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오는 29일 홍콩 H지수 연계형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와 관련한 2차 제재심의위원회를 재개하기로 하면서 자본시장과 금융권의 이목이 다시 쏠리고 있다. 15일로 예정됐던 제재심 안건 상정이 돌연 보류되며 사안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드는 듯했지만, 금감원이 논의를 다시 진행하기로 결정하면서 최종 제재 수위와 과징금 규모가 이번 회의를 기점으로 윤곽을 드러낼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이날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오는 29일 ELS 불완전판매 사안과 관련한 2차 제재심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앞선 1차 제재심에서 과징금 부과 적정성과 책임 범위 등에 대한 쟁점이 적지 않다는 판단 아래, 추가적인 사실관계 점검과 법리 검토가 필요하다고 본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열리는 2차 제재심은 이러한 보완 검토 결과를 토대로 실질적인 제재 논의가 이뤄지는 자리로, 은행권에는 사실상 '분수령' 회의가 될 전망이다.
은행권은 전반적으로 긴장감이 맴돌면서도 신중한 분위기다. 과징금 규모가 일부에서 최대 2조원대까지 거론된 만큼, 제재 명분·책임 소재·판매 관행 판단 등 금감원의 접근 방식이 이번 회의에서 더욱 선명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지난 제재심 보류 이후 금감원이 추가 검토에 들어간 점을 고려할 때 업계에서는 "당초 제기됐던 초대형 과징금 가능성은 다소 완화될 수 있다"는 조심스러운 관측도 나온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금감원이 내부 검토를 늘린 것은 성급한 판단을 피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며 "이번 제재심에서 책임 범위와 과징금 산정 기준이 어느 정도 정리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소비자 피해 규모와 민원 다발성을 고려하면 금융당국이 제재 수위를 크게 낮추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 전망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2차 제재심 결과가 향후 고난도 금융상품 판매 관행, 내부통제 책임, 상품 설계·위험 고지 기준 등 광범위한 제도 개선 논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파급력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제재 수위에 따라 은행들의 상품 전략과 리스크 관리 체계 전반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다.
29일 개최되는 2차 제재심에서 당장 최종 결론이 나오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금융권에서는 이번 회의를 통해 금감원이 어떤 방향성으로 결론을 좁혀가고 있는지 가시적인 신호가 나올 것이라는 기대가 큰 상황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KB국민·신한·하나·NH농협·SC제일은행 등 5개 은행에 2조원 규모 과징금을 사전 통보했다. 은행별로는 △국민은행 1조원대 △신한·하나은행 각각 3000억원대 △농협은행 2000억원대 △제일은행 1000억원대로 추산된다. 현재 금융감독원이 제재심의위원회에서 최종 수위를 결정하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금융노조는 과징금 규모가 과도하다고 반발하고 있다. 노조는 특히 은행들이 총 1조원대 이상의 자율 배상과 소비자 피해 구제를 이미 이행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같은 사안에 대해 중복으로 책임을 묻는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금융노조 측은 "ELS 사태의 원인을 일선 창구 직원과 은행에만 전가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과징금이 확정될 경우 은행의 경영 부담이 커질 것이다. 그 피해가 고용 불안과 금융 서비스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주형연 기자 jh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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