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4분기 및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

4분기 –0.3%…투자 부진이 성장률 끌어내려

“올해 성장률 1.8% 전망…소비·수출 회복 기대”

이동원 한국은행 경제통계2국장이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5년 4/4분기 및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속보) 기자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이동원 한국은행 경제통계2국장이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5년 4/4분기 및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속보) 기자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지난해 우리나라 경제가 연간 기준으로는 1% 성장률을 기록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회복되고 민간·정부 소비도 증가했지만, 건설과 설비투자가 예상보다 크게 위축되면서 성장세는 기대에 못 미쳤다. 특히 4분기 들어 역성장하면서 연간 성장률이 ‘턱걸이’에 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은행은 22일 발표한 ‘2025년 4분기 및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GDP)’에서 지난해 연간 실질 GDP가 전년 대비 1.0% 성장했다고 밝혔다. 이는 한은이 지난해 11월 경제전망에서 제시한 연간 성장률 전망치와 같은 수준이다.

다만 지난해 4분기 실질 GDP가 전 분기 대비 0.3% 감소하면서 연간 성장률은 1% 선에 간신히 턱걸이했다. 분기 기준으로 GDP가 감소한 것은 지난해 1분기 이후 3분기 만이다.

◇연간 성장률 1.0%…수출·소비가 버팀목

연간 성장 구조를 보면 수출과 소비가 사실상 성장의 대부분을 책임졌다. 지난해 민간소비는 전년 대비 1.3% 증가했고, 정부소비도 2.8% 늘었다. 민간소비는 2023년 이후 2년 만에, 정부소비는 2022년 이후 3년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수출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4.1% 늘며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했다.

반면 건설투자는 연간 기준 –9.9%를 기록하며 성장률을 크게 끌어내렸다.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이다. 설비투자는 연간 기준으로는 2.0% 증가했고, 지식재산생산물투자도 2.9% 늘었지만 건설 부문의 부진을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경제활동별로는 제조업이 2.0%, 서비스업이 1.7% 성장한 반면 건설업은 –9.6%를 기록했다.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연간 기준으로 1.7% 증가해 실질 GDP 성장률을 웃돌았다. 교역조건 개선으로 국민의 실질 구매력은 상대적으로 더 늘었다는 의미다.

이동원 한국은행 경제통계2국장은 설명회에서 “지난해 성장 흐름을 보면 수출과 소비가 버팀목 역할을 했지만, 건설투자가 이례적으로 큰 폭의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성장률을 제약했다”며 “건설 부문의 부진이 연간 성장률을 1% 수준에 묶어둔 가장 큰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4분기 –0.3% ‘역성장’…건설·설비투자 동반 위축

연간 성장 흐름과 달리 분기 기준으로는 성장세가 꺾였다. 지난해 4분기 실질 GDP는 전 분기 대비 0.3% 감소하며 3분기(1.3%) 이후 한 분기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은 1.5%를 유지했지만, 상승 폭은 직전 분기보다 둔화됐다.

한은은 4분기 역성장의 배경으로 기저효과와 투자 부진의 중첩을 들었다. 이 국장은 “3분기 성장률이 예상보다 높은 1.3%를 기록한 데 따른 기저효과가 컸다”며 “여기에 연말로 갈수록 건설 경기가 예상보다 더 나빠지면서 4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지출 항목별로 보면 민간소비는 의료 등 서비스 소비를 중심으로 전 분기 대비 0.3% 증가했고, 정부소비도 건강보험급여비 지출 확대에 힘입어 0.6% 늘었다. 반면 건설투자는 건물·토목 공사가 모두 줄며 3.9% 감소했고, 설비투자도 운송장비를 중심으로 1.8% 줄었다.

이 국장은 “공사비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수익성이 낮아진 상황에서 건설 수주는 쌓여 있지만 실제 시공으로 이어지는 비중이 줄어들고 있다”며 “조합과 시공사 간 공사비 증액 협상이 장기화된 점도 건설 부진을 키운 요인”이라고 말했다.

수출도 반도체 호조에도 불구하고 자동차와 기계·장비 수출이 줄며 전 분기 대비 2.1% 감소했다. 이에 따라 내수와 순수출의 성장 기여도는 각각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한편 4분기 실질 GDI는 전 분기 대비 0.8% 증가해 같은 기간 실질 GDP 성장률을 상회했다.

◇올해는 성장 확대 전망…“건설 부담 완화·재정 기여도 확대”

한은은 올해 경제 흐름이 지난해보다는 완만하게 개선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민간 소비와 재화 수출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증가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정부 예산 확대가 성장률을 뒷받침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실제로 올해 정부 예산은 전년보다 3.5% 늘어났고 재정의 성장 기여도 역시 지난해보다 확대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정부 지출의 성장 기여도는 0.5%포인트 수준이었다.

지난해 성장의 가장 큰 제약 요인이었던 건설 부문도 올해에는 부담이 일부 완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고공행진하던 공사비 부담이 점차 누그러지고 누적된 수주 물량이 시차를 두고 실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이다.

현재 한은은 올해 연간 경제성장률을 1.8%로 전망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한국의 올해 성장률을 1.9%로 제시한 바 있다. 이 국장은 “민간 소비와 재화 수출이 모두 증가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이고, 재정의 성장 기여도 역시 지난해보다 커질 가능성이 있다”며 “지난해 이례적으로 성장을 크게 제약했던 건설 부문의 부담도 올해에는 상당 부분 완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를 종합하면 올해 성장률은 지난해보다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유진아 기자(gnyu4@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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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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