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증권가
여의도 증권가

지난주 국내 증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인선 이슈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 속에 큰 폭의 조정을 겪었다. 장중 급락 이후 반등과 재조정이 이어지며 불안정한 흐름을 보였지만, 미국 증시가 강세로 마감하며 이번 주에는 투자심리 개선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상법 개정안 논의와 기업 실적 모멘텀이 국내 증시의 주요 변수로 작용하는 가운데, 인공지능(AI) 수익성 논란과 차익실현 부담이 동시에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코스피 지수는 전주 대비 2.59% 내린 5089.14에 거래를 마쳤다. 같은 기간 코스닥 지수도 5.97% 하락해 종가 1080.77를 기록했다.

지난주 국내 증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차기 연준 의장으로 케빈 워시를 지명한 후 금, 은 등 원자재 가격 급락과 함께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에 영향을 받았다.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지난 2일 장중 5%가 넘는 낙폭을 기록했다. 그러나 워시 쇼크가 다소 진정되면서 주가가 반등했고 5300선 안착에 성공했다. 이후 다시 이틀 연속 하락하며 5000선 초반으로 밀린 채 마감했다.

임정은 KB증권 연구원은 “매크로 둔화 및 AI 수익성 우려, 주요 자산가격 급락으로 지수가 지난 5, 6일 이틀 연속 하락했다”며 “코스피는 지난주에만 3번의 사이드카가 발동되며 변동성이 높은 장세가 지속됐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6일(현지시각) 미국 증시가 강세로 마감하며 이번주 국내 증시에도 훈풍이 예상된다. 이날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1206.95포인트(2.47%) 오른 50115.67에 거래를 마쳤다. 다우지수가 50000선을 돌파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3거래일 연속 하락했던 S&P500 지수와 나스닥 종합지수도 상승 마감했다. 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33.90포인트(1.97%) 오른 6932.30,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490.63포인트(2.18%) 오른 23031.21을 기록했다.

증권가에선 이번주 국내 증시가 3차 상법개정안, 실적 모멘텀 등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분석한다. 다만 AI 수익성 및 실적 논란, 차익실현 부담 등은 하락 요인으로 거론된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가 변동성이 확대됐으나 주가 강세로 시장 눈높이가 높아지며 변동성이 확대된 것”이라며 “구조적 성장 훼손 가능성은 제한적이며 고점 대비 5% 내외 조정은 강세장 내 일반적인 수준으로 주가 상승 추세 역시 유지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유동성이 풍부하고 반도체 등 기업 실적도 견조한 만큼 매수 관점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시장 전체가 흔들리고 있으나 AI 산업의 핵심 동력인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부문의 펀더멘털이 견고해 코스피의 회복 동력이 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정해창,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빅테크의 자본 지출 확대는 역설적으로 반도체 및 장비 제조 업체들에게는 강력한 현금 흐름의 원천”이라며 “최근 조정 시나리오에서 AI 수요와 투자가 축소되는 징후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이번 조정은 미국 빅테크 입장에서는 일견 합리성을 갖고 있다”며 “국내 주식시장은 중간 밸류체인을 담당한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낙폭이 제한적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최근 미국 증시 폭락 속에서도 마이크론과 주요 반도체 장비주들이 비교적 견조한 모습을 보인 점은 시장이 무차별적 투매에서 이성을 찾기 시작했음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국회 법사위는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담은 3차 상법개정안을 오는 13일 공청회 이후 이달 내 처리할 방침이다. 일정대로 진행될 경우 오는 26일 본회의 상정 가능성도 거론된다. 나 연구원은 “3차 상법개정안 통과 기대감은 점차 확대될 것”이라며 “증권 및 지주 업종 내 자사주 비중이 높은 종목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달 전체적으로 조정 국면이 진행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현재는 강세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변동성 높은 조정 국면이라고 판단된다”며 “코스피의 경우 강세장 조정 발생 시 고점 대비 8~10% 하락했고 조정 기간은 20일 정도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 강세장의 경험을 적용했을 때 코스피 가격 조정의 저점은 4830선(고점 5371포인트에서 10% 하락 적용 시)에서 형성될 수 있고 2월 전체적으로는 조정 국면의 진행이라고 볼 수 있다”고 첨언했다.

이번주 주요 일정으로는 10일 미국 12월 소매판매, 11일에는 한국 2월 1~10일 수출, 미국 1월 고용보고서, 중국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된다. 당초 지난 6일 발표 예정이었던 미국 1월 고용보고서는 미 연방정부의 부분 셧다운(일시적 업무 정지) 여파로 11일로 미뤄졌다. 13일에는 미국 1월 CPI가 발표될 예정이다.

김지영 기자(jy1008@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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