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커 명태균씨와 김영선 前국회의원 정치자금법 위반 1심 동반 무죄

22년 지선 예비후보 억대 수수에도 무죄…명태균 황금폰 은닉만 유죄

“명태균, 의원실·여조업체 직원일뿐” 창원지법, 중앙지법과도 엇박자

尹·김건희 공천개입 연루자 무죄…민주 “깊은 유감” 檢에 항소 요구

윤석열 전 대통령·김건희씨 부부의 국민의힘 공천개입·여론조사 거래 논란에 연루된 명태균씨와 김영선 전 5선 국회의원이 공천 대가성 ‘세비 상납’ 의혹 관련 혐의에서 무죄를 선고받자, 더불어민주당이 검찰에 즉각 항소를 촉구하고 나섰다.

민주당은 5일 문금주 원내대변인 논평에서 “오늘 법원(창원지법)은 공천 관련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명태균씨와 김영선 전 의원에게 1심 무죄를 선고했다. 이번 판결에 깊은 유감”이라며 “이 판단이 공천을 둘러싼 금전거래 의혹 전반을 해소한 것으로 받아들여져선 결코 안 된다”고 밝혔다.

문금주 원내대변인은 “재판부는 정치자금법 위반 무죄를 선고했지만 동시에 명씨의 (일명 황금폰) 증거은닉 혐의는 유죄 인정했다. 이는 수사 과정에 핵심증거가 실제로 훼손·은닉됐음을 법원이 확인한 것”이라며 “핵심 증거가 사라진 사건을 두고 의혹이 해소됐다고 말할 순 없다”고 지적했다.

이른바 ‘세비 반띵 의혹’ 등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왼쪽)와 김영선 국민의힘 전 의원이 5일 오후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지법에서 열린 1심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연합뉴스 사진>
이른바 ‘세비 반띵 의혹’ 등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왼쪽)와 김영선 국민의힘 전 의원이 5일 오후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지법에서 열린 1심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연합뉴스 사진>

이어 “오히려 검찰의 더 엄정한 대응과 추가적인 법적 판단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검찰에 강력히 촉구한다. 이번 판결에 즉각 항소해 쟁점 전반에 대한 법원 판단을 다시 받아야 한다. 공천을 둘러싼 의혹을 끝까지 규명하는 건 정치자금법 취지이자 국민 앞에 져야 할 최소한의 책임”이라고 했다.

그는 “공천과 정치자금 문제에 어떤 특혜도 성역도 있어선 안 된다. 이 사건이 법과 원칙에 따라 끝까지 규명될 때까지 단호하게 지켜보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앞서 창원지법 형사4부(재판장 김인택)는 이날 명씨와 김 전 의원 등 5명에 대한 선고공판을 열고 정치자금법 위반 무죄 판단을 내렸다.

다만 명씨가 휴대전화 증거은닉을 교사한 혐의는 유죄로 판단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앞서 명씨는 2022년 6월 경남 창원의창 국회의원 보궐선거 공천을 도운 대가로 김 전 의원의 세비 절반인 8070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았다. 검찰은 두사람에게 각각 징역 5년을 구형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명씨와 김 전 의원 간 오간 돈이 “공천 대가가 아닌 급여와 채무변제금”이라며 무죄를 선고했다. 2022년 8월~2023년 4월 명씨에게 총 16차례 지급된 돈이 지역구 당협사무소 총괄본부장으로 매일 근무한 데 따른 ‘급여’이며, 그 이후 수수한 돈은 김 전 의원 채무 변제금이란 것이다.

김 전 의원이 2023년 6~11월 세비 절반을 회계책임자였던 강혜경씨에게 이체했지만 명씨가 수령을 거부했고, 2024년 1월 채무 변제 명목으로 한꺼번에 지급된 영향이다. 재판부는 “공천 대가인 불법적인 금품이라면 세비 절반을 매월 계좌로 이체하고 제3자를 통해 전달하는 등 형태를 취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며 공천 대가로 명씨가 어떤 약속을 받았는지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봤다.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씨의 자본시장법·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 사건의 선고 공판이 열린 1월 28일 서울 용산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관련 뉴스를 지켜보고 있다. 이날 재판부는 김씨에게 알선수재·청탁금지법위반 등 혐의만 인정해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했다.<연합뉴스 사진>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씨의 자본시장법·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 사건의 선고 공판이 열린 1월 28일 서울 용산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관련 뉴스를 지켜보고 있다. 이날 재판부는 김씨에게 알선수재·청탁금지법위반 등 혐의만 인정해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했다.<연합뉴스 사진>

정치자금법상 특정인을 공직후보자로 추천하는 일과 관련한 정치자금 수수는 불법이지만, 이후 명씨가 받은 돈이 공천 대가로 규명되지 않았단 판단이다. 그러나 재판부는 명씨가 2022년 보궐선거 전 윤 전 대통령과 이준석 당시 국민의힘 대표 등에게 김 전 의원 공천을 부탁한 사실 등은 인정했다.

또 윤 전 대통령이 당시 국민의힘 보선 공천관리위원장이었던 윤상현 의원에게 연락한 사실을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공천에 명씨의 영향이 미쳤을 수 있지만, 결정적이었다고 보기 어렵단 시각을 보였다. 재판부는 명씨가 김태열 전 미래한국연구소장과 함께 2022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구·경북권 예비후보 2명에게 각각 1억2000만원씩 총 2억4000만원을 받은 혐의까지 무죄로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 돈 역시 연구소 운영을 위한 ‘대여금’이고 공천과 무관하다고 봤다. 김태열 전 소장이 두사람에게 돈을 받을 때 쓴 차용증에 ‘사무실 운영 목적’이라고 적혔고, 자금 대부분이 연구소와 당시 직원인 강혜경씨(후일 김 전 의원 회계책임자)의 계좌로 입금돼 쓰였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첫 자금수수 시점이 지선 10개월 전이란 이유 등으로 공천 연관성을 확인하기 어렵다고 봤다.

이번 판결은 지난달 2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재판장 우인성)가 김건희씨 선고공판에서 내린 판단과 엇갈렸단 해석도 나온다. 창원지법은 “명태균은 미래한국연구소의 직원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지만, 중앙지법에선 명씨가 복수의 정치인들에게 ‘영업활동’ 일환으로 여론조사를 제공해와 “미래한국연구소 실질적인 운영자는 명태균이었다”고 판시했다.

당시 재판부는 명씨가 김 전 의원 공천을 ‘김건희 여사 선물’로 언급한 사실도 인정했지만 여론조사 제공에 따른 공천 약속으로까지 간주하진 않았다. 김건희씨는 윤 전 대통령과 공모해 2021년 6월~2022년 3월 명씨로부터 58회에 걸쳐 2억7000만원 상당 20대 대선 여론조사 결과를 제공받은 혐의 등으로 기소됐지만, 재산상 이익 취득으론 인정되지 않아 정치자금법 무죄 판단을 받았다.

김성준 기자(illust76@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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