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총선 선거법 2심 무죄 깨고 파기환송
투표 직전 당선가능성 여조 왜곡공표 혐의
지지자 응답으로 당선가능성 1위 강조표현
대법 “유권자에 주는 전체적 인상이 기준”
유심히 살폈다는 2심에 “법리 오해” 판단
1심 유죄서 뒤집힌 허위학력 무죄는 확정
“과장 있어도 허위사실 아냐”…張 “감사”
국민의힘 씽크탱크 여의도연구원 소속 장예찬 부원장에 대해 대법원이 공직선거법 위반 유죄취지 파기환송 판결을 내렸다. 지난 2024년 제22대 총선 탈당 무소속 출마 당시, 당선가능성 여론조사를 왜곡 공표한 혐의다. 후보자 학력 허위기재 논란은 무죄로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15일 장예찬 부원장에 대한 선거법 위반 상고심에서 여론조사 결과 왜곡 공표 혐의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부산고법에 돌려보냈다. 앞서 장 부원장은 22대 총선 막바지에 여론조사 결과를 왜곡한 홍보물을 SNS와 문자로 출마 지역구(부산 수영) 유권자에게 전송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윤석열 전 대통령 1호 청년참모로 불렸던 장 부원장은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을 지낸 뒤 22대 총선 부산 수영구 후보 공천을 받았다가, 10여년 전 SNS상 막말 논란이 계속돼 공천이 취소되자 불복해 무소속 후보로 출마했다. 그는 그해 총선 투표일 직전인 4월 8일 공표된 수영구 선거 여론조사 결과를 왜곡 공표한 혐의를 받았다.
당시 조사는 응답자 전체 대상 ‘국민의힘 정연욱 후보 33.8%, 더불어민주당 유동철 후보 33.8%, 무소속 장예찬 후보 27.2%’란 결과가 나왔다. 장 부원장은 자신을 지지한 응답자에게 ‘지지하는 후보의 당선 가능성’을 물은 결과 나온 86.7% 수치를 인용하며 ‘장예찬 당선 가능성 여론조사 1위’란 문구를 홍보물에 담아 배포했다.
1심은 장 부원장에게 허위사실 공표·왜곡 고의가 있다고 보고 유죄 선고했다. 반면 항소심은 “부적절한 면이 있는 건 분명하다”면서도 “조금만 유심히 살펴보면 당선 가능성을 표기한 게 아니란 것을 알 수 있다”며 무죄로 뒤집었다. 그러나 대법원은 ‘장예찬! 당선가능성 여론조사 1위!’란 문구가 홍보물 최상단에 가장 크게 기재된 점을 주목했다.
대법원은 “해당 홍보물은 카드뉴스 형식으로 된 이미지가 가장 중요한 부분인데, 카드뉴스 형식 이미지 제일 윗부분 ‘장예찬! 당선 가능성 여론조사 1위!’란 내용이 가장 큰 글자로 기재됐다”며 “일반 선거인들은 이 사건 여론조사 결과 장 부원장이 당선 가능성 항목에서 1위로 조사됐다고 인식했다고 보기에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어떤 표현이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하는지 판단하기 위해선 그 표현이 ‘선거인에게 주는 전체적인 인상’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원심 판결엔 선거법 96조 1항의 ‘왜곡된 여론조사 결과의 공표’의 의미에 관한 법리 오해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장 부원장이 받은 허위학력 공표 부분에 대해 대법은 무죄를 확정했다.
장 부원장은 네덜란드 소재 ‘주이드 응용과학대학교 음악 단과대학’을 중퇴했으나, 총선 후보자 등록 당시 학력란에 ‘네덜란드 마스트리히트 국립음악대학교 음악 학사과정 중퇴(2008.9∼2009.8)’라고 허위기재한 혐의를 받았다. 마스트리흐트 국립음대는 장 부원장이 중퇴한 2008년 8월 주이드 응용과학대학 소속 학부로 편입됐다.
앞서 1심 재판부는 “마스트리흐트 대학교는 세계대학랭킹 130~230위 정도의 명문 대학인 반면, 주이드 응용과학대학교는 ‘실무중심대학’으로 인지도가 현저히 낮은 점 등을 종합하면 범행에 대한 고의 내지 목적이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유죄 판단을 내렸다. 이때 장 부원장에게 피선거권 박탈형에 해당하는 벌금 150만원이 선고됐다.
반면 2심은 벌금형을 파기하고 2개 혐의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정규학력에 준하는 외국 교육과정을 이수한 학력을 게재하는 경우 반드시 학교명을 기재할 의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기재한 학력은 세부적으로 일부 진실과 차이가 나거나 다소 과장된 표현일 수는 있으나 허위사실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시했다.
진실과 다르거나 과장됐을 수 있지만 처벌 대상에 이르지 않는단 판단으로 풀이된다. 대법원도 이를 받아들여 검사 측 상고를 기각했다. 장 부원장은 이날 SNS에 유죄취지 파기환송 부분 언급 없이 “이제라도 진실을 확정받아 감사한 마음”이라며 “저는 네덜란드 학력 문제로 수년 동안 음해에 시달렸다. 그럼에도 가짜뉴스로 저를 비방한 사람들을 용서하겠다”고 썼다.
한기호 기자(hkh89@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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