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이기는 정부 없어… 노동시장 유연화와 근본적 개혁 시급
경제팀 “올해 투자 어렵다” 발언이 美관세 보복 불러… 책임 물어야
정부가 부동산 대란 부추겨… ‘10·15 대책’ 폐기없인 정상화는 요원
수도권 6만호 공급 계획 중 서울 실제 가능 1만호, 효과 기대 못해
서울시장 출마… 역동적 도시 만들고 ‘나쁜 정치’서 시민 보호할 것
[]에게 고견을 듣는다
윤희숙 前 국민의힘 의원
“이재명 정부는 노무현·문재인 정부처럼 부동산 대란을 부추기는 길로 가고 있습니다. 토지거래허가제와 강력한 대출 규제인 ‘10·15 대책’의 폐기 없이 시장 정상화는 요원합니다.”
5일 서울 서대문구 디지털타임스 회의실에서 만난 윤희숙(56) 전 국민의힘 의원은 경제 전문가답게 부동산 문제부터 얘기를 꺼냈다. 그는 “정부와 여당이 서울 무주택자들의 표를 겨냥해 부동산 정책이 아닌 ‘부동산 정치질’을 하고 있다”며 “다주택자들에 대한 보유 주택 매도 압박은 국민 불안을 자극해 ‘패닉 바잉’만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서울·수도권에 6만호를 공급하겠다는 정부의 계획도 실제 공급 가능한 물량은 1만호에 그친다며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고 했다.
또 현재 서울 지역에서 재개발·재건축을 통해 45만호가, 이가운데 2,3년내 3만호가 공급될 예정이라며 규제를 풀어 민간의 재개발·재건축을 늘리는 것만이 부동산 문제의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10·15 대책’으로 인해 2~3년내 공급 가능한 3만채 재건축 물량도 스톱됐다며 이재명 정부는 재개발·재건축을 백안시하고 ‘이념전’ 재료로만 악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세금 카드를 꺼내들고 있지만 세금으로 부동산을 잡을 순 없다며 세금 중과는 서민으로 전가돼 결국 집없는 사람 고통만 가중시킬 것이라고도 했다.
윤 전 의원은 “증시를 제외하곤 한국 경제의 체력은 엉망인데 정부는 ‘자기도취’에 취해 있다”며 우리 경제의 바닥이 무너지고 있는 중이라고 진단했다. 구윤철 경제팀에 대해선 정부가 미국에 약속한 대미 투자와 관련, “올해는 투자가 어렵다”고 한 발언이 트럼프의 관세 보복을 다시 불렀다며 안이하게 대처한 책임을 반드시 물어야 한다고 했다.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서울 시장 출마를 선언한 그는 “쇠잔해진 도시를 역동적으로 만들고 ‘나쁜 정치’로부터 서울 시민을 보호하는 데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윤 전 의원은 서울 영동여고를 나와 서울대에서 경제학 학사·석사 학위를 땄다. 미 컬럼비아대 경제학 박사를 거쳐 KDI(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과 국민경제자문회의 민간자문위원, 최저임금위원회 공익위원 등을 지냈다. 21대 총선에 서울 서초갑에서 당선돼 의원직을 지냈으며 국민의힘 혁신위원장, 여의도연구원장 등을 역임했다.
대담 = 강현철 논설실장
- 요즘 최대 이슈는 서울 부동산 시장입니다. 2020년 문재인 정부 당시 임대차 3법에 반대한 유명한 ‘나는 임차인입니다’ 5분 연설 이후 5년여가 흘렀습니다. 지금의 ‘부동산 대란’이 당시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보시는지 궁금합니다.
