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 불확실성 극복한 새 이정표

"넥스트 레벨 도약 분기점 넘은것"

"관건은 기업의 성장 지속 가능성"

미리캔버스가 그린 일러스트.
미리캔버스가 그린 일러스트.

코스피 지수가 마침내 장중 5000선을 돌파했다. 1980년 지수 산출을 시작한 후 46년 만에 한국 경제에 새 이정표를 세웠다. 대외 불확실성 속에서 국내 증시가 전인미답의 지수 영역에 진입했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다만, 상승세가 인공지능(AI)과 반도체·방산 등 일부 대형주에 집중되고, 내수 활성화 등 경제 기초체력이 미처 회복되지 상황에서 나온 기록이라 불안감도 크다. 전문가들은 혁신과 성장이 없다면 '육천피'(코스피 6000포인트)는커녕 '오천피'도 사상누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장 대비 42.60포인트(0.87%) 상승한 4952.53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4987.06으로 출발한 코스피는 개장 직후 5000선을 돌파하며 장중 5019선까지 치솟았다. 이후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며 5000선을 밑돌았지만, 종가 기준으로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증시 강세는 미국발 훈풍이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 8개국을 상대로 예고했던 '그린란드 관세'를 전격 철회하면서, 간밤 뉴욕 증시 3대 지수는 일제히 1%대 상승 마감했다. 이러한 글로벌 투자심리 호전이 국내 증시로 이어지며 코스피를 사상 최고치로 끌어올렸다.

증권가에서는 코스피 5000선 돌파를 단기 이벤트보다는 국내 증시가 새로운 지수 레벨에 진입할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과거 고점 국면과 달리 지수 상승 과정에서 기업 이익 추정치가 유지되고 있다는 점에서 구조적인 변화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윤창용 신한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 5000은 기대가 앞선 결과라기보다 이익 수준이 실제로 상향됐는지를 시험하는 숫자"라며 "내러티브 중심 장세에서 숫자로 검증받는 단계로 넘어가는 구간"이라고 평가했다.

지수 상승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주 실적 개선이 주도하고 있다. 최근 코스피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0배 초반 수준으로, 지수 급등에도 불구하고 역사적 평균에 머물러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 이익 성장이 뒷받침됐던 강세장 국면에서는 12배 수준까지 리레이팅이 이뤄졌던 만큼, 추가적인 이익 상향이 이어질 경우 지수 상단이 더 열릴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증시의 질적 도약을 위해서는 성장 동력의 확산 여부가 관건으로 꼽힌다. 반도체와 수출주에 집중된 상승 흐름이 내수와 투자로 이어지지 못할 경우 지수 변동성이 재차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책 환경 역시 지수의 하단을 지지하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정부의 자본시장 구조 개선과 기업가치 제고 정책이 밸류에이션 하단을 방어하는 가운데, 통화 완화 기대와 AI 관련 이익 상향이 이어질 경우 상반기까지는 비교적 우호적인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다만 하반기에는 물가 재상승 등 대외 변수에 따라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또다른 도약을 위해 빠른 구조개혁과 기업 경쟁력 강화가 시급하다고 본다. 수출 중심의 이익 개선이 내수 투자 회복과 지배구조 개선으로 이어지면 한국 증시는 한 단계 높은 밸류에이션을 정당화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오천피는 또 하나의 시험대로 남을 수 있다는 것이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 상무는 "밸류업 프로그램 가동 이후 주주환원 강화, 기업 거버넌스 선진화 등 증시 체질 개선이 진행되는 점은 시장에 긍정적 요인"이라면서도 "결국 핵심 관건은 기업들의 이익 성장세의 지속 가능성"이라고 짚었다.

김지영 기자 jy1008@dt.co.kr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김지영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