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기 세종본부 과학바이오팀 부장

이공계 軍 대체복무 확대 검토

인재 해외 유출 국가차원 주목

연구생태계 복원에 ‘36조’ 투입

예타 생략… 글로벌 변화 대응

기술인 처우 개선·보상도 필요

이재명 대통령이 3일 ‘미래 과학자와의 대화’에서 “과학기술은 그 나라의 국가 역량 자체”라고 언급하며 친(親)과학 국정 기조를 재차 강조했다.

그 중에서도 미래 과학기술을 이끌어 갈 젊은 과학기술 인재에 대한 애정과 진정성은 역대 대통령과 결이 달라도 한참 달랐음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그만큼 이 대통령이 과학기술계에 던진 메시지는 매우 강렬했고, 묵직했다. 정권 때마다 논의하다 원점에 그쳤던 이공계 남성 학생 대상 대체복무 확대 검토도 꺼내며 전향적 추진을 예고했다.

만약 대체복무 확대가 실현되면 인공지능(AI) 등 우수한 이공계 인재의 해외 유출을 막고, 국가 과학기술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과학기술계는 벌써부터 기대가 크다.

무엇보다 대통령이 과학계의 가장 큰 현안인 우수 과학기술 인력의 해외 유출 문제에 대해 “국가적으로 매우 심각한 사안”이라며 직시하고 있음과 동시에 국가 차원의 정책 추진 의지를 보여줬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이처럼 국정 운영에 있어 별로 주목받지 못하는 과학기술에 대한 이 대통령의 남다른 애정은 일회성이 아니었다. 취임 이후 줄곧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

지난해 11월에는 대통령 주재로 ‘다시 과학기술인을 꿈꾸는 대한민국’ 국민 보고회를 열고 우수 과학기술 인재 육성과 유치·성장 지원, 연구개발 혁신 생태계 조성 등을 약속했다.

그리고 3개월이 채 안 된 이날 미래 과학자들과 만나 이 대통령은 “역사적으로도 과학기술을 존중하는 체제는 흥했고, 천시하는 체제는 망했다”며 “과학기술 존중하고, 과학기술자들이 인정받는 사회여야 미래가 있다”고 다시 한번 과학기술인에 힘을 실어줬다.

과학기술자를 존중·예우하고, 지원 속에 대한민국의 미래가 있다는 속내를 내비친 것이다. 그런 점에서 김대중 대통령의 ‘국가장학금’에 이어 ‘국가연구자 제도’ 도입은 ‘이재명표 과학기술 우대 정책’으로 손색이 없어 보인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과학기술계는 거센 시련을 겪었다. 느닷없는 정부 R&D 예산 삭감으로 젊은 과학자들이 연구실을 떠나고, 연구비 삭감으로 어쩔수 없이 연구실을 닫거나 축소해야 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재명 정부는 올해 역대 최대 규모인 35조5000억원의 R&D 예산을 편성해 연구생태계 복원에 발벗고 나섰다.

또 과학기술자들이 안정적인 연구 환경에서 실패를 두려워 하지 않고 마음껏 도전적·모험적인 연구를 수행할 수 있도록 기초연구 사업을 확대하고, 30년 간 족쇄였던 연구과제중심제도(PBS)도 단계적으로 폐지했다.

나아가 급변하는 글로벌 기술 환경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18년 만에 R&D 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조사도 없앴다.

이 모든 게 과학기술 5대 강국 도약을 위한 이 대통령의 강하고 선명한 의지가 반영됐기에 법과 제도적으로 가능한 일들이었다.

다만 최근 뜨거운 이슈로 부각되고 있는 과학기술인 처우 개선과 경제적 보상, 사기 진작 방안에 대한 언급이 빠진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저출생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 영향으로 과학기술 인재 감소 속도는 더욱 빨라질 수 밖에 없다. 미래의 과학 꿈나무들이 의대를 선택하는 대신 이공계 진학해 과학기술인으로 꿈을 키워갈 수 있도록 합리적 수준의 경제적 보상책과 직업적 안정성은 반드시 필요하다.

아울러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이 갈수록 심화되는 상황에서 저성장과 K-자형 성장의 늪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과학기술 혁신을 통한 기술 주도 성장에 정책 속도를 더 높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과학기술을 국정 운영 중심에 두고, 젊고 우수한 과학기술인들이 국내에서 정착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 연구자로서 성장할 수 있는 기회와 지원을 국가 차원에서 넓혀주는 길 밖에 없다.

이준기 기자(bongchu@dt.co.kr)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준기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1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