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업상속공제 악용해 상속세 0원
이재명 대통령 관련실태와 대응책 점검 지시
국세청, 서울·경기도권 중심 베이커리 카페 실태조사 착수
최근 서울·경기 인근 대형 베이커리 카페가 증여·상속 등 절세수단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국세청이 실태조사에 착수한다. 가업상속공제 제도를 악용, 베이커리 카페를 10년간 운영하다 상속한 뒤 자녀가 5년 간 카페를 유지하면 상속세를 한 푼도 안 내는 사례 등을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국세청은 25일 이 같은 내용의 대형 베이커리카페 실태조사 계획을 발표했다.
조사 대상은 자산 규모·부동산 비중·매출액 등을 고려한 서울·경기도 소재 일부 대형 베이커리카페다.
가업상속공제 제도 악용 여부를 조사하되, 가업상속공제 대상이 아니지만 업종을 위장한 운영 여부도 들여다볼 계획이다.
가업상속공제란 중소·중견기업의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상속세 혜택을 주는 제도를 말한다.
피상속인이 10년 이상 경영한 사업체를 상속인에게 가업으로 승계하면 기간에 따라 최대 600억원까지 상속재산에서 공제해 준다.
제과점업이 공제대상에 포함되면서 최근 베이커리카페도 절세 수단으로 급부상했다.
예컨대, 서울 근교 300억원짜리 토지를 외동자식에게 상속하면 약 136억을 상속세로 내야 한다. 해당 토지에 대형 베이커리카페를 개업해 10년간 운영하다 상속하고, 자녀가 5년만 유지하면 가업상속공제 300억원이 적용돼 상속세는 0원이 된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5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이 같은 공제 제도 악용 실태와 대응책을 점검하라고 지시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가업상속공제 취지는 중소·중견기업의 노하우와 기술 승계 지원”이라며 “상속세 감면 목적으로 형식적으로 운영한다면 취지에 어긋날뿐더러 조세 정의에도 반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국세청은 베이커리카페로 사업자등록을 해 놓고, 실제로는 커피전문점으로 운영하고 있는지도 조사한다. 커피전문점은 가업상속공제 대상이 아니다.
또, 사업장 자산이 제대로 사용되고 있는지도 살펴본다.
부부가 함께 운영하는 베이커리카페의 토지 안에 부부가 거주하는 전원주택이 있다면 가업상속공제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
국세청은 부동산 자산가액 대비 매출액이나 상시 고용인원, 매출·매입 내역, 실제 사업주 등을 조사해 정상 운영되고 있는지도 조사한다.
대표적으로, 오랜 기간 실내 골프연습장을 운영하던 70대 부모가 최근 대형 베이커리카페를 개업한 뒤, 개업 직전 40대 자녀가 다니던 회사를 퇴사한 사례다.
국세청은 부모가 실제 사업주가 맞는지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다.
이 밖에, 법인 형태로 베이커리카페를 운영하는 경우 지분율과 대표이사 실제 경영 여부 등도 조사 대상이다.
피상속인·증여자가 법인을 10년 이상 실제 경영했다면 가업상속공제뿐 아니라 가업승계 증여세 공제·특례 적용이 가능해 편법 여부를 조사한다.
예컨대, 근로·사업 내역이 없는 80대 부모와 자녀 2명이 공동대표이사로 등기하고 베이커리카페를 운영 중일때, 고령의 부모가 법인을 실제로 경영하는지 살펴본다.
국세청 관계자는 “가업상속공제 신청 때 실태조사 결과를 반영해 공제 요건 등을 더욱 면밀히 살필 예정”이라며 “적용 이후에도 업종이나 고용 유지 등 사후관리 이행 여부도 철저히 검증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창업자금 증여, 자금출처 부족 등 탈세 혐의가 확인되면 엄정히 세무조사를 할 계획”이라며 “실태조사 과정에서 찾아낸 문제점을 분석해 개선방안을 재정경제부에 적극 건의하는 등 제도의 합리화를 위해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세종=원승일 기자(won@dt.co.kr)실시간 주요뉴스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