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찔끔 성장… ‘천스닥’ 목표

우수기업 탈출·연기금서 소외

‘제2 벤처 열풍’에 기대감 걸어

코스피 상승
코스피 상승

코스피 지수가 22일 마침내 ‘오천피(코스피 5000포인트) 시대’를 열면서 금융가가 온통 잔치판이다. 은행과 증권사 딜릴룸에서는 경쟁적으로 축하 행사를 벌이며 환호했다.

하지만 오천피 잔치를 마냥 부러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투자자들도 있다. 바로 코스닥 개미들이다. 코스닥 지수는 한때 코스피를 두 배 이상 앞서기도 했다. 하지만 그 이후 지수 곡선은 평행선을 그리고 있다. 여전히 지수를 처음 만든 기준시점 당시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은 전날보다 19.06포인트(2.00%) 상승한 970.35로 장을 마쳤다.

지난해 코스피가 기록적인 상승률을 기록할 때 코스닥은 ‘찔끔’ 오르는데 그쳤다. 전년도 낙폭을 생각하면 사실상 지난해에도 제자리걸음 수준이었다.

올해도 코스피가 폭주를 이어가며 벌써 20% 가까이 상승 중이지만, 코스닥 상승률은 5%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코스닥은 1996년 7월 시가총액을 기준점으로 삼아 100으로 시작했다. 이후 지수에 10을 곱해 1000을 기준점으로 소급 변경했다. 이날 기준 코스닥 지수가 970인 것은 30년간 전체 상장 기업의 시가총액이 오히려 줄었다는 의미다.

지금은 코스피와 코스닥지수의 차이가 5배 이상 벌어졌지만, 코스피보다 코스닥이 높았던 시기도 있다.

글로벌 닷컴버블이 한창이던 1997년 출범 당시부터 코스닥은 코스피를 앞서 있었다. 특히 국내 버블이 최고점에 달했던 1999년과 2000년 그 격차는 더 벌어졌다.

코스닥 지수가 장중 2925.50, 종가 2834.40으로 사상 최고점을 기록했던 2000년 3월 10일 코스피 종가는 891.36에 불과했다.

하지만 버블이 꺼진 뒤 코스닥은 단 한번도 코스피를 앞서지 못했다. 코스피가 2000, 3000, 4000을 넘어 5000에 도달할 때 코스닥은 여전히 ‘천스닥(코스닥 1000포인트)’을 목표로 잡고 있다.

코스닥이 여전히 제자리걸음에 그친 것은 구조적인 문제도 작용했다. 코스닥에 상장해 성장을 거듭한 기업은 어김없이 코스피 시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빠져나간 시가총액 만큼 코스닥 지수는 곤두박질 쳤다.

초대형 자금인 연기금의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소외된 점도 약세 요인이다. 연기금의 국내주식 투자 중 코스닥 비중은 3%에 불과하다. 두 시장의 시총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과도하게 낮은 비중이라는 지적이다.

하지만 현 정부들어 코스닥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제2의 벤처 열풍’을 외치고, 정부도 국민성장펀드 등을 통해 모험자본 공급을 확대키로 한 데 따른 것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21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스타트업·벤처 열풍시대를 열고, 이를 ‘모두의 성장’을 위한 동력원으로 삼겠다”고 선언했다. 특히 ‘김대중 전 대통령 시절의 IT 벤처 열풍’을 언급한 만큼, 당시 최고점을 기록한 코스닥 시장의 기대감은 더 커졌다.

정부가 코스닥 시장 활성화를 올해 주요 과제로 꼽은 점도 코스닥 투자자들에게는 기대 요인이다.

정책펀드와 모험자본 공급 활성화로 코스닥 상장 기업들의 실질적인 성장이 이어지고, ‘다산다사(多産多死) 상장폐지 강화 정책’ 등으로 코스닥 시장에 붙어 있는 ‘부실시장’ 꼬리표까지 뗀다면 기관자금은 물론 개인과 외국인 투자자까지 코스닥 시장으로 발길을 돌릴 수 있다.

한 시장 전문가는 “기관의 투자가 늘어나면 기업은 안정적으로 오랜 기간 자금을 조달할 수 있고, 이는 코스닥 기업들의 성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과거 열풍은 버블로 끝났지만, 같은 과오를 반복하지 않고 정말로 대한민국 경제의 체질을 바꿀 수 있는 구조적 전환점 역할을 코스닥이 한다면, 천스닥을 넘어 ‘삼천닥’ 시대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김남석 기자 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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