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신천동 쿠팡 한국 본사. [연합뉴스]
서울 송파구 신천동 쿠팡 한국 본사. [연합뉴스]

"유킴(김유석 쿠팡 부사장의 영어이름)은 물류 효율화 전략을 맡은 태스크포스(TF)장이었습니다. 실세라 불렸어요."

김범석 쿠팡아이앤씨(Inc) 이사회 의장의 동생 김유석 부사장이 회사 경영에 참여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쿠팡 배송캠프(쿠팡 물류 거점)에서 근무했던 전직 직원 A씨는 지난 14일 기자와 만나 이 같이 밝혔다.

김범석 쿠팡아이앤씨(Inc) 이사회 의장의 쿠팡 총수(동일인) 지정 여부를 가를 핵심 열쇠가 된 김유석 부사장의 경영 참여를 뒷받침할 수 있는 증언이 나온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김 의장 동생인 김 부사장의 경영참여 여부와 관련된 자료를 집중 조사 중인 상황에서 나온 것이라 파장이 커질 전망이다.

A씨는 "2018년 당시 유킴이 쿠팡 물류 효율화·개선을 위한 TF의 장으로서 배송 캠프 현장을 드나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유킴은 전국 배송캠프를 직접 방문해 회의를 하는 등 현장을 열심히 돌아다니며 챙겼다"며 "'왕자님'처럼 숨어있는 스타일이 아니라 현장을 직접 돌아다니는 관리자라 캠프에서 그 사람 얼굴을 못 본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도 했다.

A씨는 "내가 있던 캠프에도 유킴이 왔는데, 캠프 사람들은 그를 당연히 임원이라 생각했다"라며 "'김범석의 패밀리'라는 것을 직원들도 대부분 알고 있던 터라, 임원도 그냥 임원이 아니라 '쿠팡 물류의 실세'로 불렸다"고 전했다.

김 부사장이 쿠팡 성장의 핵심 축인 물류파트의 실세 역할을 했다는 게 A씨의 얘기다. 그는 "2018년 TF장이던 김 부사장이 현재 쿠팡 배송캠프 관리 부문 총괄로 부사장급 직위를 갖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그 역할은 수년간 지속적으로 커져 온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언급했다.

A씨에 따르면, 김 부사장이 관련 TF의 장을 맡았던 시기는 로켓배송이 매입 상품구색(MD) 140만개를 기록할 정도로 폭풍 성장한 때였다. '심야배송'(24시간 배송), '싱귤 배송'(하나의 포장에 한 종류의 물건이 배송되는 것) 등 시장 주도권 사수를 위해 다양한 배송 전략을 시도하던 때이기도 하다. '물류의 쿠팡'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쿠팡의 '전부'로 여겨지는 사업을 담당했다는 얘기다.

김 부사장의 경영 참여가 없다는 쿠팡 측의 공정위 소명과 배치되는 정황이다. 이렇게 되면 쿠팡이 공정위를 속인 게 돼, 공정위의 검찰 고발과 형사처벌까지도 갈 수 있는 사안이 될 수 있다.

공정위 측은 최근 "김 부사장의 경영 참여가 확인된다면, 그동안 쿠팡이 허위 자료를 제출해 온 것인 만큼, 김 의장에 대한 고발 제재도 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공정위 '기업집단 지정제도 운영지침'을 보면, '특정인이 기업의 경영에 참여하는지는 법적 직함이나 등기이사 여부가 아니라, 경영 의사결정 과정에 실질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지를 여부로 판단한다'고 돼 있다. 직함이 없더라도 실질적으로 지시·승인·관여하면 '경영참여'로 본다는 게 공정위가 일관되게 보여 온 입장이다.

현재 공정위는 김 의장의 총수(동일인) 지정을 검토하기 위해, 동생인 김 부사장의 경영참여 여부와 관련된 자료를 확보 중이다. 지난 13일부터 쿠팡 본사에 조사관을 파견해 조사하고 있다.

약 3400만건의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고 청문회를 앞두고 김 부사장이 4년간 보수와 인센티브 등 총 140억원을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고액 보수와 직급 등으로 볼 때 김 부사장이 사실상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는 의구심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공정위도 김 의장에 대한 동일인 지정 여부를 재검토 중이다. ▶본보 2025년 12월 29일자 1면 기사 참조

쿠팡은 2021년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처음 지정됐고, 공정위는 이후 5년간 쿠팡 법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해 왔다. 김 의장이 미국 국적을 갖고 있고, 친족이 쿠팡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에서다. 친족이 임원으로 재직하거나 경영에 참여하면 쿠팡은 법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할 예외 요건이 없어진다.

김수연 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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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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