“아직 부동산 대란에 이르기까진 않았지만 당시와 쌍둥이 같다고 봅니다. 부동산 대란을 부르는 정치가 똑같다는 얘기입니다. 당시를 생각해보면 먼저 양도소득세를 중과했고, 2018년 지방선거가 끝난 다음 보유세를 올렸습니다. 그래도 안 되니까 2020년 7월 20일 취득세도 올렸습니다. 소득세, 보유세, 취득세 트리플로 다 올린 겁니다. 그렇게 되니 세금이 전세, 월세로 전가됐죠. 그러니 또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를 골자로 한) 부동산 임대차법도 통과시켰어요. 제가 국회에서 ‘5분 연설’을 한 게 그해 7월 말입니다. 정부와 여당이 계속 악수를 두면서 시장과 싸울 필요가 없는 것을 싸우다가 결국 그것 때문에 정권이 바뀌었다고 봅니다. 이재명 정부도 당시 그대로의 길을 가고 있습니다. 양도세 중과를 얘기하면서 벌써 대통령이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 축소를 언급하지 않았습니까? 시장에서는 지방선거가 끝나면 보유세도 올릴 것이라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때, 더 앞서 노무현 정부때 하늘이 두쪽 나도 (부동산 시장을) 잡겠다고 했죠. 이재명 대통령도 내 손에 너무나 많은 수단이 있다고 하는데, ‘(노무현-문재인-이재명 대통령의) 3대 세습’인 겁니다. 부동산 대란이 아직 오지 않았지만 정부가 이를 부추기는 길로 가고 있습니다.”
- 이 대통령은 최근 연일 SNS 메시지를 통해 다주택자들의 보유 주택 매각을 압박하고 있는데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저는 다주택자 또한 우리나라 부동산 생태계의 어엿한 한 축입니다. 다주택자를 옹호하는 건 아니지만 경제활동 기간 동안 돈을 모아 집을 사고 은퇴한 다음에 이를 세 놓고 사는 사람들을 죄악시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리고 그분들이 있어 월세도 나오고 전세방도 나오는 구조입니다. 전체 부동산 생태계의 일부인 겁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때 다주택자 중과세 조치가 취해진 이후 다주택자가 시장에 더 이상 들어오질 못했습니다. 이미 6년전부터 다주택자가 부동산으로 임대업을 하기가 너무 어려워진 거죠.그런데 지금 갑자기 부동산 가격이 오르는 게 다주택자 때문이라고 하는 것에는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다주택자는 계속 줄어왔는데 갑자기 이들 때문에 시장이 엉망이라고 얘기할 수는 없는 거죠. 부동산 시장은 오를 때가 있고 내릴 때가 있는데, 오를 때는 거기에 맞춰 부동산 공급을 더 빨리 해주면 사이클(진폭)이 작아지죠. 그런데 이를 안하고 다주택자를 마귀라고 하면서 때려잡으면 무주택자들이 불안해집니다. 문재인 정부 때도 그랬죠. 당시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지금 시장에선 공급이 하나도 안 모자라고, 다 다주택자 투기꾼 때문이라고 했는데 그러면서 5년 간 부동산 참극이 된 겁니다. 그 마지막에 ‘영끌 수요’가 생겼습니다. 이게 무주택자들의 불안한 마음을 반영한 것이거든요. 지금이 딱 그런 상황입니다. 민주당 정부가 들어서면 부동산 시장이 불안해지지 않을까 긴가민가 했던 분들이 지금 대단히 불안해진 거죠. 정부는 공급 대책을 제대로 내놓는 건 없고 누군가를 때려잡는 것만 하는구나, 그러면 6년전이랑 똑같은데라는 심리가 사람들을 패닉 바잉으로 떠미는 겁니다. 노무현·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참극을 이재명 대통령이 갑자기 되풀이하기 시작했어요. 똑같은 수단으로 똑같은 문제에 대처하면 똑같은 결론이 나올 수밖에 없는데, 똑같은 결론이 안 나오려면 다른 길을 가야 되잖아요. 지금 똑같은 길을 가고 있으니까 당연하게 참극을 예측할 수 있죠.”
