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융기관 대출행태서베이 결과 발표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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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들어 은행권 가계대출 운용에 완화 신호가 보이고 있지만 차주들이 체감하는 대출 여건은 단기간에 크게 완화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당국이 연초부터 가계대출 관리 강화를 주문하고 있는 데다 가계 신용위험에 대한 경계가 여전하고 비은행권 역시 대출 강화 기조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6% 넘는 고금리에 대출 접근성까지 제약될 경우 실수요 차주들의 자금 조달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은행이 19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서베이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은행의 가계 주택 대출태도지수는 6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4분기(-44) 대비 큰 폭으로 개선된 수치다. 신용대출 등 가계 일반 대출태도지수도 0으로 나타나며 전 분기(-25)에서 강화 국면을 벗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대출태도지수는 플러스(+)일수록 대출 심사가 완화되고, 마이너스(-)일수록 대출 기준이 강화됐음을 의미한다.

가계대출에 대한 은행권의 보수적 태도는 지난해 중반부터 뚜렷해졌다. 지난해 2분기 가계 주택과 가계 일반 대출태도지수는 각각 -11로 전 분기 대비 마이너스로 전환됐고 3분기에는 가계 주택이 -53, 가계 일반이 -36까지 떨어지며 대출 심사가 급격히 강화됐다. 4분기에도 각각 -44, -25를 기록하며 경직된 흐름이 이어지다가 올해 들어 다소 완화된 것이다. 실제로 통상 연말 목표 총량에 근접한 은행들은 연말에는 대출 문턱을 높이고 연초에는 대출 한도를 늘려온 바 있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는 6·27 및 후속 대책 등으로 대출태도가 강화 기조를 유지했지만 올해 1분기 국내은행의 대출태도는 전분기 대비 다소 완화될 것으로 조사됐다”며 “가계대출은 새해 대출취급 재개와 함께 주택관련대출을 중심으로 전분기에 비해서는 다소 완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같은 완화 흐름이 곧바로 차주들이 체감하는 대출 여건 개선으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금융당국이 연초에도 가계대출 관리 기조를 유지하며 은행권에 보수적인 운용을 주문하고 있는 데다, 연체율과 자산건전성 관리 부담이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주택 구입이나 전세자금 수요는 꾸준히 발생하고 있지만 가계대출 관리 기조를 감안하면 수요만큼 대출을 늘리기는 어렵다”며 “주택 관련 대출과 신용대출 모두 수요 대비 공급이 충분히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비은행금융기관의 가계대출 여건은 여전히 경직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한은 조사에 따르면 상호저축은행과 상호금융조합, 생명보험회사 등 비은행금융기관은 올해 1분기에도 전반적으로 대출 태도 강화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강화 정도는 이전 분기에 비해 다소 완화될 것으로 조사됐다. 업권별로는 신용카드회사를 제외한 대부분의 비은행권에서 대출태도지수가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보수적인 대출 운용이 이어질 전망이다.

풀리지 않는 대출 문턱과 더불어 대출 금리 부담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은행채 금리 상승에 가산금리가 더해지면서 주요 은행의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상단 기준으로 5%대에 머물러 있고 일부 은행의 경우 금리 상단이 6%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은행권 대출 금리가 최근 다시 상승 흐름을 보이는 점도 차주 부담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대출태도는 전 분기 대비 완화됐지만 금리 부담과 심사 기준을 함께 고려할 경우 체감 여건은 오히려 더 빡빡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전 분기와 비교하면 대출 운용이 다소 완화된 것은 맞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가계대출을 적극적으로 늘릴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며 “최근 가계대출 금리가 상승세이기 때문에 금리 부담까지 겹치면 차주들의 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유진아 기자 gnyu4@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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