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4일 청와대 본관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10대 그룹 총수들을 초청해 기업 간담회를 열었다. 이 대통령은 “성장의 과실이 중소기업, 지방, 청년 세대에 골고루 퍼졌으면 좋겠다”면서 청년 일자리와 지방 투자 확대를 요청했다. 이에 총수들은 올해 66조원을 비롯해 향후 5년간 약 270조원을 지방에 투자하기로 했다. 올해 5만1600명 신규 채용 계획도 밝혔다. 이는 지난해 채용 인원 대비 2500명이 늘어난 규모다.총수들은 최근 실적 회복과 투자 여건 개선이 고용 확대의 배경이 되고 있다는 점도 함께 언급했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삼성전자의 영업 실적이 크게 개선되면서 올해 채용 여력이 더 생겼다고 밝혔다. 기업의 성장과 고용·투자 확대가 맞물려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날 회동은 오래된 진리를 떠올리게 한다. ‘기업이 잘돼야 나라가 잘된다’는 명제다. 물론 맞는 말이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10대 그룹이 제시한 대규모 지방 투자와 채용은 결코 가벼운 약속이 아니다. 이를 실질적 성과로 연결할 수 있을지는 전적으로 정부의 후속 조치에 달려 있다. 기업은 고용과 투자의 주체이지만, 그 환경을 만드는 것은 정부의 정책이다. 하지만 지금의 기업 경영 여건은 결코 녹록지 않다. 중대재해처벌법과 노란봉투법은 기업의 법적 부담과 경영 불확실성을 크게 키우고 있다. 주 4.5일제 등 노동시간 단축 논의까지 겹치며 기업 활동을 옥죄고 있다. 배임죄 완화 논의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규제는 쌓여가는데, 기업에겐 “더 투자하라, 더 고용하라”는 주문만 반복되고 있는 셈이다.
규제를 풀지 않고 청년 일자리와 지방시대를 말하는 것은 공허하다. 규제 완화와 노동개혁, 투자 친화적 제도 정비 없이는 고용·투자 약속도 실현되기 힘들다. 따라서 기업에 사회적 책임을 요구했다면, 정부 역시 기업이 뛸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책임을 져야 한다. ‘기업이 잘돼야 나라가 잘된다’는 말은 구호가 아니라 정책 판단의 출발점이 돼야 할 현실 인식이다. 기업의 성장은 곧 일자리로 이어지고, 일자리는 다시 소비와 지역 경제를 살리는 선순환으로 연결되는 법이다. 이를 각인하고 정부는 길을 터주어야 한다. 이제 남은 것은 말이 아니라 실행이다. 기업을 옥죄는 대못 규제를 걷어내는데 정책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이것이 정부의 책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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