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연간 커피 수입액이 1년 새 8000억원 가까이 급증하며 처음으로 2조원을 돌파했다. 커피 수입 중량은 전년도와 비슷했지만, 커피 원두 가격과 달러 환율이 크게 상승한 영향이다. 원가 압박을 받는 국내 커피 업체들이 소비자 판매 가격을 올리게 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25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커피 수입액은 전년(13억7800만달러)보다 35% 증가한 18억6100만달러(약 2조7000억원)로 '사상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커피 수입액은 지난해 15억달러를 처음으로 돌파한 K푸드 수출 일등공신인 라면 수출액보다 3억4000만달러(약 5000억원) 많았다.
지난해 커피 수입 중량은 21만5792톤으로 전년보다 46톤 감소했다. 커피 수입량이 비슷한 수준임에도 수입액이 급증한 것은 커피 원두 국제 시세가 사상 최고를 기록하며 급등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집계한 지난달 커피 수입 물가는 5년 전보다 원화 기준 약 3.5배에 이른다.
아라비카 커피 가격은 지난 2024년 이후 가파르게 치솟아 지난해 2월 뉴욕 시장에서 사상 최초로 파운드당 4달러를 넘었다. 최근에도 3.5달러 안팎에서 움직여 2달러에 못 미쳤던 2023년과 비교하면 두 배 정도다.
인스턴트 커피에 많이 쓰이는 로부스타 커피 가격 역시 아라비카 커피와 비슷하게 고공행진하고 있다. 세계 1·2위 커피 생산국인 브라질과 베트남에서 가뭄과 폭우로 커피 수확이 급감하면서 가격은 천정부지로 뛰었다. 기후변화는 장기적으로 커피 공급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불안 요인이다.
반면 수요 측면에서 커피 인기는 계속 높아지고 있다. 14억 인구의 중국에서도 거리마다 카페가 늘어나고 있다. 이 때문에 커피 원두 가격이 언제 안정을 찾을지는 예측하기 어려울 것으로 업계에선 보고 있다.
국내에선 원가 압박을 받는 커피 업체들이 소비자 판매 가격을 올리게 될 가능성이 있다. 올해 초부터 커피빈, 네스프레소 등이 가격을 인상했다. 지난해에는 이미 스타벅스와 메가커피, 컴포즈커피, 빽다방, 동서식품 등 주요 커피 업체가 대부분 가격을 올렸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가 서울·경기 420개 유통업체에서 생활필수품 가격을 조사한 결과 커피 믹스(180개들이 환산)는 지난해 4분기 3만2262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6.5% 상승했다.
박순원 기자 ss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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