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초 6400억원대 어음 사기 사건으로 ‘희대의 사기꾼’으로 불렸던 장영자(82)씨가 최근 사기 혐의로 또다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장씨는 이번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되면 여섯 번째 수감된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4단독 박강균 부장판사는 지난 14일 사기 혐의로 기소된 장씨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 장씨는 지난해 154억원 규모 위조 수표 사건으로 구속됐다.
장씨는 2022년 10월 경북 경주시에서 지인을 통해 알게 된 피해자에게 사찰 인수를 명목으로 9억원에 매매 계약을 맺었다. 장씨는 매매대금 중 5억5000만원을 지급하고, 근저당권 해소를 위해 3억5000만원을 빌려주면 공동명의로 사찰을 인수하겠다고 제안했다. 이를 믿고 피해자는 장씨에게 1억원을 우선 빌려줬다. 그 과정에서 장씨가 5억5000만원을 일시 지급하겠다며 수표를 제시했지만, 이미 만기가 지난 부도수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매매 대금과 관련해 부도수표를 제시하고 이행을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자금을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했다”며 인수 의사 자체가 없었다고 판단했다. 또 “피고인이 별다른 재산이나 소득이 없고 21억원이 넘는 세금을 체납한 점 등을 근거로 변제 능력도 없었다”며 “큰 금액의 자금을 조달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볼만한 근거를 찾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사찰을 인수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계약금을 지급하면 승려와 공동 명의로 인수하겠다고 피해자를 기망해 자금을 편취해 죄질이 나쁘다”고 밝혔다.
장씨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인척으로, 1983년 남편 이철희 전 중앙정보부 차장과 함께 6400억원대 어음 사기 사건을 주도한 혐의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1990년대와 2000년대에도 수백억원대 사기 사건으로 수차례 실형을 선고받았다. 2022년 만기 출소했으나 지난해 154억원대 위조 수표 사건으로 다섯 번째 수감돼 복역 중이며, 이달 말 출소할 예정이다.
박양수 기자(yspark@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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