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소득 250만원이 기초연금 34만원 받는 게 맞나”

일부 입법 지연에 답답함 토로 “장관, 더 싹싹 빌어보라”

이재명 대통령이 2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2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은 20일 국내 생리대의 가격 문제를 거론하면서 “아주 기본적인 품질을 갖춘 생리대를 싸게 만들어 무상 공급하는 방안을 연구해보려 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해외 생리대보다 우리나라가 40% 가까이 비싼 것 같은데, 싼 것도 만들어 팔아야 가난한 사람도 쓸 것 아니냐”며 이같이 말했다.

국내 생리대가 고급화해서 비싸다는 주장에 대해선 “소비자에게 선택권을 줘야 한다. 정부가 지원해주면 속된 말로 바가지 씌우는 데 도움만 주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에게 “이런 식으로 하면 국가가 개입해야 한다”며 “아예 위탁 생산해서 일정 대상에게 무상 공급하는 것도 검토해보라”고 지시했다.

덧붙여서 “돈을 대주지 않고 생리대를 주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하위 70%까지 기초연금의 수급 자격이 주어지는 현 제도와 관련, “월 소득 250만원인 사람이 34만원을 받는 게 좀 이상하다”며 “재정 부담은 1년에 몇조원씩 늘어나는데 그렇게 하는 게 맞느냐”고 물었다.

이어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노인 빈곤 문제도 심각한데, 필요하다면 하후상박식으로 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제안했다.

이 대통령은 일부 정책과 관련, 국회에서의 입법 과정이 늦어지는 점에 답답함을 토로하며 기관장들의 노력을 촉구했다.

산업재해 보상 처리 기간 단축, 중대재해 조사 결과 공개 등 산업안전 관련 제도 개선에 대해 “입법이 안 되고 있느냐”며 “이래서 일을 어떻게 하느냐”고 토로했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이 “(국회에) 더 가서 빌든지 하겠다”고 말하자 “잘 비는 실력이 부족한 것 아니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어 “민생에 관한 입법까지 의견이 다르다고 막히면 어떡하냐. 뭐든지 자기 뜻대로 하면 어떻게 제도 운영이 되느냐”며 “더 빠른 속도로 싹싹 빌어보라. 더 빌고 설득하라”고 주문했다.

규제 정비 관련 법안에 대해서도 김민석 국무총리에게 “쟁점 법안도 아닌데 왜 그렇게 오래 걸리냐”며 “(행안위는) 민주당이 상임위원장인데 뭐가 그렇게 오래 걸리냐. 빨리 좀 하라고 하라”고 재촉했다.

이 대통령은 공직자의 청렴성과 기강도 강조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의 보고를 받는 과정에서 이 대통령은 “국토부 소관 업무가 돈과 관계된 게 너무 많다. 엄정하게 하셔야 한다. 공직자들이 오염이 많이 돼 있다는 의심도 있다. 과감하게 인사 조처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면서 “돈이 마귀”라는 평소 지론을 재차 강조했다.

일부 재외공관장의 행태를 두고도 “물리적으로 동떨어져 있으니 현지 직원을 성추행했느니, 폭언했느니 뉴스도 나오고 그런 망신이 없다”며 “암행 감찰을 하든 현지 기업이나 주민 얘기를 상시로 듣든 수를 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모든 부·처·청이 마찬가지다. 정실 인사는 최대한 자제하고 신상필벌은 엄정하게 해야 한다”며 “조직의 수장이 인사를 엉터리로 하면 뒤에서 다 욕한다. 그러면 체통이 떨어지고 조직 관리가 안 된다”고도 당부했다.

일부 부처 업무와 관련해서는 합리적 의견 수렴과 토론을 당부했다. 신규 원전 건설 여부를 둘러싼 공론화 과정과 관련,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에게 “이념 의제가 돼 합리적 토론보다 정치 투쟁 비슷하게 되는 경향이 있는데, 이를 최소화하고 난타전을 하더라도 따로 헤어져 싸우지 말고 모여서 논쟁하게 하라”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국민 여론은 압도적으로 ‘지금 전기 문제를 해결하려면 원전이 추가 필요하다’는 것 아니냐”며 “최대한 의견을 수렴하라”고 했다.

박양수 기자(ys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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