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소득에 대한 세 부담을 낮추는 분리과세 제도가 시행되면서 고배당 정책을 둘러싼 시장의 시선이 달라지고 있다. 정부가 배당 확대 기업에 세제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제도를 설계한 만큼, 기업들의 배당 전략 변화와 이에 따른 투자자금 이동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세후 수익률 개선을 계기로 배당주가 중장기 투자 대안으로 부각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부터 배당소득 분리과세가 시행되면서 배당 여력이 있는 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간 배당소득이 연 2000만원을 초과할 경우 최고 45%의 누진세율이 적용됐지만, 올해부터는 소득 구간을 세분화하고 상대적으로 낮은 세율을 적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고배당 기업으로부터 받은 배당소득에 기존 종합소득세율(6~45%) 대신 별도의 분리과세 세율을 적용할 수 있게 됐다.
구체적으로 △배당소득 2000만원 이하는 14% △2000만원 초과~3억원 이하는 20% △3억원 초과~50억원 이하는 25% △50억원 초과는 30%의 세율이 각각 적용된다(지방소득세 별도). 납세자는 종합과세와 분리과세 중 자신에게 유리한 방식을 선택할 수 있어, 배당소득이 낮다고 세 부담이 늘어나는 구조는 아니다.
분리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기업은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우선 전년 사업연도 대비 배당금이 감소하지 않아야 하며, 배당성향이 40% 이상이면 ‘배당 우수형 기업’으로 분류된다. 배당성향이 25% 이상이면서 전년 대비 배당금이 10% 이상 증가한 경우에는 ‘배당 노력형 기업’에 해당한다.
기존 제도에서는 배당소득과 이자소득 합산액이 2000만원을 초과하면 최고 49.5%의 종합소득세율이 적용돼 개인 투자자 기준 세후 수익률 측면에서 배당주 투자 매력이 제한적이었다. 그러나 제도 개편으로 2000만원 초과~3억원 구간에는 20%, 3억원 초과~50억원 구간에는 25%의 단일세율이 적용되면서 고배당주 투자에 대한 기회비용 부담이 크게 완화될 것으로 평가된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배당소득 분리과세 시행이 주식시장 수급 개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자의 배당소득은 약 23조원, 이자소득은 약 14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연 3% 금리를 가정할 경우 이자소득에 해당하는 원금은 약 470조원에 달하며, 이 가운데 약 20%만 배당주로 이동해도 약 94조원 규모의 추가 수급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부터 배당소득 분리과세가 적용되면서 이번 실적 시즌을 계기로 배당 확대나 특별배당을 검토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며 “2~3월 배당 기준일을 앞두고 분리과세 혜택을 활용하려는 기업들의 배당 확대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익잉여금 대신 자본준비금을 감액해 배당 재원으로 활용하는 ‘감액배당’도 비과세 배당으로 분류돼 주목받고 있다.
감액배당은 자본준비금과 이익준비금의 합계가 자본금의 1.5배를 초과할 경우 초과분을 감액해 배당 재원으로 사용하는 방식이다. 일반 배당과 달리 주주가 받는 금액이 자본 환급 성격으로 분류돼 배당소득세가 부과되지 않아, 동일한 배당금이라도 세후 실수령액이 늘어난다.
김지영 기자 jy1008@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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