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미나이가 그린 일러스트.
제미나이가 그린 일러스트.

다주택자를 향한 대통령의 압박 수위가 조금 더 높아졌다.

이재명 대통령이 9일 "같은 다주택인데 한때 등록임대였다는 이유로 영구적으로 특혜를 줄 필요가 있냐는 의견도 있다"며 전날에 이어 현행 민간 등록임대사업자 제도 개편 가능성을 이틀 연속 시사했다.

민간 매입임대 제도를 바꿔 다주택자 매물을 끌어내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하지만 시장에선 임대사업자를 과하게 규제할 경우 전월세 가격 상승 등 세입자들의 피해로 돌아올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지난 8일에도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매입임대를 계속 허용할지 의견을 묻는다"며 "임대용 주택을 건축했다면 몰라도, 임대사업자 등록만 하면 집을 얼마든지 사모을 수 있다는 것은 이상하다"고 밝혔다.

민간 등록임대사업자 제도는 민간 임대주택을 활성화해 세입자에게 안정적인 거주 환경을 제공한다는 목적으로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7년 도입됐다. 집주인이 임대주택으로 등록한 집은 의무 임대 기간을 지켜야 하며, 이 기간에는 임대료를 연간 5% 이상 올릴 수 없다.

다만 제도 시행 이후 집값이 급등하면서 매입 임대사업자들이 집값을 올린다는 비판이 일었고, 2020년 정부는 아파트의 매입임대 신규 등록을 제한하고 비아파트 단기임대(4년)를 폐지했다.

현재 신규 임대 등록의 경우, 오피스텔 및 다세대 주택 등 비아파트만 가능한 상황이다. 2020년 전까지 등록됐던 아파트 매입임대주택은 2028년까지 잇따라 등록이 말소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임대사업자들을 일반 아파트를 여러 채 소유한 다주택자와 동일한 시각에서 바라보기엔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민간 매입임대주택은 빌라나 오피스텔, 도시형 생활주택 등 비아파트 상품으로 아파트처럼 시세를 이끌지 못한다"며 "실거주 중심으로 시장이 돌아가고, 입주물량도 부족한 상황에서 민간 매입임대주택 시장이 축소된다면 서민들이 임차할 주거 공간이 부족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시장에서는 현 정부 들어서도 민간 임대사업자들을 향한 규제가 강화된 만큼, 민간 임대주택은 지금보다 더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9·7 대책을 통해 매입임대사업자의 담보인정비율(LTV)을 0%로 고정했다. 임대사업자가 우회적으로 대출을 받아 주택을 여러 채 매입할 수 있는 길을 원천적으로 틀어막은 것이다.

여기에 10·15 대책으로 서울 전역과 경기도 12곳으로 규제지역이 확대되면서 조정대상지역의 민간 매입임대사업자들은 종부세 합산 배제 혜택에서도 제외됐다.

문제는 비아파트는 매수 수요보다 임대 수요가 강한 만큼, 과도하게 규제할 경우 서민들의 주거 선택지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이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임대사업자를 규제하면 비아파트 임대차 매물을 누가 공급하느냐는 문제가 생긴다"며 "매수 수요보다는 임대 수요가 강하기 때문에 임대사업자 매물이 나온다고 매수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공공이 민간의 역할을 대체하려 해도 현실적인 예산이나 시간 등을 고려했을 때 쉽지 않다"며 "함부로 규제를 강화했다가 오히려 서민들만 내몰리는 역효과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부연했다.

안다솜 기자 cotto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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