 없다”는 이 대통령의 선언을 입증함으로써 경제는 물론 정치적으로도 지도력을 크게 강화할 것이다. 반면 다주택자 중과 정책이 서울 아파트 시장을 안정시키는데 실패한다면, 정부의 지도력은 상당한 타격을 입는 것이 불가피해 보인다.

다주택자 중과 정책의 성공 여부는 구체적으로 다주택자 보유 주택이 시장 매물로 출회되느냐의 여부에 달려 있다. 돌이켜 보면 문재인 정부에서 실시된 다주택자 중과 제도를 윤석열 정부에서 유예했던 이유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매물 잠김 현상을 초래하여 공급 부족으로 주택 가격을 인상하는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했기 때문이다.

이재명 정부의 주택 정책을 돌이켜 보면, 작년 6월 23일 첫 번째 아파트 시장 규제 조치를 단행하기까지 한국부동산원지수로 측정한 서울 아파트 가격은 2024년 말 대비 3.1% 상승했다. 이후 10월 15일 두 번 째 규제 조치에도 불구하고 다시 연말까지 5% 올랐다. 만약 10월 15일 규제 조치가 아파트 시장을 냉각시키는 효과를 발휘했다면, 당연히 6월 23일 이후 연말까지 아파트 가격은 하락했어야 했다. 이러한 양상은 작년의 두 번에 걸친 아파트 시장 규제가 실패했음을 보여 준다.

정부는 다가구 소유자의 전세 주택 매도와 매수를 촉진하기 위해 토지거래허가제 규정의 매수자의 실거주 시점을 허가 받은 날로부터 4개월에서 기존 세입자 임대차 계약 만료일까지 유예하는 보완 조치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불구히고 전반적인 시장의 반응은 매물 잠김 현상을 해결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전망의 근거는 다음과 같다. 우선 10.15 대책 이후 서울 아파트 시장은 가격대에 따라 양극화했으며, 특히 25억원 이상 고가 아파트는 매물 잠김 현상이 심화되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강화는 이미 심화되어 있는 매물 잠김 현상을 더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둘째, 매물로 내놓더라도 ‘급매’로 현저하게 가격을 낮추지 않는 한 정부가 약속한 수개월의 유예기간 안에 매수자를 찾을 가능성이 낮고, 급매로 인한 손실보다는 장기 보유로 버티는 것이 유리하다는 심리가 퍼져 있다. 셋째, 서울 전체 아파트 거래에서 20% 선을 차지하는 지방 거주자들의 서울 ‘똑똑한 한 채’ 매수 성향은 양도세 중과의 영향을 별로 받지 않는다는 점 등이다.

이 대통령은 1월 25일 엑스에서 “대한민국은 예측가능한 정상 사회로 복귀 중”이라고 언급했다. 시장경제 체제에서 정부 개입은 시장의 실패가 현저하여 정상적 기능을 상실한 경우에 정당성을 갖는다. 아파트 가격이 21개월 연속, 전세 가격이 30개월 연속 상승하는 상황이 정상적이라고 할 수는 없다. 따라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로 아파트 공급량을 확대함으로써 시장 기능의 정상화를 도모하는 정책은 타당하다. 그러나 문제는 정부의 개입이 시장 기능 왜곡을 더욱 심화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면, 단기적으로는 타당하더라도 장기적으로도 타당하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23번의 부동산 대책으로 3년 만에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격 평균을 58% 상승시켰으며, 서울뿐만 아니라 지방광역시까지 주택가격 폭등을 초래했다. 이 사례는 전형적으로 시장 이기는 정부가 없음을 보여준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정책이 매물 잠김 현상이라는시장 왜곡을 풀지 못한다면, 정부의 주택시장 정책은 비정상의 함정에 빠져 문재인 정부 실패를 답습하게 될 것이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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