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재고 부족에 스마트폰도 생산제한

삼성·SK 올해 생산물량은 이미 완판

서버용 병목에 PC용은 더 심각해

1분기 가격 90% 급등… ‘부르는 게 값’

글로벌 모바일 칩 업체 퀄컴이 메모리 부족으로 매출 전망치를 하향 조정 하는 등, 메모리 공급난이 심화되고 있다. 사진은 제미나이가 그린 일러스트.
글로벌 모바일 칩 업체 퀄컴이 메모리 부족으로 매출 전망치를 하향 조정 하는 등, 메모리 공급난이 심화되고 있다. 사진은 제미나이가 그린 일러스트.

인텔에 이어 퀄컴도 메모리반도체 공급난이 심각하다고 우려했다. 퀄컴의 경우 스마트폰 생산에도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실적 전망치까지 하향 조정했다. 메모리 부족이 서버·인공지능(AI)용 반도체에 국한되지 않고, 모바일 등 전통 IT 산업 전반까지 확산하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AI 혁신의 속도를 좌우할 가장 중요한 변수로 이 같은 메모리 공급난을 꼽고 있다. 이는 다르게 표현하면 세계 메모리 공급량의 과반 이상을 챙기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갑 같은 을'을 넘어 AI 혁신의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됐다는 뜻이다.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최고경영자(CEO)는 4일(현지시간) 2025년 4분기(2025년 10~12월, 회계연도 기준 2026년 1분기) 실적발표 후 콘퍼런스콜에서 "주요 고객사가 현재 보유한 메모리 수준에 맞춰 생산량을 조정 중으로, 올해 연간 스마트폰 시장은 메모리 가용성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메모리 반도체 부족 현상이 스마트폰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판매 수요는 강하지만 D램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메모리 병목은 생산 차질로 직결되는 만큼, 출하량뿐 아니라 수익성에도 직접적인 압박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퀄컴은 메모리 공급 부족 여파를 고려해 오는 1분기 실적을 낮춰 잡았다. 퀄컴은 1분기 매출 102억~110억달러, 분기 조정 주당순이익(EPS)을 2.45~2.65달러로 제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매출 111억1000만달러, 조정 EPS 2.89달러)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립부 탄 인텔 CEO 역시 최근 "메모리 반도체 기업에서 '2028년까지는 메모리 부족 상황이 나아질 기미가 없다'고 들었다"며 "메모리 품귀 현상이 완화될 조짐이 안 보인다"고 말한 바 있다.

문준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날 퀄컴에 대해 "예고됐던 메모리 가격 부담이 본격적으로 체감되기 시작해 이익 컨센서스 하향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이 같은 상황은 각종 지표에서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5일 올 1분기 메모리(D램·낸드플래시) 가격이 전 분기보다 80~90%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서버향 메모리 수요 급증으로 인한 범용 서버 D램 상승세를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메모리 가격 트래커에 따르면 PC용 범용 D램인 8GB DDR4 가격은 작년 4분기 35%의 성장세를 보인 데 이어 올 1분기에는 91%, 2분기에는 20%의 성장률이 각각 예상된다.

서버용 64GB DDR5의 경우 지난해 4분기 76%의 성장세를 기록했으며 올 1분기엔 99%, 2분기에는 20%의 가격 상승률을 보일 것으로 각각 전망된다.

낸드 역시 마찬가지로 PC용 1TB 낸드는 올 1분기 가격이 전 분기 대비 100%, 서버용 3.84TB 낸드는 90% 각각 오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AI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이 기존 D램 생산 라인을 고대역폭메모리(HBM) 등으로 전환한 데 따른 영향이다. AI 반도체 수요가 빠르게 느는 가운데, 범용 D램 공급량이 축소되면서 병목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낸드의 경우도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라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물량이 우선 배정되면서, 소비자용 낸드 공급이 상대적으로 줄어 소위 '부르는 게 값'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HBM 등 올해 주요 메모리 생산 예정 물량까지 이미 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고부가 제품인 HBM과 서버용을 중심으로 공급을 늘리면서 범용 메모리 공급부족은 더 심각해지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1분기 메모리 가격은 전분기 대비 80~90% 상승하며 D램, 낸드, HBM 모두 전례 없는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며 "세트 업체들은 비용 압박을 완화하기 위하여 메모리 탑재량을 줄이거나, 상대적으로 압박이 덜한 LPDDR5 를 적용하는 상위 제품군의 출시를 고려중"이라고 분석했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AI 주도 메모리 수요는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고, 메모리 공급업체들은 충분히 공급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장우진·이상현 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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