- “다주택자 악마화가 전월세 시장의 기반을 흔든다”고 하셨는데 임대차 시장 안정을 위해 이재명 정부가 즉각 폐기해야 할 부동산 규제 1순위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임대 시장과 매매 시장은 긴밀하게 연결돼 있습니다. 임대 시장이 불안하면 매매 시장도 불안하고, 매매 시장이 불안하면 임대 시장도 불안해요. 문재인 정부 때도 그랬죠. 문 정부때의 다주택자 중과와 부동산 임대차법으로 인해 이미 전월세 시장이 굉장히 위축된 상태입니다. 그래서 지금 전월세 매물 자체가 줄어들고 월세가 많이 오르고 있습니다. 전세는 매물이 줄고 그 수요가 월세로 몰리니까 월세는 올라가고, 젊은이들 눈에는 피눈물이 나는 거죠. 이런 상황을 고치기 위해선 부동산 임대차법도 손봐야 하고 할 게 많아요. 이재명 정부 들어서 작년에 ‘10·15 대책’을 내놓으면서 실거주 요건이 있어야 주택을 살 수 있도록 하고, 서울 전역을 토지거래허가제(토허제)로 묶었습니다. 실거주 요건은 살고 있는 사람을 쫓아내야 집을 살 수 있잖아요. 그러면 전세 시장을 더 급격하게 위축시킬 수밖에 없죠. 갭 투자를 없애 투기를 잡겠다는 취지였는데 기본적으로 이게 전세를 공급하는 중요한 경로이기 때문에 전월세 시장을 더 위축시킬 수밖에 없는 겁니다. 실거주 요건이 요구되는 토허제를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시군으로 확대시키고, 서울 전역을 다 규제 지역으로 묶어놓은 ‘10·15 대책’을 폐기하는 게 부동산 시장의 정상화를 위해 대단히 중요합니다. 서울 전역을 규제 지역으로 묶어놓으면서 대출 제한이 강해지고, 이게 재개발·재건축의 병목을 만들었습니다. 재개발을 하면 15%가 임대주택으로 나옵니다. 공공임대 그러니까 매입형 공공임대죠. 그런데 재개발·재건축을 묶어 놓으니 임대 시장의 중요한 공급로도 막혀버렸습니다. ‘10·15 대책’이라는 것이 많은 해악을 끼치고 있는 거죠. 이런 상황을 그냥 두고 다주택자들에 집을 팔아라고 합니다. 다주택자 중에선 세금 중과를 피하려고 급매물을 내놓는 사람이 생기겠죠. 그러면 세 살던 사람을 내보내야 돼요. 하지만 세 사는 사람은 대출 제한이 걸려 있고, (매물 또한 없어) 전세를 새로 구하기도 어려워요. 이는 정부가 덫을 잔뜩 만들어 놓고 결국 스스로가 그 덫에 걸린 셈입니다. 전문가들이 부동산 시장 정상화를 위해선 ‘10·15 대책’부터 빨리 폐기해라, 그러지 않으면 정부가 지금 하려고 하는 정책도 효과가 날 수 없다고 하는데 정부는 오기를 부리고 있는 겁니다. 저는 바보 같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잘못된 것을 폐기하고 가겠다고 하면 ‘패닉 바잉’으로 몰리는 사람들이 안심을 할텐데 아집을 부리니 부동산에서 노무현·문재인 정부와 똑같이 답이 없네라며 불안 수요가 생기는 겁니다.”
- 정부는 ‘1·29 부동산 대책’을 통해 서울과 수도권에 6만호를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는데 효과가 있을까요?
