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주] 주식시장 관련 소식이 매일 쏟아지지만 뉴스에서 '개미'의 목소리를 찾기 쉽지 않습니다. 기사를 쓰는 기자도 개인 투자자고, 매일 손실과 이익 사이에서 울고 웃습니다. 일반 투자자보다 많은 현장을 가고 사람을 만나지만 미처 전하지 못했던 바를 철저하게 '개인'의 시각으로 풀어보겠습니다.
SK증권과 무궁화신탁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2024년부터다. 무궁화신탁의 영업용순자본비율(NCR)이 기준치에 미치지 못하는 69%로 떨어지며 금융당국의 경영개선명령을 받은 뒤다.
NCR은 영업용 순자본을 총 위험액으로 나눈 값이다. 비율이 떨어질수록 기업의 경영 건전성이 엉망이 된다는 의미다.
금융당국의 개선명령을 받은 뒤 무궁화신탁의 NCR은 마이너스로 떨어졌다. 자본보다 위험액이 높은 사실상 자본잠식이다. 신탁사의 NCR이 마이너스로 떨어진 것을 이때 처음 봤다.
매각 추진은 당연해 보이는 절차였다. 이때 갑자기 SK증권이 등장했다. SK증권의 임원 4명이 무궁화신탁 이사로 옮겨갔다.
전 SK증권 신탁본부장이 무궁화신탁 사내이사로 자리를 옮겼고, 현 SK증권의 경영관리부장, 재무관리부장, 구조화금융부장이 각각 사외이사에 선임됐다. 당시에도 SK증권이 무궁화신탁의 비상장주식을 담보로 자금을 빌려줬다는 사실이 알려졌지만, 지금처럼 큰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최근 대출 과정에서의 '인맥' 의혹이 불거지며 문제가 됐을 뿐 비상장주식 담보대출이 일반적이지는 않지만, 완전히 불가능한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SK증권 임원들의 무궁화신탁 이사 선임을 두고 SK증권이 무궁화신탁을 인수 하는 것 아니냐는 취재를 했지만, SK증권의 답변은 단호했다.
당시 SK증권 관계자는 무궁화신탁 매각 이후 금융권의 채권을 안정적으로 회수하기 위해 매각 주관사와 협의해 SK증권이 대리 금융기관 자격으로 이사회에 참여하게 된 것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정작 가장 많은 대출을 해준 곳은 SK증권이었고, 사실상 회수가 어려운 것도 이미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정말 채권단을 대표해 매각 이후 자금 회수 과정에서의 혼선을 막기 위한 것이었다면, 4명이나 되는 임원을 보낼 필요는 없었을 것이다. 특히 전 신탁본부장이 직접 사내이사로 간 점과 구조화금융부장의 사외이사 선임은 단순한 채권 회수와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SK증권이 무궁화신탁을 어떻게 할 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매각은 여전히 추진 중이고, 직접 인수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나온다.
정황상 이 고민은 이미 수년째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신탁 사업 전망은 여전히 어둡고, 무궁화신탁에 대한 업계 신뢰도 이미 무너졌다.
하지만 투자자 입장에서 매각과 인수보다는 SK증권의 투명성이 더 문제다. 경영에 당장 문제될 수 있는 금액을 대출해 주고, 그 과정도 매끄럽지 못했다. 하지만 수년째 투자자들은 그 사실을 알지 못했다.
만약 부동산 산업의 활황이 이어져 무궁화신탁이 어려움을 겪지 않았다면, 끝끝내 그들 사이의 돈거래는 알려지지 않았을 것이다. 또 이런 그들끼리의 돈거래가 여기에만 있을 것 같지는 않다.
김남석 기자 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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