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스로픽, 법률 등 전문분야 플러그인 추가… "업무용 대체 가능"
'클로드 코워크'發 직격탄… 미국증시 관련기업 시총 435조 증발
인공지능(AI)이 소프트웨어(SW) 산업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우려가 부각되면서 3일(현지시간) 미국 증시에서 SW·데이터 기업의 시가총액 435조원이 증발했다. AI 에이전트가 인간의 업무를 보조하는 수준을 넘어 이미 기성 산업군에 자리 잡은 모든 SW를 대체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된 결과다.
이같은 우려는 최근 미 AI 기업 앤스로픽이 기업용 협업 기능인 '클로드 코워크'를 공개한 이후 급속히 번졌다. 클로드 코워크는 기존의 개인형 AI 비서를 넘어 팀원 전체가 공유·활용 가능한 AI 워크스페이스다. 문서, 코드, 가이드라인 등을 미리 학습시켜 놓으면 모든 팀원이 동일한 맥락으로 도움을 받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자연어로 명령을 내리면 스스로 계획을 세워 복합적인 코딩 작업을 단계별로 수행한다. 능숙한 사람이라면 더 이상 외부 SW를 사지 않고 스스로 만들어 쓸 수 있다는 뜻이다.
이 기능은 지난해 12월 최초로 공개됐는데 이날 앤스로픽은 법률·금융 등 전문 분야를 위한 플러그인을 새롭게 추가하고 "단순 문서 요약을 넘어 계약 검토, 법률 문서 초안 작성 등의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이에 변호사들이 이용하던 전문 데이터베이스나 업무용 소프트웨어가 AI로 대체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왔고,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톰슨로이터·릴렉스·월터스클루어 등의 주가가 10% 이상 급락했다.
SW 기업들은 클로드 코워크가 촉발한 우려에 이미 직격탄을 맞았다. 고객관리 SW 기업 세일즈포스, 인튜이트, 코그니전트 테크놀로지, 서비스나우, 어도비 등 주요 업체들의 주가는 클로드 코워크 출시 직후부터 빠지기 시작해 현재까지 반등없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또한 이날 여행 예약 플랫폼 익스피디아는 15.26% 급락했고, 팩트셋 리서치(-10.51%), S&P 글로벌(-11.27%) 등 데이터 분석 및 리서치 업체들도 낙폭이 컸다. 특히 여행 플랫폼의 경우는 AI 에이전트가 대신 예약해주는 시대가 열리면 광고나 상단노출 요금 등을 받을 수 없게 된다. 사업 모델 자체가 흔들리는 것이다.
클로드 코워크는 구글, 오픈AI 등이 이미 공개했던 엔터프라이즈 전용 AI 솔루션과 유사한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유독 클로드 코워크에 때문에 시장이 요동치는 이유는 클로드만의 생태계에 있다.
구글과 오픈AI가 혁신적인 서비스를 선보여 왔지만, 기업들이 기존 SW 인프라를 대대적으로 교체해야 하는 전환 비용은 큰 장벽이었다. 제미나이의 경우 구글 클라우드를 사용하지 않는 기업이라면 쓰기가 어려웠다.
그런데 클로드는 전 세계 1위 클라우드 사업자인 아마존웹서비스(AWS), 개발자의 놀이터인 '깃허브' 등과 연동돼 있다. 전 세계 기업 상당수가 사용하는 AWS 인프라 내에서 클로드가 즉각 구현된다는 점은 기존 SW 기업들에게 '안방'을 내줄 수 있다는 실질적인 공포로 다가오고 있다. 이처럼 시장에 공포가 퍼졌지만 상당수 전문가들은 AI 에이전트가 SW 개발인력을 당장 대체하지는 못할 것으로 본다.
박찬준 숭실대 소프트웨어학부 교수는 "새로운 AI 기능이 등장했다고 하더라도 실질적인 성과를 창출하는 '특이점'이 도래하지 않는다면 기존의 인프라에서 AI로 완전히 전환되진 않을 것"이라며 "혁신적인 결과물들이 등장할 수 있지만, 기존의 SW 및 인간을 완전히 대체하진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AI 발전으로 고참과 신입 직원의 업무능력 격차가 줄어들어 전통적인 연공서열이 붕괴할 수는 있다. 박 교수는 "AI의 도움을 받으면 임직원 역량이 상향 평준화돼 시니어, 주니어 간의 격차가 허물어지게 된다. 이는 '아이디어'만 있으면 누구나 치고 나갈 수 있는 장이 마련됐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영욱 기자 wook95@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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