“오히려 부동산 광풍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 같아요. ‘1·29 대책’은 기본적으로 현실을 보는 눈이 뒤틀려 있습니다. 문제가 되는 건 서울의 공급인데 6만호 중 서울 공급은 3만2000호에 그칩니다. 게다가 용산과 태릉CC는 지자체가 반대하는 데 환경적인 이유도 있고 문화유산 이유도 있습니다. 3만2000호 중 70% 정도가 문재인 정부때인 2020년 ‘8·4 부동산 대책’에 포함됐다가 안 된 것들이예요. 불확실성을 안고 있는 건데 이를 다 제외하면 조각조작 모아놓은 게 1만호 정도 밖에 남지 않습니다. 이 정도 규모가 부동산 시장 불안을 잠재울 정도가 되느냐에 대해선 동의하기 어렵죠. 더 큰 문제는 지난해 ‘10·15 대책’에서 LTV(주택담보대출비율) 규제가 굉장히 강화됐다는 겁니다. 서울 전역에서 지금 진행되고 있는 재개발·재건축 현장이 400개로, 예상되는 공급 물량은 45만채 정도 됩니다. 사람들이 재개발·재건축이 뭐 그렇게 크겠어라고 하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서울은 이미 고도로 발달한 도시로 공간이 포화돼 있습니다. 새로 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 공간을 발굴하기는 굉장히 어렵습니다. 오직 하나 도심의 주택 공급을 만들어낼 수 있는 통로는 재개발·재건축이예요. 이는 태릉CC처럼 환경적인 문제도 없습니다. 그래서 서울 같은 대도시는 재건축·재개발이 중요한 겁니다. 45만채를 빨리 진행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한 주택 공급 대책입니다. 하지만 ‘10·15 대책’으로 대출 제한을 강화하면서 이주비 대출이 나오지 않는 바람에 재개발·재건축 착공 전 단계인 이주가 막혀 버렸습니다. 너무나 바보 같은 일이 벌어지는 거예요. 2~3년 안에 나올 물량이 한 3만채 되는데 서울 전역을 투기지역으로 묶어버린 바람에 이주비 마련이 안 되는 겁니다. 이게 주로 어떤 지역이냐 하면 어렵게 재개발이 진행되는 중랑구 노원구 은평구 등이예요. 이제 겨우 저층 노후 지역을 재개발하고 있는데 이주비가 마련안돼 착공 자체가 위기에 처한 겁니다. 착공 직전까지 간 재개발·재건축 3만채를 묶어놓고 조각땅을 모은 1만채로 서울의 공급 부족을 해결하겠다는 건 천치 같은 짓입니다. 게다가 동네에 오래 사신 조합원들이 돈이 필요해 그냥 털고 나가려고 조합원 지위를 양도하려 해도 제한시켜 놨습니다. 이는 정책 당국자들이 서울의 주된 (아파트) 공급 경로에 대한 이해가 없거나, 아니면 재개발·재건축을 백안시하고 이념전을 벌이는 것입니다. 재개발·재건축을 통해 돈을 버는 것을 못보겠다는 주민들이 많다고 생각해 거기에 편승하는 거죠.”
- 서울의 주택 공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공 주도보다는 민간 개발이 우선돼야 한다고 거군요. 구체적으로 어떤 규제부터 풀어야 한다고 보십니까?
“재개발·재건축을 빨리 진행시킬 수 있도록 하는 게 최선의 공급 대책입니다. 안전 진단 문제는 윤석열 정부 때 상당 부분 해소가 됐습니다. 그런데 대출과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재초환), 조합원 지위 양도, 전매 제한 등은 꽉 막혀 있습니다. 이 중 상당 부분은 지난 ‘10·15 대책’ 때 엄청 더 강화됐습니다. ‘10·15 대책’를 폐지하는 게 우선입니다.”
- 집값을 잡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는 정부 방침을 감안할때 부동산 세금 인상은 예정된 수순으로 보입니다. 정부가 지방선거 이후 보유세를 인상할 것으로 예측하셨는데, 세금을 올린다고 서울 아파트값이 잡힐 수 있을까요?
