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신당 이준석 대표. [연합뉴스 자료사진]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5일 부정선거 음모론과 관련, 한국사 강사 출신 극우 성향 유튜버 전한길씨와 조속한 시일내 공개 토론회를 갖겠다고 밝혔다. 전날 전씨가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자신에게 ‘4대 4 끝장토론’을 제안한 데 대해 동의한 것이다. “부정선거론자들의 추태를 한 번에 종식하는 자리를 만들겠다”는 게 이 대표의 뜻이다. 그는 “부정선거론자들이 음모론을 통해 얻고자 하는 바는 명확하다”며 “국가 시스템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려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을 취하고, 그것을 통해 정치적 영향력을 이어 나가려는 것”이라고 했다.

부정선거 음모론은 ‘윤 어게인’과 함께 보수를 갈라치는 두가지 큰 이슈다. 열혈 보수층 중에는 더불어민주당이 부정선거로 국회를 장악했다고 여전히 믿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주변 인물 중에도 이를 신봉하는 사람들이 있다. 미국내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논쟁에 끌어 오기도 한다. 부정선거론자들은 투표관리관 도장이 뭉그러진 일명 ‘일장기 투표지’나 겹쳐 인쇄된 ‘배춧잎 투표지’, 접힌 흔적이 없는 빳빳한 투표지 등이 그 증거라고 주장하고 있다. 중국이 영향력 확대를 위해 대한민국 선거에 개입했다고도 한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일장기니 배춧잎이니 형상 기억 종이니 하는 것들은 전부 법정에서 논파되고, 과학적으로 부정되고, 사법적으로 종결된 얘기”라고 지적했다.

부정선거론이 퍼진 데에는 민주주의의 최후 보루인 선거 행정을 맡는 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의 책임도 적지 않다. 선관위는 국회·언론을 통해 북한 해킹대응 및 정보통신기반시설 관리에 대한 부실 우려가 제기된 이후 국정원·한국인터넷진흥원(KISA)과 공동으로 지난 2023년 7월 합동 보안점검을 실시했는데 선거인 명부시스템·개표시스템·사전투표시스템 등 해킹대응 취약점이 다수 발견됐다. 그 뒤 선관위는 취약점을 보완했지만 부정선거 음모론을 일소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선관위로선 더 적극적으로 선거의 투명성에 대해 국민들을 설득해야 했는데 부족했던 셈이다. 더구나 각급 선관위원장을 법관들이 맡고 있어 선관위를 상대로 한 부정선거 소송은 일방적으로 끝날 것이라는 우려를 낳았다.

이런 맥락에서 사회 갈등을 증폭시키는 부정선거 음모론을 양지로 끌어내 논리적으로 검증하겠다는 이번 공개토론 시도는 그 자체로 신선한 것이다. 또한 민주주의의 기초인 선거 시스템에 대한 불신을 해소할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은다. 이준석 대표는 그간 부정선거론을 “보수를 좀먹는 악성 종양”으로 규정하며 비논리성을 지적해왔다. 반면 전한길씨는 대중적 인지도를 바탕으로 부정선거 의혹을 공론화하며 진상 규명을 요구해 온 인물이다. 이번 토론은 감정적 호소가 아닌 객관적 데이터와 과학적 근거가 부딪히는 장으로 단순히 누가 이기느냐를 가리는 흥행 위주의 쇼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합리적 이성을 회복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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