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이르면 하반기 첫 공개"
애플은 핀 형태의 단말 개발 중
구글·메타 등도 참전할까 촉각
인공지능(AI)이 스마트폰에 에이전트로 탑재되는 데서 나아가 전용 '단말'이라는 물리적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AI 전용 단말 개발에 뛰어들었다.
최근 오픈AI가 올 하반기 AI 오디오 단말 출시 계획을 공식화한 데 이어, 애플 역시 AI 웨어러블 단말 개발에 나섰다. AI 전용 디바이스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는 것이다.
미 IT매체 디인포메이션은 21일(현지시간) 애플이 핀(pin) 형태의 AI 웨어러블 단말을 개발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이 기기는 사용자가 옷에 부착해 사용하는 휴대용 단말로, 두 개의 카메라와 세 개의 마이크(또는 스피커)가 탑재될 가능성이 크다. 테크크런치도 같은 날 디인포메이션 보도를 인용해 "오픈AI에 뒤지지 않기 위해 애플도 AI 웨어러블을 개발 중"이라며 애플의 AI 하드웨어 전략을 집중 조명했다.
AI 단말 경쟁은 오픈AI에서 시작됐다. 오픈AI의 글로벌 업무책임자 크리스 레헤인은 21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에서 "이르면 올해 하반기 첫 AI 하드웨어 제품을 공개할 수 있다"고 밝히며 AI 단말 출시 계획을 재확인했다.
외신에 따르면 오픈AI가 준비 중인 제품은 오디오 기능에 특화된 AI 단말로, 이어폰 형태일 가능성이 거론됐다. 챗GPT로 대표되는 생성형 AI를 일상 속에서 더 자연스럽게 활용할 수 있는 '전용 인터페이스'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애플의 움직임은 이러한 흐름에 대한 대응이자 차세대 컴퓨팅 플랫폼을 선점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디인포메이션은 애플이 개발 중인 AI 단말을 "알루미늄과 유리 외피를 갖춘 얇고 평평한 원형 디스크"로 예상했다. 크기는 에어태그와 유사하지만 약간 더 두꺼운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 단말에는 사진과 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 두 개의 카메라(표준 렌즈와 광각 렌즈), 물리적 버튼, 스피커가 장착되고, 후면에는 핏빗(Fitbit)과 유사한 충전 스트립이 적용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핀 형태로 옷에 부착해 스마트폰을 꺼내지 않고도 AI와 상호작용하는 방식이 핵심 콘셉트다.
애플은 오픈AI를 비롯한 경쟁사들의 행보에 자극 받아 프로젝트의 개발 속도를 높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제품은 이르면 2027년 출시될 가능성이 있다. 출시 초기 누적 판매량이 2000만대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애플은 관련 보도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아이폰 이후의 '포스트 스마트폰' 시대를 대비한 실험적 시도로 보고 있다.
다만 AI 단말이 실제로 소비자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애플 출신들이 설립한 스타트업 휴메인(Humane)은 AI 핀을 출시한 바 있으나, 기대에 못 미치는 사용자 경험과 한계로 인해 출시 2년 만에 사업을 접고 자산을 HP에 매각한 바 있다. 이 사례는 AI 단말이 명확한 사용 가치와 생태계를 갖추지 못할 경우 실패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픈AI와 애플이 잇달아 AI 단말 시장에 뛰어들면서, 구글·메타 등 다른 빅테크 기업들로 개발 경쟁이 확산될지 관심이 쏠린다. AI 단말이 스마트폰을 대체하는 새로운 주력 기기가 될지, 아니면 스마트폰을 보완하는 보조 인터페이스로 자리 잡을지도 관전 포인트다.
분명한 것은 생성형 AI의 진화가 이제 '화면 속 서비스'를 넘어 '몸에 지니는 기기'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AI 단말이 차세대 플랫폼 경쟁의 장이 돼가고 있다.
이규화 대기자 david@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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