“경제학자들을 비롯해 부동산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세금을 부동산 제재 수단으로 사용하면 안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누군가를 제재하기 위해 세금을 때리면 다른 사람에 전가가 되죠. 부동산 시장은 세금으로 제재하는 게 아닙니다. 부동산 세금은 국가의 재정 확보 수단으로서 일관되게 가져가야 됩니다. 양도세, 보유세, 취득세를 다 올려 사고 팔거나 갖고 있지도 못하게 만들어 놨는데, 부동산 정책을 잘하는 나라들은 시장을 잡겠다고 설치지 않아요.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는 양도세를 70%, 80%까지 중과시키면 누가 팔겠냐며 대통령이 되면 유예시키겠다고 했죠. 부동산 경기 사이클이 올라갈 때는 재개발·재건축을 풀고 재초환과 양도세 부담도 줄여줘 공급을 늘리는 게 선진국들이 하는 방식인데 우리나라는 정부 이기는 시장 없다며 용감하게 나서서 시장을 잡겠다는 거예요. 이는 부동산 정책이 아니라 ‘부동산 정치질’을 하는 겁니다. 서울 인구의 52%가 무주택자입니다. 집을 두 채 이상 가진 사람을 마구 패면서 싸우는 건 자기 지지층에 어필하려는 일종의 ‘성전’(聖戰)인 거죠. 하지만 이제 시민들도 노무현·문재인 정부를 경험했기 때문에 많이 학습이 됐습니다. 무주택자라고 해서 유주택자를 패는 거를 무조건 박수 치지 않는 거죠. 이재명 대통령 스스로는 이걸 정치공학적으로 맞다고 할지 모르지만 저는 국민들이 예전과 달라 박수 칠 거라고 생각 안합니다.”
- 이재명 정부 출범 7개월이 지났습니다. 그동안의 국정 수행에 대해선 어떻게 평가하시는지요?
“자기도취에 빠져 있는 것 같다고 봅니다. (경제 관련) 숫자가 너무 나빠요. 주가지수가 올라가는 건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K자 성장’이라는 용어처럼 양극화가 엄청 심해지고 있습니다. 반도체 슈퍼 사이클이 꺼지면 내려갈 때가 올텐데 이를 받쳐줄 수 있는 경제의 체질이 건강하냐에 대해 그렇다고 대답한 사람은 한 명도 못 봤어요. 중소기업 도산율은 너무 올랐고, 자영업자 폐업률, 청년 실업률은 높습니다. 바닥이 무너지고 있다는 뜻이죠. 이게 K자라는 것이 가져오는 공포입니다. 중소·중견기업이 도산하고 자영자들은 폐업하고 사람들은 일자리를 잃고반도체를 제외한 나머지 경제가 망가지고 있는 것에 대해 정부는 솔직히 밝히고,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하고 노동 시장 경직성을 풀어내지 않으면 내일이 없습니다라는 얘기를 해야 합니다. 이런 얘기를 하면서 국민들의 에너지를 결집해 앞으로 나가는 일을 하는 것을 한 번도 못 봤습니다. 취해 있는 거죠. 코스피 오천도 했는데 부동산을 못 잡겠는가, 정부 이기는 시장 이러면서 대통령 이기는 시장은 없다라고 얘기하는 겁니다. 그렇지만 시장을 이긴 대통령은 우리 역사에서 한 명도 없어요. 위험한 길을 지금 가고 있는 거죠. 나라 전체가 추락하고 있다는 걸 우리 모두 알고 있습니다. 나르시시즘에 빠져 있는 것은 AI 시대, 불확실한 시대에 나라 전체를 수렁에 빠뜨리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국민의힘은 한동훈 전 대표 제명 결정 이후 장동혁 당 대표 사퇴 요구와 재신임 문제 등 내홍이 지속 중입니다. 이런 갈등이 지방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치겠습니까?
“당에서 희망을 주고 미래를 밝게 해주는 얘기들이 주로 나오지 않아 지방선거를 생각하는 후보들한테는 대단히 암울한 상황입니다. 그 피해를 넓게 보면 국민들도 보는 거죠. 사법 등 국가의 시스템을 망가뜨리고 정보통신망법 개정을 통해 언론에도 재갈을 물리는 민주당의 정치가 좋은 정치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국민의힘도 이제는 지방선거 국면으로 넘어가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미래를 얘기하고 아주 멋지게 정책 경쟁을 하는 판(운동장)을 새로 만들어 국민들에게 당의 얼굴은 이곳입니다라고 얘기를 하기 시작해야 합니다.”
- 서울 시장 출마 의사를 밝히셨습니다. 서울의 당면 과제는 무엇이고, 시장에 당선되면 어떻게 서울을 바꾸시겠습니까?
