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 기자회견 직전 홍익표에 내용 전달
일부 최고위원들, 지도부 패싱에 ‘반발’
與내부, 오천피 상황에 ‘찬물’ 지적도
혁신당이 호남 지분 요구 가능성도 대두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조국혁신당에 전격 합당을 제안했다. 혁신당은 의원총회와 당무위원회 등을 통해 당내 의견을 수렴할 방침이다. 민주당 내부에선 정 대표의 일방적인 결정에 대해 반발이 나오는 등 내부 갈등 봉합이 숙제로 등장했다.
정 대표는 22일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혁신당에 제안한다. 우리와 합치자"고 밝히며 합당을 제안했다. 조국 대표는 합당 제안에 즉시 내부 의견 수렴 절차로 돌입했다. 조 대표는 "의원총회와 당무위원회의를 조속히 개최할 것을 지시했다"고 전했다.
두 정당의 합당 안건은 21일 오후 전격적으로 결정된 것으로 전해진다. 정 대표는 당 지도부에 합당 사실을 이날 오전 사전 최고위원회를 통해 알렸다. 그는 합당 관련 기자회견 직전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에게도 관련 사실을 전달했다.
최고위에선 당내 사전 교감이 전혀 없었다는 점을 들며 비판하고 나섰다. 강득구 최고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나는 당원들이 뽑아준 선출직 최고위원이지만 오전 9시30분 최고위가 열리기 전까지 합당 제안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며 "사전에 정해놓은 9시50분 기자회견을 불과 20분 앞두고 열린 오늘 회의는 논의가 아니라 당대표의 독단적 결정 사안을 전달받은 일방적 통보의 자리였다"고 지적했다.
황명선 최고위원도 "당의 진로를 좌우하는 합당은 지도부와 협의를 거쳐 당원 총의를 묻고 당원의 뜻에 따라 결정돼야 한다"며 "최고위원들마저 오늘 아침 갑작스럽게 소집된 비공개 최고위에서 통합 소식을 처음 접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추진 과정의 문제가 드러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언주 최고위원 역시 "당의 진로와 정체성, 당원 주권이 걸린 중차대한 문제임에도 당원과 의원들은 물론 최고위원들조차 사전에 의제 공유나 충분한 논의 절차를 거치지 못했다"며 "당원 주권 시대를 열겠다고 주장해 온 당대표가 정작 당원들이 직접 선출한 최고위원들의 의견은 외면한 채 합당을 밀어붙이는 것은 정당 민주주의와 당원 주권의 기본 원칙에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직격했다.
코스피5000 고지를 밟은 시점에서 발표한 것에 대해 비토 발언이 나오고 있다. 박홍근 의원은 "대통령이 외교와 경제의 큰 성과를 내면 번번이 당에서 큰 이슈나 풍파가 일어나 그 의미를 퇴색시켰다. 오늘도 마찬가지"라며 "이게 벌써 몇 번째냐"고 질타했다.
특히 호남권에서 반발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혁신당이 호남권에서 그나마 지지율이 가장 높은 만큼 민주당에 호남에 대한 지분권을 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리얼미터가 12~16일 광주·전라 거주자 1003명에게 정당 지지도를 물은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조사 응답률 3.8%·중앙선거여론조사심위원회 참조) 혁신당은 6.2%로 나타났다. 이는 국민의힘(19.3%)보다도 낮은 수치다.
한 민주당 의원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당원주권정당 취지에도 안 맞고 결격자들의 억지성 합당지분권 요구로 인한 갈등이 벌써 눈에 보인다"며 "당원주권정당답게 당원들 의사를 먼저 듣고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밝혔다.
윤상호 기자 sangho@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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