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김앤장 등 대형 로펌 변호사 선임

개보위, 예산·인력 제약에도 적극 대응

서울 을지로의 SK텔레콤 T타워. SKT제공
서울 을지로의 SK텔레콤 T타워. SKT제공

SK텔레콤이 개인정보보호위원회로부터 부과받은 1300억원대 과징금에 불복해 행정소송에 나서면서, 국내 1위 통신사와 개인정보 보호당국 간 법적 분쟁이 본격화했다. 제한된 예산과 인력의 개인정보위가 대형 로펌을 대리인으로 선임한 거대기업을 상대해야 하는 ‘다윗과 골리앗’ 구도여서 송사 전개 과정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0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SKT는 지난 19일 오후 서울행정법원에 개인정보위의 과징금 부과 처분을 취소해 달라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SKT의 대리인단은 김앤장 등 대형 로펌 소속 변호사 6명으로 꾸려졌다. 이들은 부장판사 출신 전관 변호사를 비롯해 개인정보 보호, 행정소송 등 분야 대형 프로젝트 자문 경험이 풍부한 거물급 법조인들이다.

앞서 개인정보위는 지난해 8월 해킹으로 인해 2324만4649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사건과 관련해 SKT의 보안 조치 등에 책임이 있다고 판단하고 1347억91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번 사건은 개인정보위 출범 이후 단일 기업 기준 최대 과징금 사례다. 2022년 구글과 메타에 부과했던 1000억원 규모의 과징금을 넘어선다.

SKT는 과징금 규모가 과거 구글·메타 사례와 비교할 때 과도해 형평성 측면에서 어긋난다는 점을 소송에서 집중 부각시킨다는 전략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사고 이후 보상안과 정보보호 체계 강화를 위해 총 1조2000억원을 투입한 점, 현재까지 개인정보 유출로 인한 금융 피해 사례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할 예정이다.

반면 개인정보위는 법과 고시에 따라 정당하게 산정된 과징금이라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구글·메타 사례는 해킹으로 인한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아니었던 만큼 직접적인 비교 대상으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더구나 구글·메타 과징금 부과 이후인 2023년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으로 과징금 산정 방식이 새롭게 정해져 두 사례를 단순 비교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SKT 과징금 규모는 국내 매출 기준으로 합당하게 산정했다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이번 소송은 대리인단의 면면과 예산을 봤을 때 다윗과 골리앗의 대결 형국이다. 개인정보위의 올해 소송 관련 예산은 약 8억원 정도로 전년(4억2000만원)보다는 늘었지만, 거대기업이 대형 로펌을 선임해 투입하는 비용과 비교하면 턱없이 적다.

인력과 외부 요인 측면의 한계도 분명하다. 개인정보위 송무팀은 지난해 4월 출범해 아직 경험이 적고 인원도 현재 6명에 그친다.

팀장을 제외한 팀원 대부분이 경력 2~3년차 새내기 변호사다. 대형 로펌의 거물급 변호사를 상대하기엔 힘에 부칠 수밖에 없다. 이번 송사를 대리할 외부 법무법인 선임도 쉽지 않다. 초거대 대기업과 대형 로펌을 상대하는 데 부담을 느껴 수임을 거절하는 곳이 많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개인정보위는 법리 대응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SKT 사건 조사와 처분 과정 전반에서 미리부터 소송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철저히 대비해왔던 것으로 전해진다.

개인정보위 관계자는 “개인정보 보호 안전 조치를 충실히 하지 못한 것에 대해 과징금을 부과한 사안”이라며 “관련 쟁점에 충실히 대응해 소송 결과가 잘 나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혜선 기자 hsle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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