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기후평가 일부 미흡하지만 위법 아냐”
호남 이전 논란 속 토지보상 등 탄력 예상
환경문제 등을 이유로 용인 반도체 국가산업단지 사업 승인을 취소해달라며 소송을 제기한 시민단체 등이 정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패소했다.
최근 여권에서 용인에 지을 예정인 반도체 공장 중 일부를 호남권으로 옮겨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가운데, 법원이 이번 용인 사업의 적법성 논란에 종지부를 찍어줬다는 데 의미가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판결로 용인 반도체 공장 건설 작업에 한층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5일 산업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는 이날 환경단체 기후솔루션 소속 활동가들과 시민 16명이 국토교통부를 상대로 낸 행정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사업은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남사읍 일대에 777만㎡ 규모의 시스템반도체 특화 국가산업단지를 조성하는 내용으로 2023년 3월 확정됐다.
삼성전자는 해당 부지에 360조원을 투자해 반도체 생산라인 6개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시행사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2024년 12월 국토부로부터 산단 계획을 승인 받은 뒤 현재는 부지에 거주하는 주민들을 상대로 토지 보상을 진행 중이다.
그러자 기후솔루션 등 시민단체들은 LH가 내놓은 탄소중립기본법 등이 규정한 온실가스 배출량 계산 및 감축 계획에 문제가 있다며 해당 사업 승인이 위법하다는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LH가 제출한 기후변화 영향평가서에 다소 미흡한 부분이 있더라도 산단 계획 승인이 위법하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또 산단 계획 승인 과정에서 사업 추진으로 얻을 이익과 잃을 이익 간의 득실 고려에 문제가 없었다고 짚었다. 이번 판결에 따라 지난해 12월부터 이어진 토지 보상도 차질 없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가산단으로서 인·허가나 전력·용수 확보, 인프라 구축 등에 대한 지원과 협조도 계속해서 원활히 이뤄질 수 있게 됐다.
공사는 2028년 10월 착공되고 2030년부터 단지가 본격적으로 가동될 수 있을 전망이다.
산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판결이 국가 전략 산업을 둘러싼 정책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을 제고할 수 있는 긍정적인 신호라며 환영했다.
업계에서는 미·중 반도체 패권 경쟁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대규모 투자와 장기간 준비가 필요한 반도체 국가산단 사업이 예정대로 추진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반응이다.
이와 함께 최근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된 반도체 국가산단의 새만금 이전론도 어느 정도 잦아들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최근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전기가 생산되는 지역에 공장이 들어서야 한다’는 내용의 발언을 한 이후 지금까지 지역 정치권을 중심으로 용인 국가산단 공장 일부를 새만금으로 옮겨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그러자 업계에서는 전력과 용수 측면에서의 입지 조건, 고급 인력 수급과 반도체 소부장 생태계를 고려할 때 이 같은 주장은 비현실적이라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지역 이전론에 환경단체 소송까지 맞물려 국가 핵심 산업인 반도체 경쟁력과 국가산단 조성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았다”며 “이번 법원 판결을 계기로 당면한 법적 불확실성이 해소된 만큼 정부와 지자체, 사업 주체들이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현 기자 ishs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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