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릴 예정인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릴 예정인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19일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의 인사청문회는 예상대로 파행이었다. 여야가 가까스로 전체회의를 열었지만, 후보자 출석 없이 공방만 주고받으며 대치를 이어갔다. 국민의힘은 이 후보자의 제출 자료가 전체 요구자료의 15%에 불과하다며 이런 상태에서 청문회를 열 수 없다고 했다. 개혁신당과 조국혁신당 등 다른 야당 의원들도 자료 제출 미흡과 후보자 태도를 문제 삼았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후보자 없는 인사청문회가 어디 있느냐고 항의했다.

이혜훈 후보자는 ‘비리 백화점’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다양한 의혹에 휩싸여 있다. 인격 모독에 가까운 보좌관 대상 갑질과 폭언, 보좌진에 대한 댓글 작업 지시, 서울 강남 아파트 부정 청약 당첨 의혹, 영종도 땅 투기·증여세 탈루·자녀 학위 취득때 아빠 찬스 논란, 병역 및 취업 특혜 의혹, 대부업 투자 논란 등 한두가지가 아니다. 중도 낙마한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지명자, 이진숙 교육부 장관 지명자의 낙마 사유는 이 후보에 비하면 조족지혈이다. 그런데도 이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상세히 소명할 것이라면서 자료도 제대로 제출하지 않고 버티고 있다. 무엇이 이 후보를 이토록 당당하게 만드는 것인지 국민들은 의아해 한다.

이 후보의 자질이 문제가 되면서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율도 영향을 받고 있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이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재선인 장철민 의원은 “(보좌관에 대한) 이 후보자의 폭언을 듣고 제 가슴이 다 벌렁벌렁하다”며 “사람에게 저런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어떤 공직도 맡아선 안 된다”고 했다. 박정 의원도 “범죄 수준이 된다면 민주당 의원들이 그걸 방어할 이유도 없다. 장애물이 된다면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저희가 치워야 한다”고 말했다. 김상욱 의원은 “국민들이 받아들이기 힘들 만큼 매일같이 각종 의혹과 비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며 “이 후보자는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일단 청문회 결과를 지켜보자는 입장이지만 대다수 의원들의 생각은 장 의원이나 박 의원과 같을 것이다.

박성주 국가수사본부장은 이 후보자의 갑질 의혹 등과 관련해 7건의 고발장이 접수됐다며 “서울 방배경찰서에서 집중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도덕성과 고위 공직자로서의 자질을 의심받고 있는 이 후보자는 고립무원의 처지다. 수사 대상에 오르고 여당내에서조차 ‘출구전략’ 얘기가 나오는 지금, 자진 사퇴해 임명권자의 부담을 덜어주는 게 그에게 남은 최후의 선택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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