“서울은 우리나라의 계층 격차를 보여주는 도시가 돼버렸습니다. 대도시는 기회를 찾아 오는 분들을 품을 수 있어야 하는데 서울은 역동적인 에너지가 쇠잔해졌습니다. 이명박 시장 시절 서울 시내버스 체제를 개편하고 청계천도 복원했죠. 하지만 그 뒤 박원순과 오세훈의 20년은 그런 에너지가 쇠해지는 과정이었습니다. 박원순 시장은 적극적으로 서울을 바닥으로 가라앉혔고, 오세훈 시장 10년은 방치된 느낌입니다. 젊은이들도 서울에서 뭔가 꿈을 꾸지 못합니다. 집값 비싼 도시 말고는 서울은 까먹는 도시가 됐어요. 지역내 총생산(GRDP)에서 서울의 증가율이 1~2%로, 전국 평균의 반밖에 안됩니다. 기력이 쇠한 도시인 거죠. 저는 이를 바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두번째는 더 중요한 건데 서울을 ‘나쁜 정치’로부터 보호받는 도시로 만들고 싶습니다. 모든 걸 다 정치화하는 정치, 부동산도 정책은 안하고 생각이 다르면 악마화시키는 나쁜 정치세력이 지금 입법 사법 행정 다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대통령이 서울시장 선거에도 막 개입해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라는) 본인의 ‘아바타’를 찍어서 올렸어요. 고분고분해 보이는 분을 끌어올려 후보로 만든거죠. 이는 이재명 대통령이 서울시를 직할로 하겠다라는 걸로 봅니다. 일종의 서울시장 겸직 선언이죠. 그러면 서울시민은 나쁜 정치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는 공간이 하나도 없어져요. 시민 생활의 모든 요소 요소에서 나쁜 정치가 침투할 겁니다. 이런 폐해는 문재인 - 박원순 복식조일 때 가장 심했죠. 자기들끼리 나눠 먹고. 저는 그런 세상으로부터 서울은 보호받아야 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서울을 나쁜 정치로부터 마구 침탈되는 도시가 안되도록 하겠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 SNS와 인터뷰를 통해 날카로운 쓴소리를 이어가고 계십니다. 비판을 넘어 대안을 제시하는 ‘윤희숙표 대안 정치’의 핵심 키워드는 무엇입니까?
“제가 볼때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정직하게 얘기하는 정치는 씨가 말랐습니다. 지금의 정치는 국민을 현혹하는 정치입니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젊은이들은 일자리가 없고, 50대 소득은 늘지만 젊은이들 소득은 엄청나게 빠르게 축소되는 나라에 미래가 있을 수가 없잖아요. 근데 정치인들은 이런 문제가 하나도 없는 것처럼 얘기해요. 전 국민한테 돈 뿌려줄게 그리고 서울시장 후보로 나오신 분들은 교통 다 깔아줄게집값 올려줄게 이런 얘기만 합니다. 저는 누군가는 우리가 처한 어려움을 직시하게 만드는 역할을 해야 되고 그게 서울시장이라고 생각합니다. 거대 여당과 대통령이 국민들을 현혹하는 세상에서 누구 하나는 목소리를 계속 내야 합니다. 우리나라가 앞으로 갈길은 이 쪽에 있다, 서울은 시민들을 나쁜 정치로부터 보호할 것이다라고요. 노조의 허락 없이는 로봇 하나 도입하지 못한다 이렇게 얘기하는 노조와 꿍짝이 맞아 그게 옳은 것인 양 아무런 마찰 없이 지나가는 세상에서는 우리 미래가 없다라는 얘기를 서울시장은 해야 됩니다. ‘윤희숙표 정치’는 현실을 직시하고 합리적인 해법을 제시하는 정직한 정치입니다.”
- 트럼프 미 대통령이 우리 국회에서의 입법 지연을 문제삼아 상호관세를 다시 올릴 것이라고 했습니다. 관세 이슈가 아직 완전히 해결되지 않고, 원·달러 환율도 여전히 고공행진 중입니다. 저성장도 고착화되고 있는데 정부의 경제팀이 잘 하고 있는 건가요?
