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국힘 최고위 한동훈 제명 결정 분수령
유일한 변수는 장동혁 건강, 일정 순연 가능성
단식 현장 방문 기회 놓친 韓, 지지세력 총결집
韓, 지지자 집회에 "이것이 진짜 보수결집"
국힘 주류 "기회 줬는데 본인이 걷어차… 같이 못 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당 윤리위원회 제명 결정에 대한 재심 청구를 포기하고 장외 세력 결집을 통한 '정치적 실력 행사'를 택했다. 반면 장동혁 대표 체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지를 등에 업고 이준석·유승민 등 반윤(反윤석열) 인사들까지 아우르는 '보수 빅텐트'를 구축하면서도 한 전 대표만은 철저히 배제하는 '선별적 통합' 기조를 굳혔다.
한 전 대표는 당내 절차적 투쟁 대신 독자 노선을 강화했고, 장동혁 지도부는 이를 명분 삼아 사실상 결별 수순에 돌입했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전 대표는 재심 청구 기한인 지난 23일까지 윤리위에 이의 신청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당규에 따른 행정적 구제 절차를 스스로 걷어찬 셈이다. 대신 그는 지지층을 향해 직접 메시지를 내며 '세 과시'를 통한 마이웨이를 택했다.
지난 24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한동훈 징계 철회 촉구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3만여 명의 인파가 몰렸다. 한 전 대표는 현장에 참석하지 않았으나, 온라인 소통 채널 '한컷'을 통해 "가짜 보수들이 진짜 보수 내쫓는 것을 막기 위해 많이 나오셨다"며 "이것이 진짜 보수 결집"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사실상 자신을 축출하려는 당 지도부를 '가짜보수'로 규정하고, 장외 세력을 규합해 '진짜 보수'의 적통 경쟁을 벌이겠다는 선전포고로 풀이된다. 당 시스템 안에서의 싸움이 불가능하다고 판단, 자신을 중심으로 한 '장외 세력'을 규합해 당 지도부의 정통성을 공격하는 전략으로 선회한 것이다.
한 전 대표가 독자 노선을 굳히자, 장 대표 측도 기다렸다는 듯 '한동훈 지우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장 대표가 '쌍특검 저지' 단식을 고리로 범보수 진영을 결집하는 과정에서 '보수의 상징'인 박 전 대통령이 장 대표의 손을 맞잡은 반면, 한 전 대표는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자 당내에서는 "승부는 끝났다"는 기류가 감지된다.
당 핵심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이 직접 찾아와 손을 잡아주며 보수 결집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고, 이준석·유승민 전 의원도 동참했다"며 "그러나 한 전 대표는 그 마지막 합류 기회마저 외면함으로써 스스로 '외딴섬'을 자처했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소속의 한 의원 역시 "지난 22일 박 전 대통령이 단식 현장을 직접 찾아 장 대표의 힘을 실어준 건 매우 상징적인 사건"이라며 "보수 적통에 대한 상징성이 한 전 대표가 아닌 장 대표에게로 이동했다"고 주장했다.
한 전 대표를 도려낸 이후의 파장은 장 대표가 풀어야 할 숙제로 거론되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20~22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층의 48%가 한 전 대표 제명이 '적절하다'고 답해 '부적절'(35%) 의견을 앞섰다. 당 핵심 지지층은 한 전 대표에게 등을 돌린 셈이다.
그러나 당 전체의 위기감은 고조되고 있다. 같은 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전주 대비 2%포인트 하락한 22%를 기록, 장 대표 취임 후 최저치로 주저앉았다.
이와 관련해 친한계 핵심 관계자는 "'한동훈 배제'가 장동혁 대표의 선명성이나 세 결집을 강화할 수는 있어도, 중도층 이탈과 당세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등을 끌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인용된 여론조사는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접촉률 43.4%, 응답률은 12.3%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김윤정 기자 kking15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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