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2025년 12월 생산자물가지수’ 발표
국내 생산자물가가 4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반도체 가격이 오름세를 이어간 가운데 농산물 가격이 계절적 요인으로 크게 뛰면서 상승 폭이 다소 확대된 영향이다. 반면 에너지는 국제유가 하락 영향으로 전월 대비 내림세를 보였다.
한국은행이 20일 발표한 '2025년 12월 생산자물가지수(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생산자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4% 오른 121.76(2020=100)을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석 달 연속 상승세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1.9% 올라 전월과 같은 상승률을 유지했다.
생산자물가는 소비재뿐 아니라 기업 생산 과정에 투입되는 원재료와 중간재, 자본재 가격까지 포괄하는 지표로 일정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선행지표로 활용된다.
농림수산품은 농산물과 축산물이 동반 상승하면서 전월 대비 3.4% 올랐다. 농산물 가격은 전월 대비 5.8% 상승하며 그간의 하락 흐름에서 반등했다. 세부 품목 중에서는 사과(19.8%)·감귤(12.9%)·닭고기(7.2%)·물오징어(6.1%)·D램(15.1%)·플래시메모리(6.0%)·동 1차정련품(9.9%)이 급등했다. 반대로 경유(-7.3%)·나프타(-3.8%) 등은 떨어졌다.
이문희 한은 경제통계1국 물가통계팀장은 농산물 가격 반등 배경에 대해 "농산물은 계절적인 수급 변동 영향이 큰 품목으로, 일부 과일의 수확 지연에 따른 일시적인 공급 차질이 있었다"며 "겨울철인 12월부터 2월 사이에는 전월 대비 가격이 오르는 경향이 나타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농산물 가격은 품목별 출하시기와 기상 여건에 따라 변동성이 큰 만큼 이번 상승 흐름이 구조적으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며 "1월에는 품목별로 가격이 다소 안정되는 움직임도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공산품은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와 1차금속제품 가격이 오르며 전월 대비 0.4% 상승했다. 반도체 수요가 견조한 가운데 DRAM과 플래시메모리 가격이 상승하면서 전자·광학기기 물가를 끌어올렸다.
이 팀장은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초과수요 국면에 있어 당분간 호조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월별 가격 변동은 단기적인 수급 여건에 따라 변동성이 클 수 있다"고 말했다.
전력·가스·수도 및 폐기물은 산업용 도시가스와 하수처리 요금 인상 영향으로 전월 대비 0.2% 올랐다. 서비스는 음식점·숙박서비스와 금융·보험서비스 가격이 오르며 0.2% 상승했다.
특수분류별로 보면 식료품은 전월 대비 1.5%, 신선식품은 7.5% 상승했다. 반면 석유제품이 포함된 에너지는 국제유가 하락 영향으로 전월 대비 0.9% 내렸다. IT(정보기술)는 반도체 가격 상승 영향으로 1.4% 올랐다. 식료품 및 에너지 이외 지수는 0.4% 상승했다.
국내공급물가지수는 원재료와 중간재, 최종재가 모두 오르면서 전월 대비 0.4% 상승했다. 국내공급물가는 국내 출하 물가에 수입물가를 결합한 지수로, 국내에서 공급되는 상품과 서비스의 전반적인 가격 흐름을 보여준다.
국내 출하에 수출품까지 포함한 총산출물가지수 역시 농림수산품과 공산품 가격 상승 영향으로 전월 대비 0.4% 올랐다.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2.6%를 기록했다.
이 팀장은 "최근 생산자물가 상승은 반도체와 1차금속 등 중간재 가격 상승 영향이 커 소비자물가로의 전이는 다소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있다"며 "국제유가는 전월 대비 하락 흐름을 이어가고 있어 석유제품 가격에는 추가적인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물가 관련 전망에 대해 그는 "생산자물가는 원재료·중간재·자본재까지 포함하는 반면, 소비자물가는 가계가 소비하는 품목 중심으로 작성돼 포괄 범위와 조사 기준이 다르다"며 "큰 흐름에서는 유사한 움직임을 보일 수 있지만 소비자물가에 반영되는 시점과 속도에는 시차가 존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진아 기자 gnyu4@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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