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포함 기술유출 45% 증가
‘내부자’ 유출 대다수·중개업체도 등장
지난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등 한국이 선도하는 첨단 기술 분야에서 해외 기술유출된 사건은 33건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가운데 절반가량이 중국에 집중된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인공지능(AI) 시대의 핵심 제품으로, 국내 반도체 업체에 사상 최대 실적을 안겨준 고대역폭 메모리(HBM) 기술을 중국에 빼돌리려 했던 '산업 스파이'가 긴급체포되는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19일 지난해 기술유출 사범 378명을 검거해 이중 6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국수본에 따르면 지난해 적발된 기술유출 사건은 전년 대비 45.5% 늘어난 179건이다. 검거 인원도 41.5% 늘어났다.
이 중 국내 유출은 146건, 해외 유출은 33건이었다. 해외 유출 건수 중에는 중국 18건(54.5%)으로 절반을 넘었고, 이어 베트남 4건(12.1%), 인도네시아 3건(9.1%), 미국 3건(9.1%) 등이다.
중국 유출은 2022년 50%, 2023년 68.1%, 2024년 74.1%로 갈수록 증가하다가 지난해(54.5%)부터 감소세로 돌아섰다.
해외 유출 기술별로는 반도체 5건(15.2%), 디스플레이 4건(12.1%), 이차전지 3건(9.1%), 조선 2건(6%) 순으로 한국이 선도 중인 기술 분야에 집중됐다.
특히 지난 5월 HBM 관련 반도체 패키징 기술을 중국에 빼돌리려고 했던 김모 씨가 중국 출국길에 인천공항에서 긴급체포되는 일도 있었다고 서울경찰청은 설명했다.
김 씨는 국내 반도체 대기업에 정밀 자재를 공급하는 업체의 전직 직원으로, 경찰은 공범 3명을 추가 검거해 이들 일당을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 엔비디아의 AI칩 등에 탑재되는 HBM은 SK하이닉스가 최근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 등 반도체 시장에서 주도적 지위를 확고히 세워준 기술이다.
이외에도 메탄올 연료전지 제조 도면을 해외 투자자에 전송한 일당 3명, 국가핵심기술인 '이차전지 제조 기술자료'를 개인 노트북에 저장한 뒤 유출해 해외 경쟁업체로 이직한 전직 연구원 등도 검거됐다.
기술을 유출하는 주체는 피해 기업의 임직원 등 '내부자'가 국내외를 망라해 148건(82.7%)으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또 대기업(24건·13.4%)보다는 중소기업(155건·86.8%)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열악한 처우 및 보안 환경 등을 가진 기업들을 노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에는 불법 중개 업체까지 등장하고 있어 주목된다. 경찰은 지난해 10월 무등록 직업소개소를 운영하며 국내 반도체 제조 핵심 인력들을 중국 반도체 업체로 유출하고 3억8000만원의 수수료를 챙긴 피의자를 상대로 3억8000만원 상당의 예금·부동산·자동차 등을 기소 전 추징보전했다.
김광태 기자 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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