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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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흐름이 눈에 띄게 식고 있다. 부동산 규제가 이어지는 가운데 대출금리까지 빠르게 오르면서, 주요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두 달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반면 예금금리 상승은 더디게 진행되면서 은행권 예금에서는 자금 이탈이 이어지고 있다.

◇ 가계대출 두 달 연속 감소…주담대 줄고 신용대출은 반등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전체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22일 기준 766조8133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8648억원 줄었다. 앞서 지난해 12월에도 가계대출 잔액이 4563억원 감소한 데 이어 두 달 연속 줄어든 것이다.

이달 말까지 현재 흐름이 이어질 경우 가계대출이 두 달 이상 연속 감소하는 것은 2023년 4월 이후 약 3년만이 된다. 당시에는 같은 해 2월부터 4월까지 가계대출이 잇따라 줄었다.

대출 종류별로는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감소 폭이 컸다. 5대 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610조3972억원으로 전월 말(611조6081억원) 대비 1조2109억원 줄었다. 월간 기준으로 주담대 잔액이 감소한 것은 2024년 3월 이후 처음이다.

반면 신용대출은 증가세로 돌아섰다. 이달 들어 신용대출 잔액은 3472억원 늘어났다. 지난해 12월 5961억원 감소한 뒤 한 달 만에 반등했지만 지난해 10월(9251억원), 11월(8316억원)과 비교하면 증가 폭은 제한적인 수준이다. 은행권은 일부 신용대출 자금이 최근 호황을 보이고 있는 국내 증시 등 투자 자금으로 유입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 대출금리 빠르게 상승…시장금리·일본 금리 영향

부동산 규제와 함께 가계대출을 위축시키는 또 다른 요인으로는 대출금리 상승이 꼽힌다. 최근 시장금리가 오르면서 은행권 대출금리도 연일 상향 조정되는 모습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23일 기준 주담대 혼합형(고정) 금리는 연 4.29~6.36% 수준이다. 이는 지난 16일(연 4.13~6.29%)과 비교해 불과 일주일 만에 하단이 0.16%포인트(p), 상단이 0.07%p 높아진 것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 인하 종료 가능성을 시사한 데다, 일본 금리 급등 여파까지 겹치며 은행채 5년물 금리가 같은 기간 0.095%p 상승했고 이는 혼합형 주담대 금리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신용대출 금리(1등급·1년 만기 기준) 역시 은행채 1년물 금리 상승 영향으로 하단이 0.04%p 올랐다. 주담대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기준·연 3.78~5.65%)도 코픽스 지표에는 변화가 없었지만 하단 금리가 0.02%p 상승했다.

◇ 예금금리는 제자리…정기예금·요구불예금 이탈 지속

대출과 달리 수신 부문에서는 자금 이탈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시장금리는 오르고 있지만 예금금리 인상 속도가 상대적으로 더딘 탓에 은행 예금의 매력이 떨어졌다는 인식이 확산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달 들어 5대 은행의 정기예금에서는 2조7624억원이 빠져나갔다. 지난해 12월 정기예금 유출 규모가 32조7034억원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감소 폭은 줄었지만, 두 달 연속 순유출 흐름은 이어지고 있다.

대기성 자금으로 분류되는 요구불예금도 큰 폭으로 줄었다. 지난달 말 대비 24조3544억원 감소했으며 이 같은 흐름이 월말까지 이어질 경우 2024년 7월(-29조1395억원) 이후 1년 6개월 만에 최대 감소 폭을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증시 호조에 따른 투자 자금 이동 외에도 대기업을 중심으로 연초 자금 집행 수요가 겹치면서 은행 예금에서 자금이 빠져나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유진아 기자(gnyu4@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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