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입지 논란과 관련해 “시장을 이기는 정부는 없다”며 기존 정부 방침을 뒤집기 힘들다고 밝혔다. 다만 기업들을 대상으로 설득이나 유도를 할 수 있다고 말해 여지를 남겼다.

이재명 대통령은 2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새만금 이전에 대한 질문을 받고 “정부 방침을 뒤집기 쉽지 않다”면서도 “설득이나 유도는 할 수 있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13기가와트의 전력이 필요하다는 언급을 하면서 “원자력 발전소 10개가 있어야 하는데 그 전력을 어디에서 해결할 거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남부에서 송전망 만들어서 대주면 그 지역이 가만히 있겠냐”면서 “한강에 가뭄와서 수량이 부족하면 수도권 식수가 문제될 텐데 용수는 어떻게 할 거냐”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기업의 생리를 ‘부모와 자식’ 관계에 빗대어 설명을 이어갔다. 그는 “기업은 돈이 되면 부모가 말려도 하고, 돈이 안 되면 아들이나 딸내미가 부탁해도 안 한다. 그게 기업”이라며 “정치권에서 부탁한다고 해서 기업 배치가 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누가 손해 나는 일, 망할 일을 하겠느냐”며 “경제적 요인이 가장 중요하며, (기업이 지방으로 갈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지 정부가 강제로 옮기라 마라 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다만 “시장을 이기는 정부는 없지만 정부를 이기는 시장도 없다”며 “정부의 정책으로 결정한 걸 제가 뒤집을 수는 없지만, 지방균형발전과 모두의 발전 성장을 위해 국민들이 힘을 모아주면 거대한 방향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2040~2050년까지 계획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사업은 예정대로 진행될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워낙 규모가 크고 2050년까지 계획된 것을 지금 정부 정책으로 결정해 놓은 이상 제가 뒤집을 수는 없다”며 정책의 연속성을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현재의 수도권 집중형 전력 수급 체계가 한계에 봉착했다는 점도 명확히 했다. 이 대통령은 “지방에서 전기를 생산해 수도권으로 송전탑을 대대적으로 만들어 보내는 방식은 이제 안 된다”며 “주민들이 가만히 있겠느냐. 벌써 지역 연대 투쟁체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용인 지역의 원전 건설 불가론과 용수 문제 등을 거론하며 “가스 발전소 몇 개로 감당하기 쉽지 않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 대통령은 결론적으로 “어쩔 수 없는 환경이 도래할 가능성이 많다”며 “지역 균형 발전 차원에서 전기가 생산된 지역에서 쓰이게 하는 것이 대원칙”이라고 말했다. 기업의 ‘이윤 추구’라는 시장 논리를 존중해 용인 클러스터는 인정하되, 향후 국가 산업 배치는 전력 생산지와 소비지를 일치시키는 방향으로 유도하겠다는 ‘투 트랙’ 전략을 공식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윤정 기자(kking15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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