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비이자 고른 성장… 금리 변동성 속 실적 체력 입증
배당 확대·자사주 소각까지… 금융지주 밸류업 본격화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가 지난해 순이익 '18조원 시대'에 성큼 다가서며 주주환원 정책을 대폭 강화했다. 벌어들인 수익을 그만큼 주주에게 돌려주겠다는 기조다. 이에 따라 금융지주 간 주주환원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4대 금융은 금리 환경 변화 속에서도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을 고르게 확대하고 비용 관리, 자산 건전성 개선을 병행하며 '질적 성장'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총 17조9588억원으로 전년(16조3532억원) 대비 9.8% 증가했다. 2년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이다.
지주별로는 KB금융의 지난해 순이익(5조8430억원)이 전년보다 15.1% 늘어나며 가장 큰 폭으로 성장했다. 은행과 보험, 증권 등 주요 자회사의 실적이 고르게 증가한 영향이다. 신한금융(4조9716억원)은 11.7%, 하나금융(4조29억원)은 7.1% 순이익이 늘었다. 우리금융의 순이익은 3조1413억원으로 전년 대비 1.8% 증가했다.
고금리 기조 완화에도 불구하고 대출 자산의 안정적 성장과 수수료·자본시장 부문의 회복이 실적을 견인했다. 특히 비이자이익이 확대된 것이 성장세를 이끌었다. 4대 금융의 지난해 비이자이익은 12조7561억원으로 전년보다 16.5% 증가했다.
실적 개선의 과실은 곧바로 주주들에게 돌아갔다. 4대 금융은 배당 성향을 일제히 끌어올리는 한편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도 확대했다. 4대 금융 모두 배당소득 분리과세 요건(배당성향 25% 이상, 배당액 전년 대비 10% 증가)을 충족했다. 금융지주 전반의 주주환원율도 50%선까지 올라섰다.
KB금융의 올해 1차 주주환원 재원은 총 2조8200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에 달한다. 현금배당과 자기주식 취득에 각각 1조6200억원, 1조2000억원을 활용할 계획이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사상 처음 주주환원율 50%를 넘어섰다. 지난달 20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 취득을 완료했고 이달 추가로 50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 취득에 나선다. 하나금융도 올 상반기 총 4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에 나설 계획이다. 1분기와 2분기에 각 2000억원씩 자사주 매입·소각을 진행할 예정이다. 우리금융의 지난해 총주주환원금액도 역대 최대 규모인 1조1489억원으로 확정됐다. 올해는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를 전년 대비 약 33% 증가한 2000억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4대 금융의 화끈한 주주환원에 주가도 모두 뛰었다. 지난 6일 기준 KB금융은 전일 대비 7.03% 급등한 14만9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신한금융은 전일보다 2.97% 오른 9만3600원, 하나금융은 전일 대비 0.44% 상승한 11만4600원, 우리금융은 전일보다 1.72% 오른 3만245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과거에는 규제와 불확실성으로 보수적인 자본 정책을 유지해왔다면, 이제는 실적과 자본 여력이 뒷받침되면서 금융지주들이 주주환원을 경영의 핵심 축으로 가져가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은경완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4대 금융이 시장의 눈높이를 뛰어넘는 지난해 실적을 발표하면서 은행업종 전반으로 온기 확산이 예상된다"면서 "각종 대내외 여건 악화에도 불구하고 압도적인 이익체력과 자본력을 재입증했다"고 말했다.
주형연 기자 jh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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