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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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장 초반 1480원을 넘었다가 이재명 대통령의 환율 하락 전망 발언 이후 나흘 만에 하락 전환했다. 정부와 한국은행이 시장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환율 전망치나 목표 수준을 공개적으로 언급해오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 대통령이 하락 시점과 수준을 함께 제시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2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6.8원(0.46%) 내린 1471.3원에 거래를 마쳤다(오후 3시 30분 기준). 환율은 1480.4원에 출발해 장 초반 1481.4원까지 오르며 지난해 12월 24일 이후 한 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이후 하락세로 돌아서며 장중 한때 1467.7원까지 떨어졌다. 하루 변동 폭은 13.7원으로 지난해 말 이후 가장 컸다.

이날 환율은 장 초반까지만 해도 상승 압력이 우세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른바 ‘그린란드 관세’ 발언으로 미국과 유럽 간 갈등이 부각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위험회피 심리가 확산됐기 때문이다.

연초 이후 해외주식 투자 확대에 따른 달러 환전 수요도 원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실제로 환율이 장중 1480원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12월 24일 이후 처음이었다.

하지만 이재명 대통령이 이날 신년 기자회견에서 환율 하락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시장 심리가 빠르게 반전됐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특별한 대책이 있으면 이미 했겠다. 정부가 할 수 있는 유용한 많은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며 “관련 책임 당국에 의하면 한두 달 정도 지나면 1400원 전후로 떨어질 것이라 예측하고 있다. 지속적으로 가능한 수단을 발굴하고 환율이 안정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정부와 한국은행이 그간 환율 안정을 위해 달러 수급 불균형 해소 대책을 내놓으면서도 특정 수준의 환율이나 시기를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않아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발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에서는 대통령이 사실상의 구두개입에 나서며 환율 불안 심리를 진정시키려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엔화와의 비교도 이어졌다. 이 대통령은 “원화 환율은 엔화 환율에 연동된 측면이 있다. 일본에 비하면 우리는 평가절하가 덜 된 편”이라며 “일본 기준에 그대로 맞추면 아마 1600원 정도 돼야 하는데, 엔·달러 연동 수준에 비하면 원화는 좀 견디고 있는 편이라고 봐주면 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이 전해진 이후 환율은 상승분을 반납하며 하락 폭을 키웠다. 여기에 외환시장 ‘큰손’으로 꼽히는 국민연금이 오는 26일 열리는 올해 첫 기금운용위원회에서 해외투자를 줄이고 국내투자를 늘리는 방향으로 자산 배분 조정안을 논의할 예정이라는 소식도 전해지면서 환율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시장에서는 중장기적으로 원화가 반등하면서 환율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로버트 슈바라만 노무라 글로벌 매크로 리서치 대표는 연말 원·달러 환율이 1380원 수준까지 내려갈 것으로 내다봤다. 슈바라만 대표는 이날 세계경제연구원 주최 조찬 강연에서 “원화 가치가 최근 미 달러 대비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까지 하락했지만 외환위기 상황과는 거리가 멀다”며 “막대한 경상수지 흑자와 견고한 한국 경제 펀더멘털을 감안하면 올해 하반기 원화가 미 달러 대비 반등하더라도 놀랍지 않다”고 말했다.

유진아 기자 gnyu4@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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