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뱅킹 잔액 10개월 만에 2배… 골드바 판매도 ↑

[로이터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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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면서 금을 활용한 재테크에 대한 관심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국제 금 가격이 온스당 5000달러 돌파를 눈앞에 두자 은행권 골드뱅킹과 실물 금 투자로 자금이 몰리는 모습이다. 글로벌 통화 완화 기대와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안전자산 선호를 키운 영향으로 풀이된다.

25일 한국금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국내 금 시세는 순금 1돈(3.75g)당 102만4000원으로 집계됐다. 국제 금 현물 가격도 지난 23일(현지시간) 장중 온스당 4988.17달러까지 오르며 최고가를 다시 썼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된 2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 역시 온스당 4979.7달러로 마감하며 사상 최고 수준을 이어갔다.

금값 상승세는 2024년부터 이어지고 있다. 금 가격은 2024년 한 해 동안 27% 오른 데 이어 지난해에는 65% 급등하며 상승 폭을 키웠다. 새해 들어서도 강세 흐름이 꺾이지 않고 있다. 달러화 약세 기조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통화 완화 기대,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맞물리며 안전자산 선호가 강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금값 고공행진이 이어지자 은행권 금 관련 상품으로의 자금 유입도 눈에 띄게 늘었다. KB국민·신한·우리은행의 지난 22일 기준 골드뱅킹 잔액은 총 2조149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보다 한 달 새 2198억원 늘어난 규모다. 이들 은행의 골드뱅킹 잔액은 지난해 3월 1조원을 넘어선 이후 이달 처음으로 2조원을 돌파했다.

골드뱅킹은 실물 금을 직접 보관하지 않고 계좌를 통해 금을 매매할 수 있는 상품으로 0.01g 단위의 소액 투자가 가능하다. 국제 금 시세와 환율이 실시간으로 반영돼 원화 기준 거래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적립식 투자 수단으로 활용하는 개인 투자자들도 늘고 있다. 실제로 금 가격 상승세가 본격화된 지난해 6월 이후 골드뱅킹 잔액은 6개월 연속 증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실물 금에 대한 수요도 다시 살아나는 분위기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서 지난 1일부터 22일까지 판매된 골드바 규모는 716억7311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한 달간 판매액의 두 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금값 급등 이후 중단됐던 판매가 재개되자 자산가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빠르게 유입되고 있는 것이다.

안전자산 선호는 금에 그치지 않고 은으로도 확산되는 모습이다. 국제 은 현물 가격은 지난 23일(현지시간) 장중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100달러선을 넘어섰다. 산업용 수요 증가와 공급 부족 우려가 겹치면서 금 가격과 동반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은 가격 급등 여파로 실버바는 지난해 10월 이후 판매가 중단된 상태다.

시장에서는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통화 환경 변화가 귀금속 가격 상승을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관련 발언이 반복되며 글로벌 통상 환경에 대한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달러 약세 흐름과 연준의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가 안전자산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는 것이다. 연준은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기준금리를 총 1.75%포인트 인하한 바 있다.

심수빈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금 가격 상승은 연준의 금리 인하 기조 재확인과 트럼프발 지정학적 리스크 영향이 크다”며 “글로벌 중앙은행의 금 매입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단기 수요에 그치지 않는 흐름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통화 완화 환경과 지정학적 불확실성을 배경으로 금값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를 두면서 단기 급등 이후 변동성에는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FICC리서치부장은 “귀금속과 산업금속이 동시에 강세를 보이며 안전자산과 위험자산의 구분이 흐려진 이른바 에브리싱 랠리가 전개되고 있다. 달러 약세와 연준의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가 이어지는 한 금과 은, 구리를 중심으로 한 상승 흐름은 상반기까지 유효할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은 가격은 단기 급등 이후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어 과열 국면에 대한 경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유진아 기자 gnyu4@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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