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한화 이어 HJ중공업도 정비 수주

노후화로 정비기간·비용 늘어 전력 차질

예산 쏟아도 역부족…"이럴바엔 외국에"

삼성重, SK오션 등도 MSRA 확보 잰걸음

미국이 해양 패권을 회복하기 위해 예산을 쏟아부으면서 국내 업체에 새 함정 건조는 물론 유지·보수·정비(MRO)를 의뢰하는 건수가 가파르게 늘고 있다.

당초 자국 내 건조를 기본 원칙으로 했던 미국이지만, 당장 중국과의 해양패권 경쟁력 확보를 위해 불가피하게 한국 도크를 이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18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국내 조선소들은 잇달아 미 해군과 MRO 계약을 체결했다. HD현대중공업은 울산으로 1척을 인도한 데 이어 추가로 1척을 입항시킬 예정이며, HJ 중공업에서는 부산 영도에 1척이 입항했다. 한화오션도 이달 중 1척을 인도할 예정이다.

미국은 과거에는 MRO를 자국 내에서 진행하는 것을 우선으로 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분위기가 변하는 모습이다.

이같은 배경에는 미국 해군 선박의 노후화로 유지보수 비용이 계속 늘어나는 추세인데, 관련 예산을 배정해 선박을 개·보수하고 싶어도 자국 내에서는 이를 수행할 도크가 없어서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미 의회예산국(CBO)은 최근 '재래식(비핵) 해군 함정의 정비 지연' 보고서에서 구축함·상륙함 등 미 해군 재래식 전투함이 정비 지연으로 쓰는 시간이 지난 2012년 수립했던 '함정 정비계획'의 예상치인 약 4년(수명의 12%)보다 2배 이상 늘었다고 분석했다.

그 결과 계획수명 35년에 27%인 9년을 정비로 보내는 배도 있다고 언급했다. 각 선박 정비에 걸리는 시간 역시 평균 20~150% 길어져 현장 투입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CBO는 이를 선박 구매 비용 대비 활용할 수 있는 시간으로 나눠 금액으로 환산한 결과 추산되는 비용만 하루 최소 60만달러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이에 미군은 조선 예산을 대폭 증액하고 있지만, 정작 정비를 맡길 도크가 없는 게 현실이다. 미 해군의 조선 예산은 2005년부터 2025년까지 조선 물가 상승률(3.2%)의 두 배인 연평균 6.5%씩 증가했지만, 미국 내 조선소 생산 능력은 정체된 상황이다.

최근 미 의회 조사국(CRS)에서는 미 해군 해병대가 사용할 중형 상륙함 35척에 대한 외국 발주 추진을 미 의회가 승인할지를 여부를 묻는 보고서가 올라오기도 했다. 더 많은 배를 단기간에 확보하기 위해 해외에 상선 발주를 하듯 상륙함을 만들어줄 것을 요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HD현대·한화오션·삼성중공업 등 큰 조선사들 외에 중형 조선사들까지 기회가 확대되고 있다. 국내 중소 조선사들까지 미국 함정 수주를 위해 '함정정비협약'(MSRA)을 준비하는 추세다.

HJ중공업은 이날부터 MSRA체결 대상자로 선정돼 2031년 1월까지 미 해군 함정 정비를 할 수 있는 자격을 얻었다.

중형 조선사 케이조선, 대한조선, 해양플랜트 업체인 SK오션플랜트도 MSRA를 검토·추진하고 있다. 삼성중공업도 최근 MSRA 체결을 위한 준비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재섭 기자 yjs@dt.co.kr

미 해군 7함대 소속 화물보급함 ‘USNS 세사르 차베즈’함의 항해 모습. 미 해군 해상수송사령부.
미 해군 7함대 소속 화물보급함 ‘USNS 세사르 차베즈’함의 항해 모습. 미 해군 해상수송사령부.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임재섭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