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WEF) 연설에서 덴마크 자치령인 그린란드를 미국의 영토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그러나 그린란드를 손에 쥐기 위해 무력을 사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덴마크에 협상을 촉구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최대 우방인 서유럽 동맹국들이 진보·좌파 이념 속에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우크라이나·가자지구 등 글로벌 분쟁 해결 의지도 거듭 피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시간 20여분간 진행한 연설에서 자신의 그린란드 획득 야심의 정당성을 설명하는 데 긴 시간을 할애했다.
먼저 “미국 말고 어떤 나라도 그린란드를 안전하게 지킬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풍부한 희토류가 매장된 그린란드가 적국인 중국·러시아 사이에 낀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이며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미국의 그린란드 획득이 미국의 핵심 안보 이익일뿐 아니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둘러싼 국제 안보에도 부합한다면서 “그게 내가 그린란드를 다시 획득하는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즉각적인 협상을 추진하는 이유”라며 덴마크와의 협상 조기 개최를 희망했다.
자기 요구를 거부하는 덴마크를 향해서는 “은혜를 모른다”라고 비난했다. 캐나다에 대해서도 그린란드에 건설하려는 골든돔(차세대 미사일 공중 방어체계)의 혜택을 받게 될 것이라면서 “미국에 대해 감사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다만, “나는 무력 사용을 원하지 않고,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 확보 과정에서 무력은 쓰지 않겠다고 공언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이는 나토의 리더 국가인 미국이 나토 회원국인 덴마크의 영토인 그린란드를 무력으로 차지할 경우 나토가 존립 위기에 빠진다는 미국 내 우려와 유럽의 거센 반발 등을 감안한 결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 후 이집트와 정상회담에서 “군사력 사용은 논의 테이블에 없다. 그것은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재차 밝히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우리가 요구하는 건 그린란드의 완전한 소유권과 권리”라며 “임대계약으로는 방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유럽을 향해 “그들은 선택할 수 있다. (미국의 그린란드 획득에) ‘예’라고 하면 매우 감사할 것이지만, ‘아니다’라고 하면 우리는 기억할 것”이라며 관세 등 강력한 보복 조처를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정책, 연방정부 인력과 조직 축소, 제조업 및 에너지 산업 부흥, 인공지능(AI) 지원 등 지난 2년간 자신의 2기 행정부에서 이룬 성과들을 나열하면서 자신의 재집권 1년이 “경제 기적”이라고 자찬한 뒤 유럽에 대해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지 않다”, “유럽의 특정 지역들은 더는 알아볼 수 없을 지경이 됐다” 등의 언사로 거세게 비판했다.
유럽의 진보 정권들이 주도하는 친환경·친이민 정책을 지적한 것인데 “이것이 졸린 조 바이든 행정부와 수많은 서구 정부들이 매우 어리석게 따라간 길이었다”며 “솔직히 우리 세계의 많은 부분들이 바로 우리 눈앞에서 파괴되고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 후 같은 무대에서 진행된 대담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가자지구 전쟁 등의 해결 의지를 강조했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향해 “함께 모여 합의에 이를 수 있는 지점에 와 있다”며 “그들이 그렇게 하지 않으면 어리석은 것”이라고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양측을 중재하는 것을 두고 “이건 매우 어려운 균형잡기”라며 해결이 어렵다는 것을 강조했으며,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과 만날 예정이라고 전했다.
가자지구 전쟁과 관련해서는 자신의 평화구상으로 인해 “중동 평화를 이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평화구상 2단계의 중요 절차로 자신이 직접 의장을 맡은 가자지구 평화위원회의 참여를 세계 각국에 촉구하고 있으며, 22일 다보스 현지에서는 ‘평화위원회 헌장 서명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평화구상 2단계의 걸림돌로 전망되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무장해제와 관련해서는 “앞으로 2∼3일, 틀림없이 3주 안에는 그들이 할지 안 할지를 알게 될 것이다. 하지 않으면 매우 빨리 박살 날 것”이라며 하마스를 거세게 압박했다.
이규화 대기자(david@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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