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 중인 자기주식 소각을 강제하는 3차 상법 개정안 발의를 앞두고 기업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합병이나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생긴 특정 목적 자기주식까지 소각할 경우 재무구조가 악화될 수 있다고 반발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특정 목적 자사주 역시 합병이나 분할 등 기업의 의도에 따라 발생한 것이고, 자사주를 취득할 때부터 회계상 마이너스(-)로 처리돼 재무구조에 미치는 영향도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경제8단체는 합병 자기주식까지 소각을 강제할 경우 경영 불확실성이 커진다며 소각의무 면제를 요구했다.
경제8단체는 배당가능이익 내에서 자발적으로 취득한 자기주식은 개정안의 입법취지에 부합하지만, 합병 등의 과정에서 비자발적으로 취득한 자기주식은 해당사항이 없어 소각의무를 면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대한상공회의소는 특정 목적으로 취득한 자기주식을 소각하면 자본이 감소해 업력별 고유사업을 하지 못하게 되는 상황도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합병 등의 과정에서 취득하는 자기주식은 자본금에 해당해 소각 시 상법상 감자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것이다. 자본금이 줄어들면 자기자본비율이나 부채비율 등 재무구조가 악화되고 신용등급이 하락해 대출과 투자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우용 한국상장사협의회 정책부회장은 "배당 가능 이익으로 취득한 자사주는 소각하되 어쩔 수 없이 취득한 자사주에 대해서는 유예 기간을 주거나 면제해달라는 의미"라며 "특정 목적에 의해 취득한 주식을 소각할 때에는 채권자 이의 절차를 거치도록 돼있는데, 상법상 채권자가 이의를 제기하면 상환 등 대응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 같은 기업들의 주장에 허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특정 목적으로 취득한 자사주 역시 기업들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고, 기업들이 특정 목적으로 취득한 자사주의 규모는 집계조차 되지 않은 상황이라는 것이다.
특히 기업들이 주장하는 자본금 감소는 사실이지만, 자사주 소각으로 인한 회계상 부채비율 등 기업 재무구조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인 상황이다.
부채비율은 자본금이 아닌 자본총계와 부채총계를 가지고 계산하는데, 자사주는 목적에 관계 없이 '자본조정' 계정에 마이너스 항목으로 집계돼 이미 취득 당시부터 부채비율을 높이게 된다. 이를 소각한다 하더라도 마이너스 계정이 사라지는 것일 뿐, 전체 자본총계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특정 목적으로 취득한 자사주를 소각할 때 자본금 자체는 줄어들지만, 이 역시 무상증자 등으로 충당하면 자본금에 따른 불이익도 없앨 수 있다.
이상헌 iM증권 연구원은 "물적 분할로 자사주가 생겼다고 한다면, 기업이 물적 분할을 한 이유를 생각해 봐야 한다"며 "결국 그 행위가 기업에 이익이 된다고 생각한 의도에서 자사주가 생겨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남석 기자 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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