“경제팀의 정신이 딴 데 가 있는 것 같습니다. 며칠 전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25%로 다시 올린다고 했을때 온 나라가 깜짝 놀랐잖아요. 하지만 이걸 예상하지 못했다는 게 더 놀라운 겁니다. 입법을 지연한 국회를 탓했지만, 너무나 당연한 건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11월 중간선거가 있습니다. 한국과 일본 이런 나라들로부터 대미 투자 약속 받은 것을 올 상반기내 투자받아야 하는 겁니다. 그래서 일본은 장관급이 몇번이나 만나면서 투자 이행을 협의했고, 최종 투자 항목을 정해 3월에 발표하겠다는 거잖아요. 우리나라는 작년 8월 대통령이 미국 가서 3500억달러 투자 합의를 하면서 합의문을 작성할 필요도 없이 너무나 잘 된 협정이라고 했습니다. 그다음 가을 APEC에서 두 정상이 합의를 하고 거기에 기반해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15%로 낮춰줬습니다. 그렇게 공이 우리한테 넘어왔으면 투자 이행에 대한 얘기를 적극적으로 했어야 합니다. 그런데 안했죠. 대신 구윤철 경제부총리가 지난 1월16일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하면서 올해안에 투자가 시작되기 어렵다라고 얘기해 버렸습니다. 그후 뉴욕타임스는 구 부총리의 이런 발언과 한국의 태도가 트럼프를 분노하게 했을 것이라는 분석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경제팀은 정신은 어디에 가 있는 겁니까? 이 와중에 김민석 총리는 미국에 가서 민주당 대표 출마에 나갈 사진만 찍고 와 외교의 새 역사를 썼다고 하니 국민들로서는 대단히 불안한 거예요. 두번째는 태도가 대단히 잘못된 거죠. 합의문을 작성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잘된 협약이라면 얼른 이행을 했어야 되는 거잖아요. 그런데 이행을 안하고 뭉개려고 했다는 것은 본인들이 생각해도 별로 국익에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했던 겁니다. 그러면 1차로 국민들한테 거짓말을 한거죠. 트럼프 대통령이 어쨌든 관세를 15%로 깎아줬다면하는 일본처럼 부응하는 이행 협약을 진행하지 않으면 어떤 결과가 올 것이라는 걸 전혀 예측을 못하고 구윤철 부총리가 올해 안에 투자 안 할 거야라는 식의 발언을 한 것은 거의 밑장 빼다 걸린 겁니다. 국민을 한번, 두번 속였고 그게 국제 사회에서도 통할 거라고 생각하고 똑같은 짓을 해 관세 전쟁의 표적으로 만들어버린 겁니다. 이런 태도를 완전히 바꾸지 않으면 안됩니다. 경제팀이 정신 차려야 된다는 걸 넘어서 책임을 져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미국도 한국이 진정성 있게 나오려나 보다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비판으로 정계에 입문하신지 6년이 되셨습니다. 학자에서 정치인으로 변신하며 깨달은 ‘정치의 역할’은 무엇입니까?
“정치의 역할은 한마디로 국가와 국민을 앞을 쳐다보게 하고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소통도 해야 되고, 국민들의 에너지를 결집도 해야 되고, 국민들을 설득도 잘해야 되고 능력이 필요하지만 결국 정치의 본령은 국가와 국민을 앞을 보게 하고 그리고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것입니다. 대단히 유감스럽게도 제가 정치에 들어와서 본 것은 패거리 논리입니다. 다음에 공천 받아야지, 저 사람한테 내가 잘 보여야지 그러니 내가 돌격병으로 앞에 서야지 이게 사익을 추구하는 행동들이거든요. 사익을 추구하는 그것을 정치라고 부를 수 없습니다. 그런 거 하고 싶으면 정치를 하면 안됩니다. 정치의 역할은 대단히 공적인 역할이다라는 것을 뚜렷하게 머릿속에 갖고 있어야 합니다. 우리 정치에선 이 부분이 아주 약한데 이를 바꾸는 데 미력하지만 애쓰고 있습니다. 정치가 그 본령을 회복하기 위해 앞으로도 노력하겠습니다.”
hck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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