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전 대표 징계를 둘러싼 내홍 속에 국민의힘이 좀체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장동혁 대표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 수사를 위한 ‘통일교 특검’과 민주당 의원들의 ‘공천 뇌물’을 수사할 쌍특검 관철을 요구하면서 단식을 벌이고 있으나 지지는 별로 높지 않다. 과거 야당 대표의 단식은 국민적 관심을 받았다. 멀리 1980~1990년대 김영삼·김대중 단식이 그랬고, 가까이는 2023년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단식이 그랬다. 야당 대표들은 목숨을 건 단식을 통해 정치적 목표를 달성하고 여당과의 관계를 풀어나갔다. 그런 힘은 국민적 지지에 있었다.
하지만 이번 장 대표의 단식은 크게 지지받지 못하면서 별 무효과다. 심지어 보수층 내부에서도 찬반이 갈릴 정도다. 이런 양상이 펼쳐지고 있는 것은 한 전 대표를 당에서 제명하려는 것이 보수층 전체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오히려 갈등과 내분만 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 대표는 한 전 대표 가족의 당원 게시판 게시글과 관련, 한 전 대표에 소명 기회를 주겠다며 당 중앙윤리위원회가 결정한 한 전 대표 제명 징계 의결을 일시 유예한 상태다. 한 전 대표는 18일 페이스북에 2분 5초 분량의 영상을 게시,“상황이 여기까지 오게 된 것에 대해, 국민 여러분과 당원께 걱정을 끼쳐드린 점에 대해 당을 이끌었던 책임 있는 정치인으로서 송구한 마음”이라고 공식적으로 사과의 뜻을 밝혔다. 다만 자신에 대한 윤리위의 징계에 대해서는 “명백한 조작이자 정치 보복”이라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장 대표와 한 전 대표가 서로 싸우는 건 공멸의 길을 가는 것이다. 장 대표는 강성 지지층만을 보고 정치를 하려는 생각인지 모르나 내편도 모두 쳐내고 세(勢)는 쪼그라든 상태에서 거여(巨與)를 대적할 수 없다. 장 대표 말대로 이재명 정부와 다수당의 폭주를 막는 게 지상 과제라면 무엇보다 한 전 대표 세력을 품어야 한다. 한 전 대표도 자신에 대한 보수층 일각의 비판에 겸허하고, 좀 더 유연한 자세를 취할 필요가 있다. 한 전 대표가 ‘당게 사태’와 관련해 사과하고, 장 대표는 제명을 철회하는 정치적 해법이 요구된다. 정치는 타협과 소통을 통해 공동의 선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이를 위해선 당이 국민들에 뿌리내려야 하며, 그 첫발은 윤석열 전 대통령 및 비상계엄과의 절연이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포용하는 건 국민들에 ‘윤 절연’으로 환골탈태하겠다는 뜻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 으로선 이런 당의 쇄신을 기대하기 어렵고, 한동훈 제명과 장동혁 단식의 출구는 보이지 않는다. 장 대표는 변화와 지방선거 승리의 기회를 스스로 차버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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