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에서 반정부 시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미국의 군사 개입 가능성을 둘러싸고 국제사회가 예의주시 중이다.
미국이 중동으로 핵추진 항모전단 등 핵심 군사 전력을 이동시키고 현지 인원 철수에 나섰다는 보도가 잇따르면서, 이란에 대한 군사 공격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확산되고 있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미 해군은 14일(현지시간) 남중국해에 배치돼 있던 핵추진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호 전단을 중동을 관할하는 미 중부사령부 작전 책임 구역으로 전진 배치 중이다.
항모전단은 유사시 대규모 공습을 즉각 수행할 수 있는 핵심 전력으로, 이란 사태가 중대한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동시에 미국은 중동 최대 거점인 카타르 알우데이드 공군기지 일부 인원들에게 철수를 권고했다. 이란에 체류 중인 자국민들에게도 인접국으로 즉각 대피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일각에서는 미군이 이란의 보복 공격에 대비해 사전 조치에 들어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도 긴장을 키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정부가 반정부 시위대를 처형할 경우 "매우 강력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공개적으로 경고해 왔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서 처형이 중단됐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절차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지켜보겠다"고 한발 물러서는 듯한 발언도 내놨다.
이란 외무장관 역시 미국 언론 인터뷰에서 시위대에 대한 교수형 계획은 없다고 밝혔고, 실제로 사형 선고를 받은 일부 시위 참가자의 형 집행이 연기됐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란이 유화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그러나 이란 내부 상황은 여전히 불안정하다. 이란 정부는 한때 '공중 임무'를 이유로 자국 영공을 전면 폐쇄하는 등 긴장 수위를 높였고, 시위 진압 과정에서 사망자가 급증하고 있다는 보고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 기반 인권 단체들은 시위 시작 이후 수천 명이 숨졌다고 추산하고 있으며, 유럽 주요국들은 자국민 보호를 이유로 이란 철수령을 잇따라 내리고 있다. 영국은 테헤란 주재 대사관을 임시 폐쇄했고, 프랑스와 이탈리아, 스페인 등도 대사관 인력 감축과 자국민 철수를 권고했다.
유엔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미국의 요청으로 이란 사태를 논의하기 위한 긴급회의를 소집하기로 했다. 이는 군사적 압박과 외교적 압박을 동시에 가하며 이란을 압박하려는 미국의 의도가 반영된 조치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미국 NBC 방송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안보팀에 대이란 군사행동을 결정할 경우 '신속하고 단호하게' 진행해야 하며, 수주 또는 수개월에 걸친 장기전은 용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고 전했다.
다만 백악관 참모들 사이에서는 이란 정권의 빠른 붕괴를 장담하기 어렵고, 이란의 미군 기지 보복 공격에 대비한 충분한 군사 자산이 확보되지 않았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런 이유로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 개입을 선택하더라도 초기에는 제한적 공격에 그치고, 상황에 따라 확대 여부를 판단하는 방식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의 대이란 군사적 움직임과 외교적 압박이 동시에 강화되는 가운데, 실제 군사 충돌로 이어질지 여부를 놓고 전 세계가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이규화 대기자 david@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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