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회 출범 이후 첫 소재 기업 CEO 협회장
삼성·LG·SK 순번제 끝… 인선 새 전환점
소재 경쟁력으로 ‘밸류체인 대표성’ 기대감
엄기천 포스코퓨처엠 대표이사가 한국배터리산업협회 제 9대 협회장으로 내정됐다. 그간 협회장이 국내 배터리 ‘셀 3사’ 수장 몫으로 여겨져 온 관행을 깨고 소재 기업 최고경영자(CEO)가 협회를 이끄는 첫 사례다. 경제안보 차원에서 공급망 안정화가 산업계의 핵심 과제로 부상한 영향이다.
22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배터리산업협회는 내달 11일 이사회를 열고 제 9대 협회장 선임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이어 총회를 열고 최종 추대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총회는 현재 제8대 협회장인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이 의장을 맡아 안건을 상정하고 차기 협회장이 취임사를 하는 순서대로 진행된다.
소재 기업 CEO가 협회장에 오르는 것은 협회 출범 이후 최초다. 협회장은 그동안 셀 제조사인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삼성SDI가 순번대로 맡아왔다는 점에서 이번 인선은 업계 안팎에서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배터리 기업들 수장들은 글로벌 정책 환경이 리튬인산철(LFP)을 포함한 다양한 배터리 공급망으로 확장되면서 ‘소재 경쟁력이 곧 배터리 경쟁력’으로 이어진다는 인식을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정책 기조 역시 경제안보를 축으로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경쟁력 강화에 맞춰지고 있다.
실제 중국에 이어 미국과 유럽 등 각국이 자국 중심의 배터리 공급망 구축에 나서면서 공급망 안정화는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국내 배터리 3사 모두 리튬인산철(LFP) 전환 과정에서 원료·소재 단계의 공급망 안정성이 기술 경쟁력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점을 체감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차기 협회장으로 내정된 엄 대표는 배터리 밸류체인 전반을 아우를 수 있는 인물로 기대를 받고 있다. 이달 기준 배터리산업협회는 셀 3사를 비롯해 에코프로비엠, 엔켐, 성일하이텍, 롯데케미칼 등 24개 주요 회원사와 228개의 준회원사로 구성돼 있다.
엄 대표는 1966년생으로 성균관대학교 기계설계학과를 졸업했다. 포스코 신사업관리실 PosLX사업추진반 사업화프로젝트팀장, 철강기획실장, 마케팅전략실장 등을 지냈다. 포스코퓨처엠에서는 에너지소재사업부장을 맡아 사업을 이끌었으며, 2024년 12월 포스코퓨처엠 대표로 선임됐다.
한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산업 환경 변화에 맞춰 협회의 대표성도 확장해야 한다는 판단이 컸다”며 “소재사가 중심을 잡아야 업계 전체가 힘을 받아 움직일 수 있다는 공감대가 있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소재사가 전면에 나서는 첫 사례인 만큼 상징성이 크다”며 “협회가 힘을 받아 산업 전반의 목소리를 더 적극적으로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박한나 기자(park27@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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