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고물가 환경과 경쟁 심화가 계속되면서, 국내 항공업계가 전년보다 나빠진 작년도 경영 성적표를 받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대한항공만은 나홀로 흑자를 기록했을 것으로 보인다.

25일 증권사 전망과 실적 공시를 분석한 결과 국내 증시에 상장된 6개 항공사 가운데 대한항공만 연간 흑자를 거뒀고, 나머지 항공사들은 적자로 전환했거나 적자 폭을 키웠을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항공은 별도 기준 지난해 매출 16조5000억원에 영업이익 1조530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보다 2%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고환율 영향 등으로 19% 감소했다.

항공사는 유류비와 항공기 리스료 등 주요 고정비용의 70%가량을 달러로 결제하기 때문에 통상 환율이 오르면 비용이 커진다.

대한항공은 일본·중국 중심 단거리 여객 수요 증가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화물 부문에서는 고정 물량 확대를 통한 안정적 수익 기반 확보 등으로 수익성을 최대한 높였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해 대한항공은 방산 분야에서 UH-60 블랙호크 헬기 36대 성능개량 사업 등 대규모 수주로 호실적을 기록했다. 연 매출은 약 7700억원 수준으로 관측돼, 대한항공은 방산 사업에선 지난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이어진 적자를 끊고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화물기 사업 부문을 매각한 아시아나항공과 주력인 중·단거리 노선에서 출혈 경쟁에 내몰린 저비용항공사(LCC)들은 적게는 100억원대에서 많게는 2000억원이 넘는 적자를 면치 못했을 것으로 분석됐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작년 1∼3분기 누적 매출이 4조88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 줄었다. 같은 기간 약1500억원의 영업손실을 내, 전년 동기(665억원)에 비해 적자로 전환했다. 4분기의 경우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의 연결 기준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전년 동기 186억 원 영업이익에서 1220억 원 영업손실을 기록, 적자 전환할 전망이다.

지난해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등 4곳의 상장 LCC는 모두 적자를 냈을 것으로 전망됐다. 시장 경쟁이 심화에 몸집이 작을수록 고환율·고물가의 타격을 크게 받고, 이밖에도 운항 안정성 확보를 위한 운항편 감소, 장거리 노선 확장을 위한 투자 증가 등 부담이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대 LCC인 제주항공은 지난해 매출이 1조5000억원으로 약 22%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제주항공은 15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전년(영업이익 799억원)에 비해 큰 폭의 적자가 났을 것으로 관측됐다.

신규 항공기(B737-8) 6대를 도입했지만 사고 여파로 좌석 공급이 전년 대비 5%가량 줄었고, 주력인 일본 노선에서 지진설 여파로 성수기에 효과를 보지 못한 점 등이 영향을 줬다. 올해는 상황이 일부 개선돼 흑자를 바라볼 수 있을 전망이다.

티웨이항공은 지난해 매출이 1조7500억원으로 약 14% 늘었지만, 영업손실은 2200억원 수준으로 전년(123억원 손실)과 비교해 급증했을 것으로 추정됐다. 유럽 등 장거리 노선 취항과 신규 항공기 도입으로 고정비용이 늘어난 영향이 큰 것으로 해석된다.

진에어는 매출 1조3811억원에 영업손실 163억원을 내며 3년 만에 연간 적자를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다만 진에어는 내년 초 에어부산·에어서울과 통합해 국내 최대 LCC로 떠오르는만큼, 대한항공과의 공동운항을 통해 견조한 실적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대한항공 A321neo 항공기. 대한항공 제공.
대한항공 A321neo 항공기. 대한항공 제공.
임재섭 기자(yj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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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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