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소폭 하락… 오름세 주춤
강남권·한강벨트 매물 늘어나
눈치작전 다주택자 백기든 듯
대통령의 잇단 엄포가 통한 걸까. 꿈적 않던 강남 아파트 호가가 빠지고 매물이 늘었다.
집값이 잡히는 신호라고 예단하긴 이르지만, 양도소득세 중과와 그 뒤에 숨은 보유세 강화에 눈치 보는 집주인들이 일단 백기를 든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부터 잇따라 다주택자를 향한 압박 메시지를 쏟아내자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급매물이 늘면서 3주 연속 커지던 상승폭이 둔화했다.
5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2월 첫째 주(2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0.31%) 대비 0.27% 상승하며 상승폭이 0.04%포인트(p) 줄어들었다.
특히 강남권과 한강벨트 지역의 오름세가 전주 대비 부쩍 둔화했다. 마포구는 전주(0.41%) 대비 상승폭이 0.15%p 축소된 0.26%를 기록했고, 송파구(0.31%→0.18%), 서초구(0.27%→0.21%), 성동구(0.40%→0.36%) 등도 상승폭이 줄었다. 강남구는 전주(0.07%)와 동일한 상승률을 유지했다.
이 대통령이 오는 5월 9일 이후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여러 차례 강조하자 일부 다주택자들이 호가를 낮춰 상승폭 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다주택자들이 던진 것으로 보이는 매물도 늘었다. 이날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물은 총 5만9003건으로, 이 대통령이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양도세 유예 종료를 선언한 지난달 23일(5만6219건)과 비교해 4.9% 늘었다.
매물 증가세도 강남권과 한강벨트 지역에서 뚜렷하다. 송파구의 매물은 3526건에서 4068건으로 15.3% 증가해 증가폭이 가장 컸고, 성동구(1212건→1392건) 14.8%, 광진구(839건→924건) 10.1%, 강남구(7585건→8282건) 9.1%, 강동구(2555건→2775건) 8.6%, 서초구(6267건→6798건) 8.4%, 마포구(1435건→1532건) 6.7% 순으로 증가폭이 컸다.
기존 실거래가보다 호가를 낮춘 매물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이날 기준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3차의 매물은 54건으로, 이달 1일(33건)보다 63.6% 증가했다. 전용 82㎡ 매물이 55억원 수준에 나왔는데 이는 마지막 실거래가(60억7000만원)보다 5억원 이상 내린 가격이다.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의 전용 84.99㎡는 29억원대 급매가 나왔다. 이 면적의 직전 실거래가(30억원)보다 1억원 가까이 내린 값이다. 광진구 광장동 극동2차 아파트 전용 84㎡ 호가도 지난해 10월 거래가(27억원)보다 낮은 25억원에 형성됐다.
전문가들은 강남3구와 한강벨트 지역의 경우 세 부담이 급증하는 데다 추후 나올 세금 규제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어 서둘러 매물 처분에 나설 수 있다고 내다봤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강남3구와 한강벨트 일부 다주택자들의 경우 가격 상승으로 양도 차익이 상당히 큰 편"이라며 "양도세 중과를 맞게 되면 세금 부담이 급증할 뿐 아니라, 향후 보유세 강화에 따라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어 선제적으로 차익 실현에 나서는 매물이 당분간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안다솜 기자 cotto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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