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사용 후 배터리를 국가 차원의 전주기 통제 체계로 묶으며 재활용 관리 수위를 대폭 끌어올렸다.
반면 한국은 전기차 구입 연도에 따라 배터리 반납 의무가 갈리는 이중 구조를 유지한 채 시범사업으로 제도 공백을 메우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로이터, 신화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 공업정보화부 등 6개 부처는 ‘신에너지차(전기·하이브리드·수소차)의 사용후 배터리 회수와 종합이용 관리 잠정 방법’을 공동 발표했다.
골자는 올해 4월1일부터 사용후 배터리의 유통 경로를 엄격히 통제하고 폐차 시 배터리를 차량과 분리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번 조치에 따라 모든 신에너지차 배터리는 디지털 신분증을 보유해야 한다. 전기차 배터리의 전 생애주기(생산·판매·수리·교체·해체·재활용·종합 이용)를 추적할 수 있는 국가 차원의 정보 플랫폼을 통해 사용 후 배터리의 유통 경로가 불투명해지는 문제를 차단한다는 방침이다.
또 원활한 관리를 위해 신에너지차를 폐차할 때는 반드시 ‘차량-전기 일체형’으로 넘기게 했다. 신에너지차를 제조·판매하는 업체는 폐차시 사용후 배터리를 장착한 채로 정부 지정 거점인 ‘재활용 서비스 스테이션’에 넘겨야 한다.
국가의 승인 없이 사용후 배터리를 에너지저장장치(ESS)나 금속 자원 회수에 이용할 수 없게 한 것이다.
이번 조치는 중국에서 신에너지차를 판매하는 국내외 기업 모두에게 동일하게 적용된다. 위반할 경우 시정 명령과 경고, 벌금 등 행정 처벌을 내릴 예정이다.
이는 전기차 보급 확대로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사용후 배터리가 쏟아져 나오는 것을 우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신화통신은 지난해 기준 신에너지차의 생산과 판매량이 각각 1600만대를 초과한 만큼 2030년 전후 사용후 배터리 규모가 100만톤을 상회할 것으로 추산했다.
중국이 사용 후 배터리를 국가 차원의 전주기 통제 체계로 묶은 것과 달리, 한국은 구입 시점에 따라 관리 기준이 갈리는 이중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2021년 이전 구매보조금을 받은 전기차는 사용후 배터리를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 반납해야 하지만, 2021년 이후 등록된 전기차는 배터리 반납 의무가 없다.
이로 인해 폐차장에서 탈거된 후 책임 규정 없이 민간 시장에서 자유롭게 거래되고 있다.
한국환경공단이 제도 공백을 메우기 위한 보완책으로 이달 16일부터 국가 반납 의무가 없는 아이오닉5·EV6 등 현대·기아 전기차 배터리를 대상으로 유통지원 시범사업을 시작했지만, 사실상 법적 강제력이 없다.
한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보조금을 제조사 단계부터 대규모로 지급하기 때문에 국가가 배터리 회수와 재활용까지 강제할 수 있지만, 한국은 보조금 규모 자체가 크지 않고 배터리 소유권도 차주에게 있다”며 “반납 의무를 일괄 적용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고 대신 재활용 시장의 생태계 조성과 활성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박한나 기자(park27@dt.co.kr)실시간 주요뉴스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