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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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이 고점 부근에서 움직이자 달러 매수 흐름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연말 이후 늘었던 달러예금이 석 달 만에 감소로 돌아섰고 기업을 중심으로 보유 달러를 정리하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반면 환율 고점 인식과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겹치며 금을 중심으로 한 안전자산 선호가 강화되는 모습이다.

◇ 달러예금, 석 달 만에 감소 전환…기업 자금 이탈 두드러져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달러예금 잔액은 총 632억483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달 말(656억8157만달러)보다 24억7674만달러, 3.8% 줄어든 규모다.

달러예금은 원화를 달러로 환전해 적립한 뒤 출금이나 만기 시 다시 원화로 돌려받는 상품이다. 이 잔액은 원·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오르기 시작한 지난해 10월 이후 두 달 연속 증가했지만, 이달 들어 감소세로 방향을 틀었다.

감소의 중심에는 기업 자금이 있다. 전체 달러예금의 약 80%를 차지하는 기업 달러예금 잔액은 지난해 10월 말 443억2454만달러에서 11월 말 465억7011만달러, 12월 말 524억1643만달러까지 늘었지만 이달 22일 기준 498억3006만달러로 급감했다.

외환 수급 불균형을 완화하기 위한 당국의 달러 현물 매도 권고와 함께 환율이 고점에 근접했다는 판단이 기업들의 매도 결정을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개인 달러예금도 증가세는 이어졌지만 속도는 크게 둔화됐다. 개인 달러예금 잔액은 지난달 말 132억6513만달러에서 지난 22일 133억7477만달러로 1억964만달러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난달 한 달 동안 10억9871만달러 급증했던 것과 비교하면 증가 폭이 10분의 1 수준이다.

◇ 차익 실현성 달러 매도 늘어…골드뱅킹 잔액 10개월 새 ‘두 배’

달러 환전 수요 역시 이전만큼 가파르지 않다. 5대 은행에서 개인 고객이 원화를 달러로 환전한 금액은 이달 들어 22일까지 총 3억6382만달러로 집계됐다. 일평균으로는 1654만달러로 지난해 일평균 환전액(1018만달러)보다 약 50% 많았다.

다만 같은 기간 달러를 원화로 되돌리는 환전도 크게 늘었다. 이달 달러에서 원으로의 환전액은 일평균 520만달러로 지난해 일평균(378만달러)을 웃돌았다. 달러 강세 국면에서 쌓아둔 외화를 차익 실현 차원에서 매도하는 흐름이 함께 나타난 것으로 해석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1일 기자회견에서 “한두 달 정도 지나면 환율이 1400원 전후로 떨어질 것”이라고 언급한 당일에도 이런 양상은 동시에 나타났다. 원에서 달러로의 환전은 2109만달러로 급증했지만 달러에서 원으로의 환전 역시 759만달러에 달했다.

이에 달러를 활용한 ‘환 재테크’ 열기가 금 투자로 자금이 이동하는 흐름은 뚜렷해지고 있다. KB국민·신한·우리은행의 이달 22일 기준 골드뱅킹 잔액은 총 2조1494억원으로 지난달 말(1조9296억원)보다 2198억원 증가했다. 3개 은행의 골드뱅킹 잔액은 지난해 3월 1조원을 넘어선 뒤 이달 처음으로 2조원을 돌파했다. 불과 10개월 만에 잔액이 두 배로 늘어난 셈이다.

박태형 우리은행 TCE시그니처센터 PB지점장은 “금 가격이 단기간 가파르게 상승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라면서도 “금융자산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5~20% 내외로 장기 관점에서 보유한다면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유진아 기자(gnyu4@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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