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질환약 vs 미용약’ 탈모 인식 찬반양론 계속

반대 측은 ‘건보재정 누수’ 문제 제기도

2024 미용의료기기 박람회에서 참관객이 탈모 치료 의료기기를 상담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2024 미용의료기기 박람회에서 참관객이 탈모 치료 의료기기를 상담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탈모가 ‘질환’으로 정의돼 건보 급여 대상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찬반양론이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탈모 치료 지원’과 관련된 구체적인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필요성을 제기한 사안이어서 특별한 관심이 모인다.

14일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건강바우처 사업에 청년 탈모 치료도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정부는 20~30대에게 의료기관·약국 등에서 쓸 수 있는 바우처를 주고, 이를 만성질환 예방관리 뿐만 아니라 탈모 치료에도 비급여 진료비로 쓸 수 있도록 열어주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연간 의료이용량이 4회(분기별 1회) 이하인 20~34세에게 전년에 납부한 건보료의 10%(최대 12만원)를 바우처로 주고, 바우처 사용 가능 범위에 청년 탈모 치료 부분도 포함한다는 내용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탈모 치료 지원과 관련해 “여러 방안으로 검토하고 있다”면서 “보험금 지급 부서에서 얼마나 건보재정이 지출될지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수행하면서 면밀히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시범사업 이후 정부는 연령대나 금액을 넓히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다만 여전히 탈모를 질환으로 볼지, 미용 목적의 치료인지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탈모치료를 위한 약은 원래 전립선 비대증 치료를 목적으로 개발되다, 탈모 개선효과를 보여 적응증을 넓힌 것들이 대부분이다. 때문에 20~30대 남자가 처방받기엔 무리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가정을 이루기 시작하는 20~30대의 경우 탈모약 복용에 대한 우려가 큰 만큼 대체로 자녀 계획 시기가 종료된 40대나 50대부터 탈모약 복용을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탈모 치료에 사용되는 경구약 성분으로는 피나스테리드와 두타스테리드가 있다. 이 약들은 모발량을 증가시키는 효과가 있지만 전립선 비대증 치료제로 먼저 출시된 제품이다. 이에 따라 여러가지 부작용이 보고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피나스테리드는 발기부전, 남성의 유방 멍울 등이 보고되고 있고 두타스테리드도 소화불량, 발기부전, 피부질환 등의 부작용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원형 탈모증 같은 질환성 탈모는 건강보험이 적용되고 있다. 정부는 이를 유전이나 노화로 인한 탈모까지 넓혀준다는 계획까지 가지고 있다. 탈모 치료 인정 범위가 더 넓어지게되면 건강보험 재정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2024년 기준 원형탈모 등 질환성 탈모로 건강보험 적용을 받은 환자는 24만명에 달하는데, 잠재적인 탈모 환자는 최대 1000만명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대한의사협회는 “중증질환 급여화를 우선 추진하는 것이 건강보험 원칙에 부합한다”며 반대 의견을 냈다. 복지부는 의료적 필요성과 비용 효과성 등을 검토해 지원 확대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정은경 장관에게 “젊은 사람들이 보험료만 내고 혜택은 못 받고 억울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며 탈모약 급여화 필요성을 제기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옛날에는 (탈모를) 미용 문제로 봤는데 요즘은 생존의 문제로 받아들이는 것 같다”며 “(건보) 재정 부담이 크다면 (급여 적용) 횟수 제한을 하든지 총액 제한을 하든지 검토해봤으면 좋겠다”고 주문한 바 있다.

20~39세 탈모환자수 현황.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제공
20~39세 탈모환자수 현황.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제공
강민성 기자(km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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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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