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에 분야별 최고 전문가들과 국회 포럼 개최 예정
중장기적으로 AI 접목한 대출 비교 서비스 고도화 추진
이혜민 핀테크AI협의회장
“인공지능(AI)은 속도전입니다. 핀테크 기업들이 더욱 효율적으로 AI 기술을 활용할 수 있도록 올 상반기 분야별 최고 전문가들과 국회 포럼을 개최할 예정입니다. 우리가 만들고 싶은 미래 금융을 주도적으로 설계하며 기술과 제도의 균형 속에서 건전성과 포용금융을 함께 실현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겠습니다.”
지난해 11월 한국핀테크산업협회 산하 핀테크AI협의회 초대 회장으로 선출된 이혜민(사진) 핀다 공동대표는 18일 디지털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국내 금융 AI 발전을 가로막고 있는 규제의 벽을 낮추는 것이 초대 회장으로서 가장 이루고 싶은 것”이라며 “핀테크 기업들이 AI 기술을 더욱 효율적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제를 재정비하는 등 변화를 이끌어내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이 회장은 협의회가 업계, 정부 사이의 진정한 대화의 장이 돼야 한다고 판단해 오는 3월부터 상반기까지 분야별 최고 전문가들과 여러 차례 국회 포럼을 개최할 예정이다. 포럼을 통해 회원사의 니즈를 파악하고 입법화할 과제를 선정해 관련 제도 개선까지 이어지도록 함으로써 핀테크 기업들이 더욱 효율적으로 AI 기술을 활용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취지다.
이 회장은 “AI 사후 규제 방식을 채택해 핀테크 기업들이 AI 기술 적용에 적극 나설 수 있도록 만들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AI 관련 혁신금융서비스를 받기 위해서는 기존 혁신금융서비스와 동일한 프로세스를 거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통상적으로 당국에서 해당 서비스를 검토하는데 3개월, 피드백을 받고 수정하는 데 3개월이 걸린다. 이후 피드백을 반영해 서비스를 만드는 과정에도 최소 3개월이 소요된다. 결국 오래된 구 버전으로 AI 혁신금융서비스를 받게 되는 셈이다.
이 회장은 “시기가 지난 서비스를 실행하는 것이 맞는 것인가 하는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 일정 규모 이하로 서비스를 다양하게 기획·실험해 보고 만약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면 제재를 하는 규제가 바람직하다고 본다”면서 “거대 자금을 운용하는 기존 금융사에 맞춘 보수적 규제에서 벗어나 핀테크 기업의 특성에 적합한 맞춤형 규제를 적용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초대 회장으로서 현장과 정책 간 교두보 역할을 함과 동시에 패스트트랙형 제도(시범→인가)와 금융기관 연동 등 실무에서 가장 필요한 영역 내 성과를 내면서, 업계 전체의 연대와 협력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물론 핀다 업무도 소홀하지 않을 예정이다. 올해 핀다는 각 서비스가 분절적으로 확장되기보다 AI와 데이터 역량을 중심으로 연결되고 축적되는 구조를 만들어가는 데 주력하고 있다. 서비스 측면에서는 고객의 마이데이터를 기반으로 현금 흐름·소비 분석부터 금융 상품 추천까지 연결되는 AI 에이전트형 경험 서비스를 본격화하고 있다. 중·저신용자를 더욱 폭넓게 포용할 수 있도록 신용평가(CSS)의 정교화와 실제 상품 적용 범위 확대도 병행하고 있다.
오픈업의 경우 지난해 4분기에 선보인 프랜차이즈 대상 상권 분석 유료 서비스(오픈업 프로)를 기반으로 한다. 올해는 데이터를 활용하는 주체에 따라 AI가 필요한 정보를 해석·선별해 전달하는 형태로 서비스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핀다를 창업할 당시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던 그는 “핀다를 창업하는 것 자체가 인생의 큰 과제였다. 직접 전세자금 대출을 받으려다 연이은 거절을 당했고 극히 복잡한 과정을 거쳐도 결국 3개월간 직장가입자로서 4대 보험에 가입한 이력이 없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회사를 창업하면서 느낀 고충을 핀다 고객들이 느끼지 않게 하겠다는 다짐을 한 계기가 됐다고 한다.
당시 이 회장은 “왜 금융시장이 이렇게 비효율적일까”라는 의문이 들었다고 한다. 핀다를 창업한 결정적인 원동력이 되기도 했다.
그는 “사업을 영위하면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초기엔 금융기관들이 혁신적인 시도를 쉽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하지만 금융기관과의 협업이 핀테크 기업의 생존이자 성장 전략이라고 생각하고 지속적인 대화와 제휴를 통해 신뢰를 쌓아갔다. 2023년 7월 JB금융그룹과 협업한 것이 이런 노력의 결과물이다”고 설명했다.
위기에 직면할 때마다 핀다를 살린 건 기술력보다 고객 문제에 대한 집요함과 팀의 실행 리듬이었다고 전하는 이 회장은 “팀이 지치지 않게 일을 쪼개서 성과를 빨리 내게 하고 결과를 다시 고객 반응으로 검증하는 루틴을 만들었다”며 “내부적으로 일단 버티자는 분위기도 있었지만 오히려 그때가 기회라고 생각했다. 고객이 불편함을 말해준다는 건 우리가 개선하면 체감이 확실히 달라진다는 뜻이다”고 말했다.
고객들이 핀다를 떠올렸을 때 ‘나의 상황과 니즈에 맞춰 빠르고 안전하게 결정할 수 있다’는 이미지가 남았으면 좋겠다는 이 회장. 핀다는 대출을 조회만으로 끝내는 게 아니라 현금흐름을 분석하고 관리까지 돕는 개인화 서비스로 확장했고, 이것이 핀다만의 색깔이라고 설명했다.
앞으로도 이 회장은 더 많은 고객이 자신의 상황에 맞는 금융 조건을 투명하고 합리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고도화할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는 AI를 접목한 대출 비교 서비스 고도화를 더욱 활발하게 추진할 방침이다.
이 회장은 “한국의 모든 대출자들이 핀다를 이용하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다. 현재 우리나라 대출자가 약 2000만명인데 이들 모두가 핀다를 통해 최적의 금융 조건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나아가 금융 시장의 정보 비대칭을 해소하고 핀다의 비전처럼 우리 모두가 진정한 선택의 자유를 누리면서 현금 걱정 없이 손쉽게 살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힘줘 말했다.
주형연 기자 jh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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