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사상 처음 5000선을 넘어서는 강세를 보이자 수익률을 인증하는 투자자들의 게시물이 잇따르고 있다. 그러나 시장 한편에서는 상승 흐름을 체감하지 못한 개인 투자자들의 박탈감도 커지고 있다. 지수는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지만 상승이 대형주와 일부 업종에 집중되면서 체감 수익률은 크게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연초 이후 20거래일여 만에 20%에 가까운 상승률을 기록했다. 반면 개인 투자자 비중이 높은 코스닥지수는 같은 기간 4% 남짓 오르는 데 그쳤다. 지수 간 수익률 격차가 크게 벌어진 것이다.

코스피 시장 내부에서도 흐름은 엇갈렸다. 이달 들어 대형주 지수는 약 20% 상승했지만, 중형주와 소형주 지수는 각각 8%, 1%대 상승에 머물렀다. 지수 상승이 다수 종목으로 확산되기보다는 일부 종목에 집중된 모습이다.

상황이 이러하자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불만 섞인 반응도 나온다. 한 개인 투자자는 소셜미디어에 "저만 못 먹었네요. 푼돈 넣으면 항상 올라요"라는 글을 올렸다. 지수 급등에도 불구하고 상승 흐름을 체감하지 못했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연초 중·소형주 강세를 기대했던 '1월 효과'도 힘을 받지 못했다. 반도체 대형주를 중심으로 형성된 상승 흐름이 자동차, 원전, 방산 등으로 옮겨가며 순환매 양상을 보이기는 했지만, 매수세가 중·소형주 전반으로 확산되지는 못했다. 결과적으로 시장의 관심은 여전히 제한된 범위에 머물렀다는 분석이다.

시장 통계 역시 이를 뒷받침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연초 이후 6거래일간 코스피가 8% 넘게 급등했지만, 이 기간 코스피의 상승 종목 수와 하락 종목 수의 평균은 각각 316개, 470개를 기록했다"며 "하락 종목 수가 상승 종목 수보다 많은 구간에서 지수가 급등했다는 것은 반도체, 조선, 방산, 자동차 등 소수 업종에만 랠리 온기가 집중됐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현상은 지난해부터 누적돼 왔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이 증권사 고객 계좌 가운데 손실 상태에 있는 계좌는 전체의 43.1%에 달했다. 코스피가 연간 기준 큰 폭으로 상승했던 해였지만, 투자 성과는 계좌별로 크게 갈렸다는 의미다. 실제로 지난해 코스피·코스닥 양 시장 상장 종목 가운데 약 40%는 연초 대비 주가가 하락했다.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지수보다 종목 간 차별화가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신현용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코스피는 중·소형주 대비 대형주의 상대강도 확대가 지속되는 상황"이라며 "대형주에 집중된 상승장이 나타나며 쏠림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최근 상승 종목 비율은 약 50.4%로 여전히 낮은 수준인 반면에 10% 이상 급등 종목 비율은 약 10.3%로 1년 내 최대 수준으로까지 확대돼 순환매에 대한 갈증이 심화할 수 있다"며 "순환매로 인한 소외주의 급등이 추후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유진아 기자 gnyu4@dt.co.kr

[우리은행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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